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봉은사 주지 스님과 신바드의 모험
[기고] 봉은사 주지 스님과 신바드의 모험
  • 法應 스님
  • 승인 2010.03.17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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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봉은사 주지 스님을 2008년도 3월과 4월에 방문한 사실이 있다.

2008년도에 동국대학교가 로스쿨탈락 시 3일간 밤잠을 설쳤다. 동국대학교의 로스쿨 탈락은 한국사회에서 불교위상의 추락과 더불어 발전을 저해하는 너무나 큰 사건이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저항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2008년 3월 17일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종단과 동국대학교의 분발을 촉구했다. 대중적인 홍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포스터를 제작해 전국 사찰에 부착하기로 마음먹었다.

문제는 예산이었다. 몇몇 스님에게 인쇄비 정도만이라도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리고 3월 말경 봉은사 주지 스님을 직접 찾아갔다. 주지실에서 동국대학교 로스쿨 탈락에 대한 문제점과 재선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포스터 제작비용 100만원만 협력을 당부드렸다. 주지 스님은 자신에게는 일체의 출납권한이 없고 신도와 종무회의에서 통과되어야 한다고 했다. 필자는 그러면 종무회의에서 논의한 후 연락을 달라고 주문하고 방을 나왔다.

몇 일 후 전화를 했더니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 왔다. 아마 동국대학교 로스쿨 탈락에 대한 홍보비용이 봉은사와 한국불교 그리고 조계종과는 무관하다는 결정을 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된다.

그리고 4월 말 <불교닷컴>의 이혜조 대표와 같이 봉은사 주지스님을 다시 찾아갔다. 제작된 포스터를 서울의 중요사찰에 부착하면서 봉은사에도 부착하려고 방문했다.

그런데 주지 스님이 모 언론사와 인터뷰 중이었다. 스님에게 방문 사실을 쪽지로 전달하고 기다렸다. 포스터를 부착하려면 주지스님에게 한 2분정도는 양해의 말씀과 더불어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 한 시간 정도 지나서 돌아온 대답은 촬영분위기로 인해 만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촬영 중간 휴식 시간임에도 거부당했다.

종무원에게 포스터를 전달하고 반드시 사찰의 게시판과 적정장소에 부착해 달라는 당부를 몇 차례하고 일주문을 벗어났다. 이후 부착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 2008년 4월 25일 제작 배포한 동국대로스쿨관련 포스터. ⓒ2010 불교닷컴
근래 봉은사 주지 스님이 교계내외의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조계종의 대의 기관인 중앙종회의 봉은사 직영사찰 결정에 반기를 든 것이다.

총무원장으로부터 주지임명장을 받은 조계종 소속의 승려는 총무원과 중앙종회의 결정에 조건 없이 따라야 하는 것이 종법이며 주지로서 당연한 행위로 알고 있다. 이의가 있으면 ‘소청심사위원회’등 종헌 기관에 이의를 제기하면 된다. 그 외의 말과 행동은 불필요하다.

총무원도 문제가 있다. 누군가가 종단의 결정에 언론 등을 통해 이의를 제기하면 즉시 호법기능을 발동해야 함에도 침묵하고 있다. 총무원의 이번 침묵은 많이 의아하다.

천일야화에 신바드의 모험(The Adventure of Sinbad)이야기가 있다. 신바드가 배에 화물을 싣고 바스라항을 출항했으나 배가 난파되어 무인도에 고립된다.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기지와 행운으로 오히려 보물을 가지고 귀항한다는 줄거리다.

봉은사 주지 스님이 신바드와 같이 현재 어려운 처지를 극복하며, 되레 또 다른 명성까지 얻을 것인지 관심거리다. 그렇게 되면 종단은 어찌되는가?

/ 法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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