사진=천태종대한불교천태종(총무원장 덕수 스님)는 3일 단양 구인사 광명전에서 ‘상월원각대조사 열반 50주기 기념대법회’를 봉행했다.행사에는 천태종단 대덕스님,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단 및 이사 스님, 김영환 충북도지사,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김문근 단양군수를 비롯한 지자체 관계자, 이헌승 국회정각회장, 신동욱·엄태영·임호선 국회의원, 김형동 천태종 중앙신도회장 등 1만5000여 명이 참석했다.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은 상월원각 스님의 육성 법문(1973년) 후 법어를 통해서 “소백산 연화성지 천태도량에 대조사님의 법향이 가득하니 억조창생 구제중생의 크신 원력 법신으로 빛나는구나. ‘부처님은 오고 감이 끊어진 자리에서 중생을 위해 나투셨으니 찼다가 기우는 저 달과 같이 생사가 본래 공적하여 불생불멸이라”이라고 했다.도용 스님은 “전해주신 법의 등불 높이 받들어 거룩한 가르침 이 땅에 널리 펴서 불국정토 이룩하기를 서원하는 불자들이여. 정진하고 정진하여 일심청정을 이루어 국태민안과 인류의 행복을 기원하며 보살의 행을 지극히 닦고 닦아 온 누리에 연꽃을 피워내기 바란다”고 했다.총무원장 덕수 스님은 기념사에서 “오늘 천태종 중창조 상월원각 대조사 열반 50주기를 맞아 대법회를 맞아 새로운 시대 새로운 불교를 열어주신 대조사 원력을 받들어 종단의 발전, 국가·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대승보살도를 바르게 실천하자”고 했다. 스님은 “대조사 가르침을 깊이 되새기고 열심히 정진해 국가와 민족에 이익을 주는 불교를 만들자. 천태불자는 모든 국민에게 좋은 이웃이 되고 좋은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사진=천태종김형동 중앙신도회장은 봉행사를 통해 “대조사는 한 송이 연꽃으로 오셔서 끝없는 자비를 베풀어 주셨다. 오늘 이 거룩한 법석에 동참한 인연으로 우주 법계의 많은 생명을 남김없이 해탈케 하기를 염원한다”고 했다.윤석열 대통령은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천태종 중창조 상월원각대조사님의 열반 50주기를 마음을 다해 추모드린다. 오늘은 상월원각대조사께서 사바세계의 인연을 뒤로 하고 청정한 열반에 들어 생과 사가 둘이 아님을 보여 주신 날”이라며 “저와 정부는 대조사님의 높은 뜻을 받들어 나라의 번영과 국민의 평안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진우 스님(조계종총무원장)은 주경 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장)이 대독한 추도사를 통해 “상월원각 대조사의 가르침은 현대사회 병폐를 치유하고 국민의화합과 인류평화를 위한 밝은 이정표가 되고 있다.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 상월원각 대조사의 가르침을 더욱 널리 현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신동욱 국회의원 대독), 이헌승 국회정각회장, 김영환 충북도지사, 임호선·엄태영 국회의원가 추모사를 했다.법요식에 이어서 오후에는 적멸궁에서 적멸궁재를 지냈다.[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종합 | 조현성 기자 | 2024-06-04 10:20
보광사 주지 혜성 스님 (사진=보광사)조계종 파주 보광사(주지 혜성 스님)는 1~2일 포천 대진대 체육관과 포천시 선단동체육센터에서 ‘제6회 템플민턴 야단법석 전국배드민턴 대회’를 개최했다.행사에는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 자재암 주지 덕산 스님, 현등사 주지 자공 스님, 백영현 포천시장, 정성호 국회의원경기도의회 윤충식 의원, 양주시 황영학 배드민턴협회장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보광사 주지 혜성 스님은 개회사를 통해서 “나눔과 베품의 정신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행사를 해마다 열고 있다. 지역 주민 화합과 스포츠 꿈나무와 지역인재 지원을 통해서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 배드민턴을 통해서 종교와 지역, 이념과 계층 간 갈등을 허물고 화합하자”고 했다.봉선사주지 호산 스님은 혜성 스님에게 직접 지원금을 건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6회까지 대회를 이끌며 스포츠를 통한 청소년 포교에 앞장서고 있는 보광사 사부대중을 격려했다.