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벨리 과학자의 염불 수행
실리콘벨리 과학자의 염불 수행
  • 현안 스님
  • 승인 2019.12.13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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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미국서 출가한 한국인, 현안 스님의 수행 이야기 8
구글 본사에서 참선지도를 하고 있는 영화스님
구글 본사에서 참선지도를 하고 있는 영화스님

 

2018년 영화 스님께서는 출재가자 수행자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산호세 등 북가주의 주요 도시에서 참선 워크숍을 하였습니다. 영화 스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 북가주에서 참선을 지도하여, 뛰어난 인재들로 하여금 선을 경험하게 하고,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실제로 실리콘 벨리의 엔지니어들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최첨단 기술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실리콘 벨리에는 구글 뿐만 아니라 인텔, 이베이, 시스코 시스템스, 애플, 휴렛페커드, 오라클, 야후 등 기술의 진보를 책임지고 있는 많은 회사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작년 영화 스님의 참선 워크숍에 찾아온 참여자들 중 아라빈드 나타라쟌 (Aravind Natarajan)도 이런 인재들 중 한 분입니다. 아라빈드는 Fitbit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Fitbit은 실리콘벨리의 벤처기업으로 건강 관리용 웨어러블 시장에서 48%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최근 구글에 합병되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Fitbit은 하루 걸음걸이 수, 달린 거리, 소모 칼로리, 수면 시간, 심장 박동수 등을 측정해 데이터화하는 스마트워치 등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아라빈드는 Fitbit에서 마인드풀니스를 경험하는 동안 심박수, 호흡, 피부 전도성의 변화를 조사하는 프로젝트를 했다. 아라빈드가 자신이 참선하는 동안 여러 다른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장비와 연결한 모습이다
아라빈드는 Fitbit에서 마인드풀니스를 경험하는 동안 심박수, 호흡, 피부 전도성의 변화를 조사하는 프로젝트를 했다. 아라빈드가 자신이 참선하는 동안 여러 다른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장비와 연결한 모습이다

 

인도에서 태어난 아라빈드는 나이는 41세이고,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연구원이 되기 위해 미국으로 왔습니다. 그런 후 데이터 과학, 머신 러닝 그리고 인공지능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베이에리어 (샌프란시스코 지역)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는 예전부터 일체 중생을 향한 비폭력과 자비의 메시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불교 예불을 평화롭게 느꼈고 불교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는 2014년 인도의 라닥이라는 도시(티벳과 가까움)에 있는 불교사찰에서 짧은 기간 동안 영어 선생님으로 봉사를 했습니다. 이것이 그가 처음 경험한 불교입니다. 그 후 아라빈드는 일본으로 연구활동을 위해 여행을 했습니다. 하세 카논 사찰을 포함하여 카마쿠라와 그곳의 유명한 가마쿠라 대불(鎌倉大佛)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라빈드가 거주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유카야라는 도시에 선화 상인의 사찰인 만불성성이 있습니다. 그는 만불성성의 예불이 좋아서, 시간이 될 때마다 참석합니다. 그리고 아라빈드는 선화 상인의 상좌인 항실 스님(Heng Sure)이 주지로 있는 버클리 사찰에서 토요일 아침에 있는 법회에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아라빈드는 2년 전 Fitbit에서 일하기 시작하였을 때, 회사에 있는 마음 챙김 명상 수업에 매주 참석했습니다. 마음 챙김 명상 수업은 매우 즐거웠지만 명상에는 이보다 더 많은 것이 있을 것이라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라빈드는 초심자를 위한 명상책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영화 선사의 ‘참선 지침서’를 찾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아라빈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참선워크숍에서 영화선사와 그 출재가자 제자들을 만난 것을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그 때 영화 스님께서 수행으로써 신체적, 정신적 웰빙을 향상하고 더 좋은 인간이 될 수 있는 능력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라빈드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참선 워크샵에서 영화 스님과 처음 만났다
아라빈드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참선 워크샵에서 영화 스님과 처음 만났다

 

아라빈드는 작년과 올해 항실(Heng Sure) 스님의 버클리 사찰에서 주최한 3일 아미타불 염불 수행에 참여했습니다. 만불성성에서는 관음보살을 염불하는 수행 프로그램에 매년 3번씩 참여하고, 토요일과 일요일 법회에도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아라빈드가 참여한 7일 염불 수행은 영화 스님께서 지도하는 위산사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찰 내에서 숙식을 하면서 정진을 한 것도 그에게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불칠’이라고 하는 아미타불 염불 집중 수행은 새벽 4시에 아침 예불로 시작하여 거의 쉬는 시간이 없이 아미타경 독송, 아미타불 염불을 하며, 저녁 7시 영화 스님의 법문 후 대회향, 삼귀의 등을 하고 나면 거의 항상 밤 9시나 10시가 됩니다.

첫 날을 마쳤을 때, 아라빈드는 극도로 피곤하여 아래층에 겨우 기어 내려가서 양치질을 했습니다. 그 때 그의 마음 속에는 “내가 뭘 하려고 온 것이지? 일주일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2일이 지난 후 일정에 점점 익숙해 졌습니다. 흥미롭게도 1주일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점점 수행이 쉬워졌습니다. 거의 일주일을 끝날 무렵에는 평소보다 에너지도 넘쳐 났습니다. 먹기도 더 조금 먹고, 잠도 더 조금 잤는데 말입니다!

아라빈드는 “염불과 참선이 마음의 평화로운 경계를 얻도록 해줬습니다.”라고 말하며, “이 수행은 대단히 이로웠고, 모든 이들이 시도하길 바란다”며 다른 이들에게도 권장하였습니다.

경험담 글쓴이: 아라빈드 나타라쟌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국어 엮은이: 현안賢安 스님, 미국 위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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