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한 前 콜마 회장, "R&D에 투자해 우리만의 경쟁력을 가져야"
윤동한 前 콜마 회장, "R&D에 투자해 우리만의 경쟁력을 가져야"
  • 이세진 기자
  • 승인 2019.11.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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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윤동한 콜마 회장은 당시 23살의 나이로 국내 최대 금융기관 가운데 하나였던 서울 농협중앙회(현 NH농협은행)에 입사해 고액 연봉이 보장됐던 은행은 당시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직장이었다. 하지만 윤동한 회장이 대한민국이 '학벌 사회'라는 것을 처음으로 뼈저리게 느낀 때도 바로 이 시기라고 말했다.

윤회장은 "학력 콤플렉스가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그러나 제가 서울대를 나왔다면 그렇게 열심히 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서울대 출신들은 주변에서 일단 실력을 인정하고 봅니다. 저는 지방대 출신이라 '실력'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웅제약 임원 시절 윤회장은 다시 한번 주변을 놀라게 했다. 40대 나이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탄탄대로 걷던 대웅제약에 사직서를 제출했던 것. "정신 차리라"며 말리는 손길을 뿌리쳤다.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연봉을 두 배로 올려주고, 최고급 차량까지 제공하겠다는 스위스 제약회사의 '스카우트' 제의도 거절했다. '창업해야겠다'는 목표가 그만큼이나 뚜렷했던 것이다.

윤동한 前 콜마 회장

 

윤 회장은 1990년 화장품 OEM 업체 콜마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 사무실 16.5㎡(약 5평) 규모에 직원 수는 4명에 불과했던 회사는 창립 29년 만에 직원 수는 3800명으로 늘어났고 국내 화장품을 대표하는 업체로 자리 잡았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 시절 경험한 품질관리 노하우는 훗날 화장품 사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윤동한 회장은 역설적으로 국내 화장품 산업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윤동한 회장이 생각해낸 해법은 ODM이었다. 브랜드와 마케팅만 빼고 제품 기획, 개발부터 완제품 생산, 품질 관리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여러 차례 폐업 위기에 몰렸던 윤동한 회장의 회사는 세계 1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로 성장했다. 한국, 중국, 미국 공장에서 연간 약 13억 개의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기초, 색조 화장품 뿐만 아니라 선크림과 마스크팩, 보디로션 등 모든 제품을 만든다.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윤동한 회장을 빼놓고는 제품 개발과 생산을 얘기할 수 없을 정도이다.

"시간과 돈이 들더라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우리만의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993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ODM 방식을 도입한 윤동한 회장은 신제품 개발에 전력을 쏟았다. 기존에 없던 혁신 제품도 개발했다. 가루로 된 분말을 고체 형태로 압축해 휴대가 편리하도록 만든 ‘투 웨이 케이크’ 가 대표적이다. 건식, 습식 두 가지 타입으로 개발된 투 웨이 케이크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대기업들의 의뢰도 줄을 이었다. OEM 업체에 머물러 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윤동한 회장은 “위기 때마다 R&D라는 해법으로 풀었다. BB크림, 스틱형 자외선 차단제, 고체형 유아 파우더 등 신제품들이 대박을 터뜨렸다. 콜마의 기술은 오늘날 한국 화장품이 ‘K뷰티’로 세계서 인정받는 데도 일조했다는 평가다.” 라며 말을 이었다.

과거 유튜브 강제 시청 논란으로 윤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었다. 그는 “그동안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일해 온 임직원에게도 심심한 사과를 한다” 며, “저의 과오를 무겁게 꾸짖어 주시되 땀 흘리는 임직원과 회사에 격려를 부탁한다."며 "이번 잘못에 대해 주신 모든 말씀을 겸허하고 감사하게 가슴속 깊이 간직하겠다. 다시 한번 이번 일로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진심을 다해 사과한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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