사진=보광사사진=보광사행사에서 보광사는 프로골퍼 김범수 선수를 비롯한 경찰, 군인, 소방공무원 자녀, 스포츠 꿈나무(배드민턴 볼링 육상 골프 등), 지역인재, 광동학원 학생 및 학인스님 등 48명에게 7000여 만원의 장학금과 물품을 전달했다.이날 보광사는 배드민턴용품을 비롯한 전자제품, 쌀, 생활용품, 공기청정기, 헤어드라이어, 인덕션렌지, 보이차 등 400여 점을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 참가자에게는 배드민턴 대회 전국 최대인 3000만원이 넘는 상금이 전달됐다.이번 대회는 조계종 제25교구, 파주사암연합회, 향림회를 비롯해 태국의 왓포사원, KOREA ESG(코리아 이에스지 연합), 서원밸리CC, 양주시육상연맹 등이 후원했다.[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종합 | 조현성 기자 | 2024-06-03 17:04
백제 금동관음보살 입상 (사진=호암미술관)삼성문화재단(이사장 김황식)이 운영하는 용인 호암미술관의 불교미술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 다음달 16일로 막을 내린다.전시는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들을 세계 최초로 본격 조망하는 전시이다. 호암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영국 독일 소재 27개 컬렉션에서 불화, 불상, 공예 등 불교미술 걸작품 92건(한국미술 48건, 중국미술 19건, 일본미술 25건)을 한 자리에 모았다. 전시 작품 중 절반이 넘는 52건이 해외 대여품이다.특히 1400년 만에 우리 곁을 찾은 ‘백제의 미소’ <금동 관음보살 입상>과 전세계 단 6점 만 남아있는 고려 13세기 나전칠기의 정수를 보여주는 국보급 <나전 국당초문 경함> 등은 소장처로 돌아가면 다시 볼 날을 기약하기 힘든 명품이다.또, 2003년 보물 지정 이후 20여 년만에 섬세한 필치와 뛰어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5월 27일 국보로 승격된 순천 송광사 '팔상도' 중 네 폭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석가모니부처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을 비롯해 불교미술 속 여성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다.이번 전시에는 개막 후 54일 동안 모두 5만5000여 명(일평균 1020명)의 관람객이 다녀 갔다. 일본, 미국, 대만 등 해외 연구자와 다시 보기 어려운 작품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고자 하는 국내 관람객들의 N차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백제의 미소’ <금동 관음보살 입상>은 백제, 7세기 중반 금동으로 높이 26.7cm 크기로 조성된 작품이다. 1907년 부여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알려진 이 보살상은 백제의 미술이 최고로 발달했던 7세기경 만들어진 불상으로, 부드러운 곡선미가 돋보이는 신체 표현과 아름답고 인상적인 ‘백제의 미소’로 인해 한국미술사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오랫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국내에서 해방 후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광배와 대좌를 제외한 보살상의 높이만 27cm에 달해 현존하는 삼국시대 불상 중 큰 편에 속한다. 머리에는 중앙에 부처를 모신 보관을 쓰고, 왼손에는 감로수가 든 정병을 들고 있어서 자비의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을 나타낸 불상임을 보여준다.이마가 넓고 콧날과 턱이 좁아서 하트형에 가까운 얼굴에, 인중이 짧고, 입 역시 작은 편이라 얼핏 어린아이의 얼굴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옆으로 긴 눈과 곧게 뻗어 내린 날렵한 콧날에서는 청년의 얼굴이 연상된다. 이처럼 관음보살을 청년의 모습으로 묘사하는 것은 고대 인도에서부터 시작되어, 동아시아에서도 관음보살은 오랫동안 청년의 모습으로 표현됐다. 