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오해·망상이 주지 스님 명예 훼손…부끄럽고, 참회한다”
“제 오해·망상이 주지 스님 명예 훼손…부끄럽고, 참회한다”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0.01.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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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사 총무국장 성오 스님 17일 기자회견서 참회문 발표
총무국장 사퇴 선언…질의답변 거절해 기자들 유감 표명
성오 스님은 17일 오후 4시 서울인사동 한 갤러리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고운사 사태에 대한 참회의 글’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성오 스님은 고운사 총무국장 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이 물러나 종단과 교구에 안정이 오길 바란다고 했다. 참회의 글을 발표하며 합장해 머리숙이는 성오 스님.
성오 스님은 16일 오후 4시 서울인사동 한 갤러리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고운사 사태에 대한 참회의 글’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성오 스님은 고운사 총무국장 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이 물러나 종단과 교구에 안정이 오길 바란다고 했다. 참회의 글을 발표하며 합장해 머리숙이는 성오 스님.

고운사 주지 자현 스님을 둘러싼 폭행·성추문·회유 등 의혹의 발원지인 총무국장 성오 스님이 공개 참회했다. 고운사정상화비대위 등이 주장한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고운사정상화비상대책위원회와 신도비대위는 성오 스님이 자현 스님과 관련된 성추문 의혹을 제기하며 협박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이루어졌고, 이 문제가 확산되자 자현 스님이 말사주지 자리와 돈으로 성오 스님을 회유했다는 주장을 해 왔다. 반면 자현 스님 측은 본사주지 선거 이후 발생한 일련의 상황에서 현 주지인 자신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측의 왜곡된 주장이라는 입장을 <불교닷컴>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자현 스님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한 비대위 등운 스님(고운사 종회의원)은 연미사 주지 사직 등에 대한 행정심판을 신청해 초심호계원(원장 호성 스님, 전 고운사 주지)이 사건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 초심호계원장인 호성 스님은 전 고운사 주지로 자현 스님에게 선거에서 패한 당사자로 등운 스님 행정심판 사건을 다루는 데 제척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오 스님은 16일 오후 4시 서울인사동 한 갤러리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고운사 사태에 대한 참회의 글’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성오 스님을 자현 스님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까지 했던 인물로 지목하고 있다. 기자회견에는 기획국장 등안 스님, 재무국장 청암 스님이 배석했고, 10여명 정도의 고운사 스님들이 회견을 지켜봤다. 또 고운사정상화비대위의 정우 스님이 기자회견을 촬영했다.

성오 스님은 총무원장, 총무원집행부, 중앙종회의원을 비롯해 사부대중에게 참회의 뜻을 먼저 밝히고, “참담한 심정”에도 기자회견에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성오 스님은 “저의 한순간 불찰로 교구와 종단, 그리고 불자들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된 점을 진심으로 참회 드린다. 고운사 주지 스님에 대한 저의 오해와 망상이 제 의지와 다르게 해석되고 유포되어, 종도들에게 크나큰 피해를 끼쳤다.”며 합장 참회했다.

나아가 성오 스님은 고운사 주지 자현 스님에 대한 참회를 거듭 이야기했다.

스님은 “저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모든 명예가 크게 훼손당한 주지 스님에 대한 죄송함과 부끄러움은 저의 모든 것을 다 태워 사죄드려도 부족할 만큼 그저 황망하기만 하다.”면서 “제가 오늘 부끄러움을 무릅쓴 채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교구와 종단의 혼란을 하루속히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최근 ‘고운사정상화비상대책위원회’라는 미명 아래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는 모든 의혹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며 “제가 과거에 단지 교구장 스님에 대한 서운함이 커서, 추정을 사실인양 꾸며 모함을 했던 것을 후일 교구장 스님에게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자들에게 의해 부풀리고 왜곡해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가 가졌던 의혹들 또한 뒤늦게나마 제가 잘못 생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대하여 교구장 스님께 진심으로 참회했고, 종무회의에서 국장스님들께도 참회하였으며 스님들로부터 용서를 받았다.”면서 “이제는 더 이상 일부 스님들이 ‘고운사정상화비상대책위원회’라는 잘못된 이름으로, 헛된 사실을 세간에 알려서 종단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오 스님은 “지금까지 대중에게 유포된 의혹들은 종단의 사정기관에서 사실여부를 가리면 된다.”며 “종단 사정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16일 기자회견 모습. 고운사 재무국장 청암 스님(왼쪽), 총무국장 성오 스님(가운데), 기획국장 등안 스님(오른쪽).
16일 기자회견 모습. 고운사 재무국장 청암 스님(왼쪽), 총무국장 성오 스님(가운데), 기획국장 등안 스님(오른쪽).

이날 성오 스님은 기자회견문 발표 후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거절하고 자리를 떠나 기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성오 스님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 비대위가 제기한 의혹이 완전 해소되지 않을 것이 뻔한 데도 답하지 않고 떠나고, 사정기관에서 문제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비대위 측의 정우 스님은 "내가 와서 촬영을 하기 때문에 답변을 못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성오 스님은 회견문에 “저 또한 한때 동료국장이자 도반이라 여겼던 스님들의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지금의 고운사 사태를 있게 한 장본인으로서, 글로는 밝힐 수 없는 여러 일들은 앞으로 종단 내부의 사정기관에서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혀, 자현 스님을 둘러싼 몇몇 의혹에 상당한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성오 스님은 이날 회견문에는 “부끄러움으로 치자면 모든 것을 던지고 은거하고도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오히려 일명 ‘고운사정상화비상대책위원회’의 의중에 놀아나는 것이 되는지라 아무리 괴로워도 견디며, 종단 사정기관을 통해 모든 의혹과 누명을 벗고 교구장 스님의 추락한 명예를 다시 세워 16교구의 질서와 신뢰를 회복시킨 다음에, 소임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성오 스님은 회견문 낭독 직후 “버스를 타고 올라오며 많은 생각을 했다. 제 의지와 다르게 사실들이 유포돼 교구장 스님과 저의 명예는 물론 종단의 명예마저 실추됐다.”면서 “더 이상 총무국장 자리에 머물러 폐를 줘야 하겠나 갈등했다. 저는 기자회견을 끝으로 본사 총무국장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성오 스님은 “제 사퇴가 교구와 종단 안정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저와 관련된 의혹을 종단 사정기관에 성실히 소명하고, 허물은 기꺼이 수용하겠다. 다시 한 번 참회드린다.”면서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한편, 조계종 초심호계원은 등운 스님이 제기한 행정심판 사건 심리를 15일 마치고 차기 심리에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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