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새 총장에 오영교 전 행자부장관
동국대 새 총장에 오영교 전 행자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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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1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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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이사회 12일 선출…전형적 CEO형, 대대적 대학 변화 예고

대한불교조계종 종립사학인 동국대학교가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총장으로 영입, 강력한 개혁 등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동국대 재단이사회는 12일 오후 3시 총장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열고 최근 대통령 정무특보를 사퇴한 오영교 전 행자부장관을 선출했다. KOTRA 사장을 지낸 오 전 장관은 전형적인 CEO형 총장으로 얼마 전 연임에 실패한 어윤대 고려대 총장의 ‘사학 개혁’을 이어갈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이사회는 보광스님(선학과 교수), 이황우(경찰행정학과 교수), 오영교 전 장관 등 총추위에서 추천한 3명의 후보자들에 대한 개별 소견발표와 질의를 거친 뒤 이사 11명이 만장일치로 오영교 전 장관을 총장으로 선출했다.

동국대는 군사정권 시절 낙하산 인사를 제외하고 88년 이후 줄곧 내부에서 교수 출신으로 총장을 선임해 왔다. 그러나 지난 7월 법인 총칙 개정을 통해 최종 후보 3명 중 외부 인사를 반드시 1명 포함시키도록 했다. 지난달 16일까지 진행된 1차 후보 접수에서 외부 지원자가 아무도 없자 접수 마감을 23일까지 연장, 오 전 장관을 영입했다.

동국대 관계자는 “이사회가 시대 변화를 갈망하는 동국인들의 열망을 알고 그렇게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불교 대학이라는 특성과 내부 순혈주의만을 고집하다 발전이 정체된 측면이 없지 않아 개혁을 지지해줄 강력한 외부 네트워크와 기업형 마인드를 가진 분이 필요했었다”고 말했다.

오 내정자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 12회 출신으로 산업자원부의 전신인 상공부에서 오랫동안 공직 근무를 했다. 이후 산자부 차관을 거쳐 지난 2001년 KOTRA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직원연봉제, 목표관리제(MBO) 등을 도입해 공기업 경영평가 1위를 차지했다. 행자부 장관 퇴임 후, 지난 10월 대통령 정무특보로 임명됐지만 총장 후보 지원을 위해 바로 사직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이사장 영배스님을 비롯해 현성 영담 혜림 정념 종상 장윤스님과 홍기삼 총장 등 11명의 이사 전원이 참석했다. 새 총장은 내년 3월 1일 취임을 대비해 현 홍기삼 총장과 업무인수인계 작업을 곧바로 착수할 예정이다. 오 내정자는 "108일 동안 동국대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일공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신임 총장으로 선출된 소감은?

▲ 새로운 분야인 대학경영에 참여하게 돼 기쁘고 뜻깊다. KOTRA에서는 공기업 경영의 혁신모델을 만들었고 행정자치부에서는 부처경영 시스템을 새로 만들었다. 전통적인 대학 경영과 다르게 기업, 정부의 경영방식을 도입해 새로운 대학경영모델을 선보이겠다. 고객인 학생 중심의 대학을 만들겠다. 대학경영이란 사회 수요에 부응하는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해 내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그럴려면 최고의 대우로 훌륭한 교수들을 모셔오고 시설이나 환경을 과감히 바꿔 우수한 학생들이 저절로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동국대는 불교정신으로 일궈온 100년의 역사, 서울 4대문 안에 위치해 클러스터 형성이 유리한 지리적 장점, 20만동문과 1,000만 불자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침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공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 이는 108일 동안 동국대의 현황을 면밀히 파악해 약점을 개선하고 강점을 살려낼 수 있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작업이다. 취임 전 프로젝트에 착수할 계획이다.

- 불교와의 인연은?

▲  어머님이 신실한 불자이시고 종립학교인 대전 보문고에 진학하면서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법명은 무착(無着)이다.

- 교수회와 동창회에서 반대했다는데

▲  모두 동국대를 발전시키겠다는 꿈과 희망은 같을 것이다. 발전을 위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구성원과의 생각의 차이를 진솔하게 대화하며 설득을 통해 함께하는 경영을 실천하겠다. 산자부 차관을 그만두고 KOTRA사장으로 취임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였지만 극복한 경험이 있다.

- 청와대 정무특보직은 어떻게 됐나? 

▲ 정무특보는 무보수ㆍ명예직으로 봉사하는 자리일 뿐인데 자꾸 '회전문인사' '보은인사'라고 거론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동국대 총장직에 전념하기 위해 이미 청와대에 내 입장을 전달했다.

-  종립대학인 동국대의 불교학 특성화 방안은?

▲ 대학의 기본 역할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해 내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동국대를 세계 불교의 메카로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 총장직에는 출마한 계기는?

▲  새로운 분야에서 '개척자'로서 노력하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산자부에서 차관까지 지냈고 공기업인 KOTRA와 정부 부처인 행정자치부도 경영해 봤으니 대학경영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행자부 장관 퇴임 후 밥벌이를 위해 산하 단체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이 소신이였다. 동국대 관계자의 직간접적 권유도 있었고 평소 멋진 선비로 남고 싶었는데 동국대 총장이라는 자리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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