얼굴 전체에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미소를 머금고 있어 막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는 듯한 젊은이의 모습이 연상된다. 실로 정교한 세공이 살린 오묘한 웃음이다. 왼쪽 다리로 체중을 지탱하고 오른쪽은 힘을 빼고, 허리를 약간 튼 채 서 있어서 편안해 보이지만 흐트러짐 없이 균형 잡힌 자세를 하고 있다. 뒤에서 보면 넓은 어깨와 날렵한 허리, 살짝 비튼 골반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몸의 선은 백제의 장인이 아니라면 빚어낼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이러한 신체의 굴곡에 대한 관심은 중국의 당나라 초기 불교 조각의 양식을 수용한 결과이다. 상반신에 어깨 끈이 달린 속옷을 걸치고, 양어깨에는 천의를 두르고 있다. 속옷에 달린 끈과 그 가장자리에는 넝클무늬로 장식돼 있는데 이 무늬는 '백제 금동대향로' 뚜껑과 받침대 사이에 새겨진 장식 무늬와 매우 흡사하여 7세기 백제의 장인들이 공유하던 무늬라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다.박물관은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았다(儉而不陋 華而不侈)' 바로 백제 미술의 아름다움을 형용한 말로, 이런 표현에 걸맞는 뛰어난 조형미와 주조 기술을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종합 | 조현성 기자 | 2024-05-29 16:41
정윤영 작가“작품을 준비하면서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 같은 우리의 삶도 생명의 원형과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식물이나 신체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토대로 생명의 모습과 같은 만남과 어울림의 상태를 형상화해 그려보면 어떨까 하고 고민해 봤어요.” 불교미술에 바탕한 동양 전통미술의 아름다움을 현대미술에 접목해 독특하고 우아한 작품을 그려온 정윤영 작가가 11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다음달 13일부터 서울 히든 엠 갤러리에서 열린다.작가는 푸른 잎이 우거진 수풀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생명력을 사유하고, 그 사유를 작가 만의 관점으로 시각화했다. 작가는 불교미술을 전공한 이력으로 배채법을 통해 비단의 겹을 쌓아가는 방법으로 회화 작업을 해 왔다. 한국 전통의 회화 기법이 갖는 유려함이 유지되는 가운데, 회화의 층 사이에서 발생하는 부딪침으로 인한 새로운 기운이 약동하는 평면 회화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전시작 가운데, 정윤영_뿌리를 위한 노래 (A song for the roots), Oil, water color, gouache, acrylic, pigment powder on silk layered canvas, 100×80.3cm, 2024정 작가의 작품은 자못 심오한 주제인 인간의 고통, 신체의 감각과 기억으로부터 유래했다. 작가가 지난 삶에서 마주한 어려움들은 강렬한 생과 죽음에 관한 모순적 감각을 느끼도록 했다. 살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은 고통의 기억에서 비롯되며, 생기 있는 색채와 형태가 고통의 흔적과 공존하는 미묘한 미감을 작품에 담아 왔다.정윤영 작가는 “진정한 삶의 형태란 뭘까요? 그저 잘 알지 못하는 세계를 향해 가면서도 번번이 좌절되고 어긋나고 틈이 생기고 충돌하는 모험으로부터 살아 있는 것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의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불완전한 미지의 삶 속에서 뭔가를 내 나름의 방식으로 경험하고 느끼지만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해요. 바로 그 경험에서 알려지지 않은 세계를 알려진 세계로 만들고자 하는 쉼 없는 욕망이 부지불식간에 생겨나는 거죠”라고 했다.전시는 오는 7월 4일까지 (일요일, 월요일 휴무)[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종합 | 조현성 기자 | 2024-05-29 16:17
