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부정적인 면 거칠게 사회에 노출…유감”
“종단 부정적인 면 거칠게 사회에 노출…유감”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11.2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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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불교전국승가회 29일 ‘화합·혁신 기자회견’서…“종법 준수”

실천불교전국승가회(상임대표 시공 스님)가 지난해 종단개혁을 위한 전국승려결집대회 등에 나섰던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실천승가회는 29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종단의 화합과 혁신을 위한 입장’을 발표했다. 실승의 뜬금없는 기자회견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기자회견에는 시공·퇴휴·일문·정산·법안 스님이 참석했다.

실승은 이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종단개혁 운동과 관련해 “ 그 과정에서 종단의 부정적인 면들이 언론을 통하여 거칠게 사회에 노출됐다.”며 “이로 인해 불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높인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종정예하와 제방의 원로 대덕스님, 중진 이하 종단의 모든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에게도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승은 입장문에서 현 조계종단의 상황을 “이 시대가 원하는 개혁의 대장정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물결을 따라 잡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내부 혼란과 갈등에 직면한 종단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종도들이 화합을 바탕으로 종단을 일대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종단이 이를 수용한 결과”라고 했다.

아울러 실승는 “백년대계를 위한 미래지향적 출발은 문명전환의 시대에 부합하는 불교적 지향과 가치, 방법론을 새로이 정립하는 데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의 적폐와 비불교적인 관행들을 씻어내고, 다가올 새로운 사회와 문화에 부합하도록 발상의 전환과 상상력으로 새로운 차원의 불교관과 실천론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사부대중의 지혜가 모이고, 열정을 모아내어야 한다.”고 덧댔다.

실승은 지난해 개혁 운동에 대해 “종권을 목적으로 하거나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세우고 활동하였습니다. 방식도 점거나 물리력을 동원한 폭력적 방법이 아닌 주장과 토론, 대화를 통한 비폭력 평화적인 법회 등의 의사전달방식을 통해 이를 종단 집행부에 전달하고자 했다.”고 자평했다.

또 “ 종단이 사회의 눈높이에 맞게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하게 운영되고, 종단 집행부가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쇄신 열망을 수렴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승은 지난해 개혁 운동으로 종단의 부정적 면들이 사회에 노출되고, 불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높인 데 유감을 표명하고, 종도들에게도 송구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실승 구성원들은 조계종도로서 종헌 종법을 준수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사회 속에서 실천하는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서 공동대표 일문 스님은 “그동안의 운동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94년 제도 개혁 등을 했지만, 개인적으로 대승불교인 한국불교 한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실천승가회 구성원들이)제도권 참여한 게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일문 스님은 실천승가회가 종도들에게 구체적인 참회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지난해 개혁운동이) 종도들에게 의도가 좋아도 결과가 나쁠 수도 있다. 좋은 의도를 종단이 수렴해 합리적으로 처리하길 바랐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많은 큰스님들이 상처를 입어 우리 과오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문 스님은 “종단 내에서 사회적 기조 봤을 때 일부라도 수용해 포용해야 했다. 그러나 ‘해종세력’이라고 한 종단에 1차적 책임이 있다.”며 “사람을 동원해 한 점은 개인적으로 부정적”이라고 했다.

또 “이쪽에 선(지난해 개혁운동 측) 많은 분들은 ‘뭐를 잘못했나’라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비판도 종단 안에서 우리 승가가 감당해야 할 정도로 해야 하겠다는 생각도 있다.”고 했다.

전 상임대표 퇴휴 스님은 “공동대표 스님도 말했지만, 지난해 승려결집대회 의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종단 지도부 종회 등에서 종도들이 이 상황까지 오지 않도록 의견 반영하고 수습했어야 했는데 미약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종단 지도자 이런 분들에게 유감이라기 보다는 대다수 종도들에게 어떤 화합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데 대한 책임의식에 대한 유감이다. 이 부분 정확히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해종행위조사특별위원회를 꾸려 지난해 종단 개혁 운동에 참여한 60여 명의 승려들을 총무원 호법부에 징계 조사를 의뢰했으며, 이 가운데는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구성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또 중앙종회는 제217회 정기회에서 고불총림 지정 해제안을 가결해 백양사가 총림 지위를 잃었고, 지선 스님은 종단 최고 수행의 상징인 방장 지위를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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