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서리에 걸린 달(霜月) 건져 올리나?"
"통도사, 서리에 걸린 달(霜月) 건져 올리나?"
  • 김원행 기자
  • 승인 2019.12.12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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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원력결집불사금 32억 중 실제 1억만 기탁 논란

 

(출처 = 통도사 누리집)
(출처 = 통도사 누리집)

 

"서리에 걸린 달(霜月)을 건져 올리려는 것"이냐 아니면 "손 안대고 코푼 것"이냐?

 당초 통도사가 '백만원력결집불사금'으로 총 32억 원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1억 원 기탁이 전부로 전해지고 있다. 그것도 전임 주지가 기탁한 것이 전부다. '손 안대고 코풀었다'느니 '서리에 걸린 달(霜月)을 건져 올리려는 것'이라는 등의 해석이 나온 이유다. 충분히 스님들 사이에서 회자될 법하다.

 통도사가 내기로 한 '백만원력결집불사금' 32억 원 내역을 살펴보면, 전임 통도사 주지 영배 스님이 기탁한 1억 원과 '청하문도회'가 기증하겠다는 인도 부다가야 소재 30억 원 상당의 부지 및 통도사 현문 스님이 내겠다는 1억 원 등이다.

 통도사 주지 현문 스님은 지난 8일 총무원장 원행 스님에게 '백만원력결집불사금' 1억 원과 인도 부다가야 한국사찰 건립 위한 30억 원 상당의 부지 약 6,600㎡(약 2000평)를 제공키로 하는 약정(約定)행사를 했다. 외형상 31억 원을 시주하는 것이어서 통 큰 시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30억 원 상당의 부지 제공은 통도사 내 많은 문도 중 하나에 불과한 '청하문도회'에서 부담한다.

 인도 부다가야 토지는 '청하문도회'시조격인 청하 스님이 입적하기 전부터 상좌들에게 인도계 스님 교육을 위한 도량을 만들라는 유시를 근거로 해당 부지를 '청하문도회'명의로 매입했고, 토지 규모는 23,000㎡(약 7000평) 정도다.

 따라서 이번에 '청하문도회'가 '백만원력결집불사금'으로 약23,000㎡(약 7000평) 중 30억 원 상당의 6,600㎡(약 2000평)를 총무원에 기증하겠다고 밝힌 것은 통도사와는 무관한 셈이고, '사진촬영용'에 불과한 것으로 수 높은 스님들이 해석하는 이유다.

 오히려 보기 좋은 약정임에도 '청하문도회'의 부지 제공 약정은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동일 회계기간 중 두 번씩이나 같은 액수를 동일 목적으로 시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는 현문 스님이 1억 원을 '백만원력결집불사금'으로 냈다는 부분도 많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기탁 이전에 종무회의를 통해 1억 원을 내자는 안건으로 부의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해서 지난 5월 24일 당시 통도사 주지였던 영배 스님은 총무원에 '백만원력결집불사금'으로 1억 원을 기탁한 사실이 있다.

 결국 통도사는 당초 알려진 것처럼 32억 원을 시주하는 것이 아니라 1억 원만 부담한 것이다.

이를 놓고 A스님은 "손대지 않고 시원하게 코 푼 셈"이라고 비유하기에 이르렀다.

 통도사 B스님은 "주지 현문스님의 전략이 탁월 내지는 정치적 선택으로 비춰지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고 C스님은 "서리에 걸린 달(霜月)을 건져 올리려는 것"이라고 절묘하게 평가했다.

 저간의 사정을 익히 알면서도 통도사 '백만원력결집불사금' 전달식장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백만)원력을 가능하게 하려면 조그마한 일이지만 하루에 백 원씩 보시하는 원력을 크게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기금 전달식 하루 전인 7일 통도사 영빈관 격인 불소원(佛笑院) 투숙에 앞서 영축총림방장 성파 스님을 친견했으며 이후 주지 현문 스님과 석공양(夕供養)까지 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dasan25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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