월천 권경상 선생은 다음달 12~18일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특별초대전을 개최한다. 서예를 만난 사경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이다"유학은 일상에 필요한 글이고, 도가[仙]의 글은 산에 있는 사람의 글이다 보니 얽매임이 없다. 말이 정확하게 떨어지지 않는다. 불교 경전은 깨달음을 얻어 신과 같은 존재가 된 부처가 (중생을) 내려다보면서 안내해 주는 친절한 글이다."한학자 월천 권경상 선생은 28일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유가 경전은 수평의 글이고, 불교 경전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쓴 글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월천 선생은 경기도 이천 출신으로 6살 때부터 선친에게 서혜와 한문을 익혔다. 이천 기곡서당에서 가림 이달호 선생에서 한문을 수학했다. 이후 동방연서회에서 여초 김응현 선생으로부터 서예를 배웠다. 한국고전번역원 연수부와 상임연구원을 거쳐 국역위원과 강사, 단국대 동양학연구소 한한사전 편찬위원 등을 역임했다. 선생은 대한민국 서예대전, 국제서법연합회 전국휘호대회, 미술협회 초대작가전, 태잠서회전, 동방연서회전, 길림성박람회초대전 등 여러 대회에서 수많은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또, 추사서예대전, 부천미술대전 등 크고 작은 대회에서 심사를 맡아 왔다.월천 선생 문하에서는 경기 광주 수도사 청오 스님, 남궁진 문체부 전 장관, 최학래 전 한겨례신문사 사장 등 20여 명이 글씨를 배우고 있다.일생을 한학에 천착해 온 월천 선생은 한문 문헌을 두루 섭렵했다. 비문인지 아닌지 글을 보면 단박 찾아 내고, 기술된 문체가 어떠한지 서체는 무엇인지 대번 안다.선생은 "불교 경전은 유가 경전보다 쉽다. 불교 경전은 생략이 없다. 늘 초심자에게 설명하듯 어려운 말 없이 쉽게 설명한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이는 월천 선생이 10여 년 전부터 <묘법연화경> 등 불교 경전을 두루 읽고 쓰고서 하는 말이다. 선생은 간송미술관 최완수 선생 권유로 사경을 시작한 이래 서예를 접목해 매일 사경을 하고 있다.한문을 읽는 남다른 눈을 가진 월천 선생은 유통되는 불교 경전을 보면서 오자와 책마다 다른 글자를 찾아냈다. 선생은 대장경 아카이브를 통해 원전을 다운 받아 하나하나 대조해가며 사경을 했다."'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데, '백견이 불여일서'라. '100번 보아도 한번 쓴 것만 못하다'했다"고 선생은 말했다.월천 선생의 사경 작품 가운데 '불설관무량수경' <금강경>은 4편을 썼다. <금강경>을 푼 여러 '해' 가운데 선생은 육조혜능의 '해'를 최고로 꼽았다. "잡소리 하나 없이 깔끔하다"는 이유에서다. <천수경>은 원전을 찾아 다라니 등을 모두 한문으로 살려냈다. "<벽암록>의 경우, 길게 늘여서 글을 썼다. 이런 글은 읽다가 덮어버린다"고도 했다.선생이 제일 어렵게 본 불교 경전은 <반야심경>이다. 현장 역 등 여러 <반야심경>을 사경하면서 읽고 또 읽었지만, 한문을 척보면 문장을 이해하는 선생으로서도 그 뜻이 어려웠다. 월천 선생은 "<반야심경>은 공과 무. 두 글자로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반야심경>의 공(空)과 무(無)는 자리마다 뜻이 다르다. 공부하면서 열심히 봐야 그 뜻을 알 수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선생은 오늘날 불교계가 쉬운 불교 경전조차도 한글로 바꾸고, 강원에서 학인스님조차 한문 경전을 제대로 배우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조계종이 만들어 쓰고 있는 <우리말 반야심경>은 원전의 뜻을 60%도 담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선생은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 후 옥편을 만들면서도 뜻이 깊은 단어(忠, 敬 등)는 한글로 풀어 해석하지 않았다는 것을 본보기로 들었다.월천 선생은 어려서부터 절에 가는 꿈을 자주 꾼다고 했다. 꿈에서마다 익숙하게 찾아가는 그 절을 선생은 70 평생 단 한번도 찾지 못했다. 어느 날 꿈에서는 그 절에서 만난 스님이 선생에게 글을 써놓고 가라고 했다. 선생은 '虛心迎佛'('허심영불: 마음은 비우고 불심을 채우라)을 썼고, 글씨는 곧 사라졌다. 한학자인 선생은 오래 전부터 절집 일을 여럿 도왔다. 40여 년 전 <법주사지>를 번역한 것이 한 본보기이다. 월천 선생은 "70세에 아직 5mm 크기 붓글씨를 쓸 수 있는 눈을 갖고 있어 다행이다. 