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있고 가난한 집안 출신' 소수의견 많이 냈다
'종교 있고 가난한 집안 출신' 소수의견 많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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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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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법관 125명 전원 大분석] 서울대 법대 출신이 67.2%로 압도적

'장남이나 외아들 보다는 3남 이하이거나 종교가 있는 대법관들이 소수의견을 많이 낸다.'

사법부의 별'로 불리는 대법관의 철학은 판례가 되어 사회를 바꾼다. 헌법 1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과 소신에 따라 독립하여 판단한다'고 규정, 법관의 철학이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게 보호한다. 그럼에도 대법관의 직업적 '양심'과 '소신'은 진보와 보수, 때로는 중도의 옷을 입는다. 과연 이들의 양심과 소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한국일보 기획취재팀이 역대 대법관 125명(현역 13명 포함)의 신상정보와 대법원이 보관 중인 역대 전원합의체 판결, 소수의견 횟수 등을 비교ㆍ조사한 결과, 대법관의 성장환경이나 종교 유무 등 사회적 변수들이 소수의견 비율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대법관 전원을 대상으로 가정ㆍ사회 환경 분석과 대법원 판결과의 상관관계 비교가 이뤄진 것은 학계와 언론계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 전원합의체 형사사건에서 소수의견을 낸 비율은 3남 이하가 평균 19.8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차남(15.41%) 외아들(13.90%) 장남(13.30%) 등의 순이었다. 3남 이하와 장남간 소수의견 비율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 민사와 특별사건을 포함한 전체 사건 대비 소수의견 비율 역시 3남 이하가 12.40%로 가장 높았다. 미국에서도 외아들과 장남 출신 대법관들이 보수적 성향을 띠고 막내와 차남 출신은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을 띤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역대 대법관들의 종교별 전체 사건 대비 소수의견 비율은 기독교가 13.26%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불교(12.45%) 천주교(9.96%) 없음(8.86%) 등이 뒤를 이었다. 기독교와 불교를 믿는 대법관들이 종교가 없는 대법관에 비해 소수의견을 더 많이 냈음을 의미한다. 또 가치관이 형성되는 유년기 성장환경과 소수의견 비율간 상관관계 조사에선 어렸을 때 가난하게 자란 집안 출신(12.34%)이 상류층 출신(8.97%) 보다 소수의견을 많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출신고교는 전통 명문의 강세가 두드러져 경기고가 16명(12.8%)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북고(9명) 전주고(7명) 광주고(6명) 경복ㆍ서울고(각 4명) 등의 순이었다. 출신대학의 경우 서울대 법대가 전체 대법관 125명 가운데 84명(67.2%)을 배출해 압도적이었다.

다음은 초창기 대법관들의 영향으로 일본 소재 대학 출신이 18명(14.4%)으로 뒤를 이었으며, 고려대 법대(4명)보다 서울대 비법대 출신(5명)이 더 많았다. 가장 많은 대법관을 배출한 지역은 대구ㆍ경북(18명)이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김영란 양승태 전수안 등 부산출신 3명이 대법관에 기용된 것도 눈에 띈다.

역대 대법관의 73.6%는 공직 경험이 없어 국정 이해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현역을 제외한 역대 대법관 113명 중 15명(13.3%)이 퇴임 이후 장관 등 정무직에 임명되거나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치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판사 출신 대법관이 64명(51.2%)으로 가장 많았고, 변호사나 검사 경력이 있는 대법관은 각각 38명(30.4%)과 23명(18.4%)이었다.

* 소수의견이란
주요 사건이나 판례 변경이 필요할 때 대법관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서 다수의견과 달라 폐기되는 의견. 예컨대 최근 대법원의 새만금 판결에서 최종 결론과 다른 '사업중단' 의견이 여기에 속한다. 사회 변화에 따라 언제든 다수의견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기획취재팀=이태희 기자 news@hk.co.kr

/ 기사제공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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