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회복시켜주는 맹물 단식 수행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맹물 단식 수행
  • 현안 스님
  • 승인 2019.11.29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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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미국서 출가한 한국인, 현안 스님의 수행 이야기 6

 

필자는 참선과 단식 모두 미국에서 처음 해보았습니다. 지난 몇 년간 참선 수행을 하면서 단식도 일년에 한번씩 꼭 해왔습니다. 그리고 직접 단식의 뛰어난 효과를 경험한 후, 심신의 여러 건강문제를 도울 수 있는 단식법을 다른 사람들도 해보면 참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러시아, 독일, 미국에서는 많은 과학자와 의사들이 이미 단식을 통해 어떻게 우리의 건강이 향상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학적으로 연구를 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에서는 단식에 대한 연구가 15년 전부터 조용히 진행되었는데, 단식으로 치료하기 힘든 질병들을 극복한 사례가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단식은 몸과 마음의 여러가지 병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우리들과 같은 수행자에게는 단식이 수행의 또 다른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몇 년 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단식을 해보았습니다. 겨울 선칠 (한국의 동안거와 유사한 용맹정진) 중 한 도반이 3일 단식을 한다고 해서, “마스터” (필자가 수행하고 있는 미국 도량에서는 영화 스님을 마스터라고 부릅니다)에게 허락을 구했습니다. 단식에는 여러 스타일이 있는데 여기 미국 도량에서 하는 단식 스타일은 하루에 맹물 단 한 컵만 마시도록 하고 있습니다. 단식을 시작해서 하루가 지나자 배고픔과 목마름 뿐만 아니라, 피곤함, 졸림이 몸과 마음을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LA는 한국에 비하면 겨울에 기온이 많이 내려가지는 않지만, 건물에 난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더욱 춥게 느껴집니다. 특히 단식 중에는 음식물 섭취까지 못하니 몸은 뼈 속까지 추웠습니다. 처음 단식을 시도했을 때 하루가 정말로 길게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음식물의 섭취가 필요해서 밥을 먹지만, 음식의 맛과 향 그리고 식사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즐거움을 누리는 부분이 우리 삶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점심 공양 시간이 가까워지면 요리하는 냄새가 솔솔 바람을 타고, 참선하고 있는 법당까지 들어왔습니다. 모두 즐겁게 법당에 점심을 먹으러 나가고 나면, 법당에 홀로 앉아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 했지요. 단식을 시작한지 2일이 지났을 때, 괴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에서 어떤 배우가 우유에 시리얼과 바나나를 넣어서 먹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갑자기 바나나의 부드러운 씹는 느낌과 향기에 대한 생각이 머리 속에 침투해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필자는 너무 절박한 심정으로 바나나 한 개를 먹을 수 있다면 돈 10만원도 아깝지 않겠다고 생각했지요.

단식도 결가부좌 수행과 마찬가지로 우리 마음에 망상이 많이 올라오게 합니다. 그 때 생각에 따라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끈기를 갖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바로 “몸을 이용한 마음의 수행”인 것입니다. 스승님이 “몸만 수행할 수 없고, 마음만 수행할 수 없다. 몸으로 마음을 수행시켜야 한다”라고 말씀해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마음을 괴롭히는 생각들이 극도로 심할 때, 우리는 항복하지 않고 기다리면 됩니다. 그러면 한 순간 갑자기 모든 소리가 줄어들어 잠잠해지게 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이 바로 “지관” 중 “지” 즉 사마따입니다.

 

단식 3일을 마치기 직전, 영화 스님은 저에게 결가부좌로 앉아서 풀지 말라고 당부하시고, 점심 공양을 하러 가셨습니다. 그 때 당시 결가부좌로 1시간 겨우 앉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 스님은 빠른 속도로 점심을 드시고, 법당으로 돌아오셨습니다. 다리를 풀지 않게 하려고, 자상한 목소리로 옛날 이야기를 해 주셨지요. 필자의 머리 속은 “아파!! 아파!! 이건 안돼. 절대 안돼. 아직 안되나, 풀고 싶어”라는 생각으로 소리가 가득해서 스님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오지도 못했습니다. 스님에게 간절하게 물었습니다. “마스터 스님, 제발 조용히 해봐요!”. 저는 참 배은망덕한 제자 아닙니까? 도와주시기 위해 식사도 빨리 마치고 온 스승에게 조용히 하라고 할 정도로 저의 마음은 정말 절박했습니다. 이미 머리 속은 생각들로 시끄러워서, 스님의 목소리는 시끄러울 뿐이었죠. 겨우 괴로운 순간들을 견뎌서, 고통스러운 결가부좌는 1시간 반을 넘겼습니다. “마스터 스님, 이제 진짜 좀 풀면 안되나요?”하고 빌었습니다. 영화 스님은 “아니 아직 안돼. 아직 때가 안되었다”라고 대답하셨지요. 그 때 갑자기 척추 속으로 창살과 같은 무언가가 쑤시고 올라가는 것을 느꼈고, 그 고통이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살짝만 움직여도 욕이 나올 정도로 아팠습니다.

