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인논문 공모전 대상에 현주스님
전국 학인논문 공모전 대상에 현주스님
  • 불교닷컴
  • 승인 2006.12.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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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에 운문사 사교반 정문, 동학사 대교반 시현 학인

제2회 전국 승가대학 학인논문 공모전 대상에 해인사 대교반 현주 스님이 선정됐다.

조계종 교육원(교육원장 청화스님)은 12월 6일 교육원장 집무실에서 최종 평가회의를 열고 대상에 해인사 대교반 현주, 금상에 해인사 대교반 효원, 은상에 운문사 사교반 정문, 동학사 대교반 시현, 동상에 통도사 사교반 송정, 봉녕사 사집반 용우, 삼선승가대 사교반 금해, 장려상에 해인사 대교반 원경, 청암사 대교반 도관, 자은, 남오, 남유 등을 선정했다.

교육원은 "해인사 대교반 현주 학인의 '불교의 생명관-인간배아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불교적 관점'은 시의적절한 주제 선정, 창의성과 체계형식이 돋보이며, 아울러 불교적 입장 관점에서의 많은 자료 참조가 호평을 받았다"고 대상 선정의 배경을 밝혔다.

심사위원장 법산스님은 “이번 논문 공모전 출품 편수는 총 39편으로 예년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다. 수적 증가뿐 아니라 논문의 질적 수준도 향상돼 일반 대학원의 석사논문 수준에 이른 논문도 상당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스님은  “논문간 수준 격차가 적어 이례적으로 예정에 없던 장려상 2편을 추가로 선정하여 교학연구에 대한 열의를 북돋았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은 12월 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대상 논문 요약이다.

불교의 생명관(인간 배아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불교적 관점)

현주(해인사 대교)

본 글은 생명조작 기술, 그 중에서도 인간배아복제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그 초점을 두었고, 이러한 생명조작 기술에 대한 일반적 윤리문제를 검토하고 아울러 불교의 생명관과 비교하여 불교라는 종교의 테두리 안에서 생명과학 기술의 활용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고찰하고자 연구한 글이다. 특히 생명의 시작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전배아(pre-embryo)의 생명권과 인권을 보호하고자 연구하게 되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복제기술에 관해서 불교가 찬성할 수 있는 요소도 있고 반대해야만 할 요소도 있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찬성이든 반대든 각각 불교적 조건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복제기술에 대해 찬성도 할 수 있고 반대도 할 수 있다는 것은 불교가 복제기술 자체를 악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일체의 존재와 현상을 무자성(無自性)으로 보는 점이 불교의 가장 중요한 기본적 세계관임을 상기하면 이는 아주 쉽게 분명해진다.

불교는 업의 종류를 크게 신구의(身口意) 삼업으로 나누며 이 중에서 의업을 가장 중시한다. 의업은 사업(思業)이라고도 하는데 나머지 둘은 사이업(思已業)이라고 해서 의업에 뒤따르는 업으로 간주한다.  의업의 요체는 의지이다. 즉 인간의 모든 행위는 그것을 일으키는 의지에 의해서 유발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결국 모든 행위에 대한 윤리적 결과는 의지의 선악에 따라 판단되는 것이다. 칼이나 칼로 자르거나 찌르는 행위 자체에는 선악이 없다. 칼에도 행위에도 본래적 혹은 본질적 자성이 없기 때문이다. 음식을 만들려고 무를 자른다면 선이고 해치기 위해 사람을 찌른다면 악이다. 칼질을 하는 동기가 윤리적 결과를 초래한다. 

그렇다면 모든 윤리적 결과의 기준이 될 의지의 선악을 판단할 근거는 무엇인가? 즉 불교에서는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경우에는 인간복제를 찬성할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반대해야만 하는가? 불교의 선은 ‘나와 남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초래하기 위해 행하는 행위’라고 압축할 수 있다. 나에게나 남에게나 어느 한 쪽이라도 나쁜 결과를 초래하기 위해 하는 행위는 선이 아니다. 그러므로 불교에서 말하는 악은 ‘나와 남 어느 쪽에라도 나쁜 결과를 초래하기 위해 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복제기술 자체를 두고 선악을 논할 수는 없다. 복제기술의 전제가 배아의 파괴이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복제기술을 어떤 의도와 목적으로 개발하고 이용하는가에 따라서 찬성과 반대를 결정해야 한다. 복제기술을 나와 남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초래하기 위해 개발하고 이용한다면 불교는 이를 찬성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그것이 나와 남 어느 쪽에든 해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진행시킨다면 이는 악이다. 

복제기술에 관해 구체적으로 논할 경우, 복제를 실행하는 수정란(전배아)을 온전한 생명으로 보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불교는 틀림없이 이를 온전한 생명으로 본다. 불교는 인간의 경우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되는 순간, 전생에 사망했던 중음신인 간다르바(gandharva: 健達縛, 香音身)가 이 수정란에 결합되어 생명체가 된다고 본다.

생식목적이나 치료목적의 복제기술의 실행은 자신에게는 좋은 결과를 초래하기 위한 행위이지만 남, 즉 수정란의 손상을 초래하는 행위이므로 불교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자면 불교에서 볼 때 복제기술의 실행은 자신의 행복을 위한 이기적 동기에서 남을 해치는 행위이기 때문에 찬성할 수 없는 악이다. 

불교는 복제기술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만일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도 생명을 창조하고 불치병을 치료하는 복제기술을 실행할 수만 있다면 불교는 이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불교적 입장에서도 줄기세포 연구 등 배아 실험이 생명을 절대로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전제가 확보된다면 치료를 위한 복제연구는 허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복제기술이 이기적인 동기로 오용, 악용, 남용되지만 않을 수 있다면 그리고 생태학적이고 사회적인 모든 위험요소들이 충분히 방지될 수 있는 조건이라면 불교는 반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불교는 남의 생명을 해쳐가면서까지 후손을 갖거나 생명을 연장할 것을 권면하지 않는다. 도리어 버려지는 생명들을 입양하거나 자신의 유한성을 수용하고 좀 더 향상된 다음 생을 기약할 것을 권장한다. 

인간복제가 생명을 절대로 해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될 수만 있다면, 연구는 물론 합법적인 목적으로 그것을 이용함으로써 인간의 행복을 창출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남의 생명을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희생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복제기술은 어느 한 편이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한 편의 생명을 손상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그 독특성이 있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을 이용한 복제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하자면 불가피하게 불살생계를 어기게 된다. 수정란이나, 배아줄기세포, 하나의 개체로 생장 가능한 체세포, 또는 실험동물을 이용하는 생명공학은 ‘수많은 다른 생명을 죽임으로써 하나의 생명을 살리는 기술’이라고 평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복제기술을 비롯한 생명공학이 어떤 다른 과학기술보다도 윤리적인 성찰과 사회적 감시를 엄중하게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공학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다른 생명은 둘이 아니라 한 생명이라는 진리 아래 사용되어야 한다. 올바른 생명관을 가진 생명공학을 통해 인간의 악업에 의해 손상된 자연과 다른 생명을 되살린다면 인류는 악업을 소멸하고 다른 생명과 하나 되어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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