아침마다 사경을 하는 것으로 부처님께 예경을 올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경한 30여 종 경전 "35만 자 가운데 한 글씨도 허투루 쓴 것은 없었다"고 했다.월천 선생의 사경은 서예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반야심경> 등 경전에 반복되는 글자는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다. 천불전, 나한전의 불상과 나한이 제각각 다른 모습인 것과 같다.월천 권경상 선생은 자신이 십수년간 수행하듯 써온 사경 작품을 모아 전시를 한다. 선생의 첫 개인전이다. 다음달 12~18일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리는 특별초대전 '사경으로 본 유·불·선'展이다.전시에서는 <묘법연화경> <금강경> <천수경> <반야심경><미륵육부경> 등 불교 경전 32종, <대학> <중용> 등 유가 경전, 도교의 <도뎍경> 등 35종을 만날 수 있다.[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종합 | 조현성 기자 | 2024-05-28 23:02
법상 스님파워 유튜버 법상 스님의 신간 <보현행원품과 마음공부>는 억지로 실천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는 쉬운 책이다. 사는 것도 힘들고 아무도 내 마음도 몰라주는데,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애쓸 에너지도 남아 있지 않은 나를 위한 책이다. 저자 법상 스님은 “이것은 한 종교의 신행서가 아니다. 겉보기에는 불교 용어가 많이 나오다 보니 전통적인 경전 같지만, 그 단어가 주는 방편을 뚫고 너머로 깊이 들어가 보면, 이 경전은 종교와는 상관없이, 괴로움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존재의 핵심을 관통하는 직접적인 지혜를 선물해 준다. 더욱이 여기에는 직접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초등학생도 실천할 수 있을 만한 지침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보현행원품’은 <화엄경> ‘입법계품’에 담긴 내용으로 선재 동자가 53명의 선지식을 차례로 방문해, 부처님의 참된 진리와 괴로움을 해결할 방법에 대해 묻고 답을 얻는 내용이다.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 그 여정의 마지막인 보현보살을 찾아가 여쭙자 보현보살이 그 답으로 말해준 것이 바로 ‘보현행원품’이다. 보현보살은 다른 이를 구제하고자 하는 바람 10가지와 그것에 대한 쉽고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방안(행원)을 알려준다. 보현보살 자체가 바로 실천적·구도적 행의 보살이기 때문이다. 그 10가지는 모든 부처님께 예배 공경하고, 부처님을 우러러 찬탄하고, 널리 공양하고, 스스로의 업장을 참회하고, 남의 공덕을 따라 기뻐하고, 설법하여 주기를 청하고,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래 머무시기를 청하고,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우고, 항상 중생을 따르고, 모두 다 회향하는 것이다. 법상 스님은 이미 유튜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보현행원품’을 알렸고 그것을 읽기 쉽게 고치고, 새로 쓰는 긴 작업 끝에 “누구나 읽기 쉽고, 누구나 실천하기 쉽게” 만들었다. 경전과 현실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현실을 투영한 <보현행원품과 마음공부>이다. 이 역시 억지로 실천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저절로 공명하고, 저절로 감동하면서 체화되는 놀라운 경험이 벌어진다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법상 스님은 동국대 대학원에서 불교를 공부하다가 불심도문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오랜 세월 깨달음을 찾았다. 불교의 가르침은 물론이고, 동서고금의 영성·종교·명상 단체와 역사 속의 성자와 스승 등을 두루 찾아 갈고 닦았고, 절망했다. 결국 돌고 돌아 방편을 뺀 초기불교와 선불교에 눈뜨면서 더 이상 찾지 않을 수 있었다.