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으로 강박증 극복한 미국 청년, 제이피
참선으로 강박증 극복한 미국 청년, 제이피
  • 현안 스님
  • 승인 2020.02.19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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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미국서 출가한 한국인, 현안 스님의 수행 이야기 16

 

저는 출가 전부터 지난 5년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LA지역에 위치한 여러 주민센터에서 매주 참선 교실을 운영해 왔습니다. 불교인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참선을 생활화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이므로 참여하는 학생들은 나이, 인종, 문화, 종교가 매우 다양합니다. 특히 가장 참여율이 높은 나이층이 젊은 직장인들이고, 30대가 가장 많습니다. 저는 새로운 학생들에게 늘 참선을 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 수행을 통해 어떤 성취를 하고 싶은지 물어보는데, 요즘 사람들이 가장 흔히 언급하는 문제가 불안증, 우울증, 강박증, 수면장애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몸도 건강하고, 이루고자 하는 꿈도 많고, 할 수 있는 좋은 취미도 많은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이런 문제가 매우 흔하게 있습니다. 특히 2년 전 LA 다운타운에서 처음 참선을 접한 ‘제이피’의 수행 이야기는 요즘 젊은이들이 겪는 전형적인 문제들을 보여줍니다.

 

‘제이피’는 위산사에서 매주 토요일에 하고 있는 초심자반에 와서 다른 학생들에게 지난 2년간 참선을 통해 삶에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주저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그는 종교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매우 적극적으로 주변의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에게도 참선과 영화 스님의 법문을 권합니다. 이번에도 그는 4년 동안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던 예전에 같은 아파트에서 살았던 룸메이트와 함께 위산사에 찾아왔습니다. 이 백인 친구는 예전에 알코올 중독이 있었지만 이제 술을 끊고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제이피는 이렇게 마음의 고통이 많은 친구에서 참선을 소개했고, 결가부좌로 한 시간 앉을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제이피는 왜 이렇게 참선을 열정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일까요?


제이피의 경험담 인터뷰 (유튜브) 한국어 자막 포함

사실 제이피는 거의 잊을만 하면 절에 한번 찾아옵니다. 지난 2년 동안 절에 온 총 횟수가 아마 5번도 안될 겁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는 처음 참선을 접한 후 2년 동안 거의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결가부좌로 앉아서 참선을 해왔습니다. 또한 그는 최근 1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최소 한 시간씩 결가부좌로 참선 수행을 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어떤 사람이 결가부좌 자세에서 생기는 다리 통증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물었습니다. 그는 수행을 통한 결과와 이점이 다리가 아픈 정도에 비해 훨씬 많았기 때문에, 아픈 것을 견디는 것을 선택했다고 명료하게 대답했습니다.

2년 전 제이피가 처음 참선 워크샵에 참여한 날 그는 쉽게 결가부좌로 앉을 수 있었습니다. 첫날 그는 10분도 되지 않아서 아프다면서 풀고 싶어 했습니다. 그는 발과 다리가 저리고 아픈 현상은 자연스럽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잘 설명을 듣고 15분 앉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이 배우고 싶다면서 노산사에 찾아왔습니다. 초심자에 참여한 그는 스님들의 도움으로 곧장 결가부좌로 다리를 풀지 않고 1시간 동안 앉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는 예전에 큰 병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강박증이 있었습니다. 꽤 심각한 편이였습니다. 예를 들어 작은 통증이 있기만 해도 에이즈나 암으로 죽을 수 있다는 공포와 걱정에 시달렸습니다. 친구들이 같이 어디가자고 해도, 집에서 나오는 것도 싫어할 정도로 그의 강박증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이런 강박증으로 사회 생활까지 지장이 생겼습니다. 그런 이유로 그는 명상에 관심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처음 그는 인터넷 검색이나 테드톡과 같은 것을 보면서 어떤 확실한 틀이나 지도자 없이 명상할 때마다 여러 자세로 했습니다. LA 다운타운에서 참선 워크샵에서 처음 결가부좌로 앉았을 때 그는 바로 마음의 변화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결가부좌 수행과 영화 스님의 참선 법문을 보면서 챤 메디테이션 즉 참선을 배우게 된 것입니다. 다른 명상법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매일 결가부좌로 수행하자 이런 강박증은 즉시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결가부좌로 한 시간 이상씩 수행하면서 큰 병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 이런 걱정과 불안한 생각이 올라오더라도 바로 알아차리고 내려놓을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화 선사의 참선 법문 (미국 위산사) 제이피의 참선 경험담 그리고 인생의 변화

한국어 동시통역 입담 새라킴
https://www.youtube.com/watch?v=RD34qD90kWM

제이피가 자신의 참선 경험담에 대해서 이야기 했을 때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는 참선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자비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이 예전보다 커졌다고 합니다. 처음 명상에 대한 관심이 생겼을 때 자비로운 사람이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꾸준하게 참선을 하다보니 저절로 더욱 자비롭고 겸손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는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더 많이 이해해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작은 마음의 변화로 삶의 모든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눈덩이 효과라고 표현합니다. 마치 작은 눈덩이가 굴러가면서 막 커져가는 것처럼 마음 속의 작은 변화가 수 많은 다른 변화로 이어져서, 수백가지 긍정적인 결과 즉 변화로 이어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는 직장 생활에서도 더욱 큰 도전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되니 더욱 힘들고 어려운 의무들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부정적인 생각들이 장애가 되어 큰 잠재력을 가진 그임에도 불구하고 하는 일에 한계가 생겼던 것입니다.

참선이야 말로 그가 평생 하기로 결심했던 모든 일 중에 가장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참선 수행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완전히 변했습니다. 그는 예전에는 물이 반 밖에 차있지 못한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물이 반이나 꽉 찬 사람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한 그는 매우 비관적인 사람에서 이제는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잠도 더 푹 잘 수 있게 되었으며, 몸과 마음도 더욱 강한 사람이 되어서, 세상의 무엇이든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위산사을 보고 다양한 문화권의 인종, 종교, 나이가 다른 사람들이 모두 모여 수행하는 것을 보고 신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 불자들이 와서 ‘참으로 포교를 열심히 하시는군요.’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불교로 귀의하든 하지 않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수행의 힘을 키워 스스로 원하는 것을 얻게 되니, 더욱 자비롭고 선한 사람이 됩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게 대승 불교의 향기는 이렇게 미국에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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