 “마스터 진짜 안되겠어요.. 아…아.. 너무 아파요..아..아..” 그래도 마스터가 허락을 안해주니 풀 수가 없었습니다. 이 때 1초가 1시간 같았습니다. 그렇게 1시간 45분이 지났을 때, 신음을 하면서 다리를 풀었습니다. 완전히 녹초가 되어버렸지요. 마스터 스님은 “조금만 일찍 풀었으면 안되었을 터인데, 다행히 해냈구나”.  스님이 이렇게 말씀을 하는 동시에 필자는 심신의 큰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필자가 3일 단식에 성공했다고 하니, 도량에 수행하던 다른 도반들이 “샤나가 (제 속명입니다) 단식 3일을 했다고? 나도 그럼 할 수 있겠다”라고 말하면서, 연이어 단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날 단식을 하지 않았다면 1시간 45분의 결가부좌를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후 3일 정도 아래 척추 부위에 간질거리며 무언가가 척추 속을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당시 아래 허리 부분이 좋지 않았는데, 그 날 이후로 허리도 더 튼튼해 지고, 허리 통증도 사라졌습니다. 

단식을 해보니 그 효과가 너무 좋아서, 일년에 한 번씩 단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9일 맹물 단식을 합니다. 9일 이상 물 단식을 하면 심신이 크게 정화되고, 가지고 있는 지병들도 많이 고쳐집니다. 예를 들어, 필자는 어릴 때부터 비염을 달고 살았는데, 9일 단식하는 동안 계속 감기 몸살이 생긴 것처럼 코가 막히고 몸이 아팠습니다. 단식 후에 갑자기 몸살이 언제 있었느냐는 듯이 갑자기 정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코가 막히는 증상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주변 여러 도반들도 단식으로 수행에 큰 도움이 되고, 건강 문제가 향상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단식을 하면 처음 3일간 우리의 몸은 몸 속의 혈당과 글루코스를 먼저 다 사용하고, 그 다음은 몸 속에 축적된 불순물과 독소, 지방 등을 분해해서 에너지화 합니다. 그런 후 더 이상 분해할 에너지원이 없으면, 가장 필요한 장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운영을 중단하기 시작합니다. 모든 장기가 완전히 다 멈춰서 우리의 장기들이 휴식을 취하기 까지 3일이 걸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식을 하는 동안 과일 주스나 야채 스프를 조금이라도 섭취하면, 장기가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과정에 도달하는데 더욱 오래 걸리고, 효과도 약해집니다. 또한 단식을 하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생각이 줄어들어 수행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단식을 하고 나면, 설탕이나 카페인과 같이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들에 대한 중독도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단식 후에는 소화기능이 마치 “리셋”버튼을 눌러 재가동 된 것처럼 건강에 좋은 음식은 맛있고, 건강에 나쁜 음식은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여러 사람들에게 단식을 적극 권장합니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분들은 24시간 단식부터 시작해 보세요. 특별한 건강문제가 없는 분들은 이렇게 단식을 1일 또는 3일까지 혼자서도 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 아무런 큰 문제 없이 3일까지는 안전하게 단식 수행을 할 수 있습니다. 3일 이상 단식을 하고 싶으실 때는 반드시 단식의 경험이 많은 선생님 또는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단식을 3일 이상하는 경우 매일 몸의 상태가 급격히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혼자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먹은 것이 없는데도 계속 속이 불편하거나 몸이 간지러운 증상이 있기도 하고, 예전에 다쳤던 부위가 다시 아프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멈추지 않고 계속 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집에서 단식을 하는 것은 수행 도량을 하는 것보다도 훨씬 어렵습니다. 단식을 하는 동안 운전을 하거나 밖에 돌아다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갑자기 일어나면 어지러울 수 있고, 반사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단식하는 동안 운전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 온 여러 스님들도 저희 도량에서 대중들과 함께9일 물 단식을 하며 참선하였습니다. 하루 단 한잔의 물만 마시는 이런 단식 수행은 다른 스타일에 비해 훨씬 어렵지만, 그 만큼 짧은 기간 동안 뛰어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단식을 마친 후에는 흰쌀이나 현미로 옅은 죽으로 시작해서, 2시간에 한번씩 소량을 먹으면 다시 소화 기능이 작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소화 기능이 다시 작동되기 시작하면, 옅은 된장국이나 익은 야채 등 양념이 없거나 거의 없는 깨끗한 음식부터 먹기 시작해야 휴식을 취하던 장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또한 단식을 하면서 결가부좌 수행에 도전해 보세요. 수행하는데 최고로 좋은 자세인 결가부좌의 고통이 단식법을 사용하면 훨씬 줄 것입니다. 결가부좌 수행을 원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면 단식을 적극 추천합니다.
 

미국 LA 참선수행 도량 [위산사]
사찰공식홈페이지 www.chanpureland.org/mastersunim
영화선사 네이버카페 cafe.naver.com/mastersunim

현안 스님은 2012년 처음 영화 스님을 만나 유발 상좌로 참선을 배우고, 2015년 부터 미국 및 해외 각지를 다니면서 대중을 대상으로 참선 지도를 해왔습니다. 영화 스님의 법문 통역과 책 번역을 해왔고, 현재 위산사에서 수행 정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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