현실에서는 20년 넘게 군승으로 재직하며 군인들에게 마음공부를 전했고, 동시에 인터넷 마음공부 모임 ‘목탁소리’를 이끌었다. 현재 사단법인 대원회 상주 대원정사와 해운대 목탁소리 주지이다. 유튜브 ‘법상스님의 목탁소리’를 통해 종교를 초월해 16만여 구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매주 실시간으로 열리는 목탁소리 토요법회와 대원정사 일요법회는 매회 1000여 도반이 온오프라인 법회에 동참하고 있다.저서로는 <도표로 읽는 불교교리> <육조단경과 마음공부> <붓다수업> <반야심경과 선공부> <금강경과 마음공부> <수심결과 마음공부> <365일 눈부신 하루를 시작하는 한마디> <히말라야,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날마다 해피엔딩> 등이 있다. 2005년 ‘한국문인’에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보현행원품과 마음공부|글 법상|민족사|가격 2만3000원[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종합 | 조현성 기자 | 2024-05-24 08:58
신경림 시인한국 문단의 원로 신경림 시인이 투병 끝에 22일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이다. 문인들은 고인의 작품이 한국 문단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해, 주요 문인 단체가 참여하는 대한민국 문단장으로 고인을 모신다. 신경림 시인은 1936년 충북 충주에서 출생했다. 충주고와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동국대 재학 중이던 1956년 <문학예술>지에 '갈대', '묘비' 등 작품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73년 농민의 한과 고뇌를 담은 첫 시집 <농무>를 출간했다.이후 시인은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새재>(1979), <달 넘세>(1985), <민요기행 1>(1985), <남한강>(1987), <가난한 사랑노래>(1988), <민요기행 2>(1989), <길'>1990), <갈대>(1996),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1999), <낙타>(2008), <사진관집 이층>(2014) 등 시집을 펴냈다. <한국 현대시의 이해>(1981), <삶의 진실과 시적 진실>(1983), <우리 시의 이해>(1986) 등 시론·평론집, 에세이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등을 썼다.생전에 만해문학상, 단재문학상, 대산문학상, 시카다상, 가람시조문학상, 만해대상, 호암상,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동국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고인은 표절총장 논란이 불러온 동국대 사태 때에는 조정래 소설가 등 동문과 함께 동국대 후배들의 파사현정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불교에 해박했던 고인은 생전에 오현 스님(1932~2018)과 특히 각별했다. 2004년 백담사로 오현 스님을 찾아가 나눈 대화를 정리한 책 <신경림 시인과 오현 스님의 열흘간의 만남>은 '무욕의 법문'이라 불린다. 이 책에서 시인은 스님과 사랑 여행 환경 욕망 통일 전쟁 문학 등 7가지 주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다음은 신경림 시인이 오현 스님과 나눴던 대화의 일부이다.신경림> 사랑이란 특별한 대상에게서 느끼는 특별한 감정입니다 속인은 무엇에 집착하고 누구를 사랑할 때 삶이 활기차게 되지요. 그때 자기 능력이 크게 발휘합니다.오현 스님> 영원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허공에 핀 공화(空花)처럼 실체가 없습니다. 허무에 집착하면 그때는 좋을지 모르지만 나중에 힘이 듭니다. 특별한 사랑에 대한 사랑보단 대자대비(大慈大悲)를 배우라고 합니다.신경림> 불교에서는 욕망과 집착을 끊고 버리라고 하는데 욕망이 없으면 어떻게 시를 쓸 수 있겠습니까. 뭔가 부족하고 아쉬우니까 시를 쓰는 겁니다.오현 스님> 불교는 욕망의 반대편을 보라고 합니다 본능을 자제하면 새 삶이 열리죠.[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종합 | 조현성 기자 | 2024-05-22 1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