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사찰은 한시적 산문폐쇄 선제적 검토 지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대한불교조계종은 2월 24일 초하루법회를 비롯한 모든 법회, 성지순례, 교육 등 대중들이 참여하는 행사와 모임은 전면 취소할 것을 전국 사찰에 하달했다.
조계종은 23일 전국 사찰에 종단 긴급지침으로 “2월24일 초하루법회를 비롯한 모든 법회, 성지순례, 교육 등 대중들이 참여하는 행사와 모임은 전면 취소”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조치는 ‘2월 20일(목)부터 3월 20일(금)까지 시행된다.
조계종은 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일부 지역의 사찰에서는 반드시 준수할 뿐만 아니라, 한시적 산문폐쇄 등 적극적인 선제 조치를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미 합천 해인사와 영천 은해사가 지난 21일부터 산문을 폐쇄 또는 통제하고 있다. 또 부산 범어사는 23일 0시를 기해 산문을 폐쇄했다. 코로나 19 감염증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대구 경북 지역의 일부 사찰의 산문 폐쇄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은 “사찰 상주 대중을 위해 마스크, 손 세정제, 체온계 등을 구비하고, 주요 시설과 공간에 소독을 강화하여 위생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거듭 강조하면서 “조석 예불 등 기도 시 코로나바이러스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의 조속한 쾌차와 국민들의 심신 안정과 회복을 위한 축원을 시행”할 것도 지침으로 하달했다.
조계종은 “우리 불교는 전통적으로 국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항상 앞장서 국민들과 함께 고난을 극복해온 역사를 상기하고, 종단의 지침에 적극 협조할 것”을 덧붙였다.
조계종의 긴급 조치는 지난 20일 코로나 19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취한 1차 조치에 이은 추가 조치이다.
조계종 총무원은 “우리 종단을 비롯한 전 국가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이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긴급하게 추가 지침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코로나 19 감염 확산 추이를 지켜보면서 상황에 따라 긴급 조치 지침을 연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3일 오후 5시 현재 코로나 19 감염증 확진환자는 609명이며, 검사진행 8057명, 격리해제 18명이다. 사망자는 4명이다.
문 대통령은 신천지대구교회 등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애초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보고 국정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이를 막아내겠다는 강한 의지로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정부는 당분간 방역 및 확진환자의 치료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위기 경보 단계가 '경계→심각'으로 격상된 것은 2009년 신종플루 후 처음이다. 심각 단계에서는 휴교령 및 집단행사 금지 조치를 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