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을 향해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종단을 향해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 法應 스님
  • 승인 2010.07.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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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실천불교전국승가회’의 사자후 기대해도 되나?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과 수경 스님이 종적을 감춘 후 변화된 모습 중 하나는 ‘실천불교전국승가회(이하 실승)’가 전면에 나서겠다는 6월 30일자 기자회견이다.

6월 30일자<불교닷컴>의 관련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실승)은 조계종단 내부의 부조리와 반개혁적 흐름에 대해서도 분명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실천불교승가회는 "4대강 개발 중단과 정의구현, 소외된 이웃에 대한 자비실천이라는 수행자로서 갖춰야할 시대적 소명에 조응하지 못하는 종단내외의 움직임에 대해 과감히 쓴소리를 낼 것"이라며 "설령 제살을 뜯어내는 아픔이 있더라도 항상 경책하는 마음으로 개혁의 의지를 다잡아 가겠다."』

한마디로 실승이 내외의 현안에 적극적이겠다는 ‘포고’와 다름 아니다. ‘종단 내부의 부조리와 반개혁적 흐름에 대해서도 분명한 목소리를 내겠다.’ 한바 주목을 끄는 대목이다.

우선 문수 스님의 유서를 종단을 향한 글로 고쳐 보았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 폐기하라’ → ‘종단은 각 파벌과 이권적 행위를 즉각 중지 폐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 ‘종단은 내부의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이명박 정권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 ‘종단은 기득 정치승려세력이 아닌 소외된 일반대중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실승은 종단의 뿌리 깊은 병폐를 제거하지 않고서는 시대적 소명과 쓴소리도 허명에 그침을 알 것이다. 문수 스님의 유서를 앞서 제시한 것과 같이 종단 현실에 대입하면 무엇을 할지 답이 나온다.

실승이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것들을 ‘실천’하려면 조계종과 한국불교에 대한 정밀진단과 조직의 대중신뢰성 확보가 우선이다.

무엇이 종헌질서를 붕괴시키고 혁신의 장애이며, 일부라 하나 승려들이 권력과 물질에 탐닉하는지 진단해야 한다. 종단이 추구하는 목표가 잘 설정되어 시대적 소명의식과 방편의 구사는 흔들림 없으며, 적절한지도 따져 봐야 한다.

종도들이 종단의 현실 앞에 흔들린다면 원인은 무엇인지 진단해야 한다. 실승은 회원승려들이 주지로 있는 사찰부터 사찰재정투명화의 제도혁신에 앞장서는 것도 주저해선 안 된다.

올 하반기에 치러질 중앙종회의원 선거와 종단권력으로부터 여여할 수 있는지도 자문해야한다. 1994년 이후 거창하게 종단개혁을 외쳤으나 다람쥐 쳇바퀴 도는 형국의 현실임도 뼈 속 깊이 인식해야 한다.

94개혁의 주체세력이었던 실승이, 멸빈자 서의현 전 원장이 공식석상에서 총무원장 종회의장이 있는 앞에서 버젓이 상당법문을 하는 종단의 현실에 침묵하는 것이 도리인지도 참구해야 한다.

소신공양이나 바다에 몸을 던져 공양물을 자처함은 종단에 대한 자침(自鍼)행위는 아닌지? 종단의 어른과 종무에 책임진 분들은 왜 이러한 현상이 연이어 발생하는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하는지 진지한 검토를 해야 한다.

제3의 ‘자침’ 행위가 서울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의 혁신에 대한 행보를 기대해 본다.

/法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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