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노조 인사 불이익?…“차별 없었다”
조계종노조 인사 불이익?…“차별 없었다”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12.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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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차 인사위 결의…민주노조원 좌천?, 기관노조원 승진?
“평가는 부서별 시행, 인사위 개입 없어, 민주노조원도 승급”
조계종 중앙종무기관이 입주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조계종 중앙종무기관이 입주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생수(감로수) 비리 의혹을 검찰에 고발한 민주노총 산하 조계종 노조(이하 민주노조)의 구성원들이 인사에서 불이익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차장급 직원이 팀장으로 좌천되고, 팀장 보직이 박탈되거나, 삼진아웃제에 걸려 해고(면직)되는 일이 발생했다.

조계종 인사위원회는 지난 3일 16차 회의에서 2019년도 인사평가 결과를 보고하고 후속조치로 인사이동 등을 9일자로 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인사 결과는 민주노조의 노조원들이 중앙종무기관(총무원 교육원 포교원)의 주요 논의 및 정보 라인에서 배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노조원인 박용규 교육원 차장이 백년대계본부 사무행정팀 팀장으로 좌천됐다. 자승 전 원장을 고발한 노조 집행부의 박정규 교육원 팀장은 포교원 종무관으로 내몰렸고, 심주완 문화사업단 행정관은 불교중앙박물관 박물관팀 행정관으로 전보됐다.

김영주 문화사업단 차장은 불사추진위 사무국장으로 전보됐다. 김병주 백년대계본부 팀장은 문화사업단 종무관으로 전보됐다. 모두 사실상 좌천 인사로 보는 분위기다. 해인사로 파견된 이석심 차장은 국제선센터로 파견됐다. 이는 조계종노조원들이 중앙종무기관 핵심부서에서 배제된 좌천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규 팀장과 심주완 행정관은 노조 활동 등으로 정직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인사평가에서도 감점 처리되면서 하위 5%에 속했다. 이들에게 총무원이 삼진아웃제를 활용해 징계 보복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진아웃제는 3년 연속 인사평가 최하위 5%인 종무원을 해고하는 규정이다.

인사위는 노조원인 K씨에게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1월3일자로 해고했다. 심원섭 조계종노조 지부장, 인병철 도반HC 팀장이 부당해고된 데 이어 K씨는 삼진아웃제에 걸렸다. K씨가 3년 연속 최하위 5%에 해당한 삼진아웃제에 해당된 이유는 리더십 부족과 소통 부재 등으로 인사 평가 점수가 낮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씨에 대한 인사평가가 얼마만큼의 변별력을 확보해 평가된 것인지 알 수 없다. 대체로 인사평가가 변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노조원인 문화사업단의 A씨는 지난 11월 초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자승 전 총무원장과 관련된 달력 사건이 불거지자 내부 정보를 외부에 유출했다는 등의 의심을 받았다. A씨는 이번 인사에서 사회부 행정관으로 전보됐다.

인사평가 최하위 5%에 해당된 6명 중 박정규 팀장과 심주완 행정관 외에 노조원 여러 명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B씨는 사표를 내 의원 면직하고, C씨도 중앙종무기관을 떠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종 노조 구성원 들이 있던 보직에는 자승 전 총무원장 당시 핵심 부서에서 일한 종무원들이 배치됐다. D씨는 팀장에서 차장으로 직위가 올랐다. E씨는 종무관에서 팀장으로 올랐다.

조계종 총무원이 조계종노조에는 채찍을 가하면서 다른 종무원들에게는 당근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 황철기 도반HC 전무는 1급으로 승급됐다. 조계종 노조에 대응해 설립된 종무원노조(이하 기관노조)의 김한일 위원장과 김정호 중앙종회 사무처 팀장은 2급으로 승급했다. 하지만 일부 조계종노조의 노조원도 승급자에 포함됐다. 그래서 조계종 노조 차별 인사 논란을 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1급에서 5급까지 승급자는 모두 27명이다.

조계종 총무원의 한 관계자는 조계종노조에 대한 차별 인사는 없었다고 전면 부인한다. 민주노조 집행부 구성원들의 인사는 해당 부서의 직원들이 평가한 것이며, 인사위원회가 별도 평가 점수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관노조와 민주노조에 대한 차별 없이 인사이동과 승급 조치를 취했고, 승급 과정에서 인사평가 점수 그대로 적용해 차별이나 불이익 시비를 없앴다는 것이다. 승급자에 민주노조의 노조원도 포함된 것이 이를 증빙한다고 항변했다.

이 관계자는 면직된 K씨는 2년 동안 최하위 평가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부서원들과 화합하지 못했다며 최대한 구제책을 고민했지만 현행 인사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삼진아웃제가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정이란 의견이 있어 인사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계종 제 16차 인사위 결의사항

조계종 제16차 인사위 전보인사 결과.
조계종 제16차 인사위 전보인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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