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사마천의 '史記' 및 '三家注釋' 완역한 '신주사기' 출간 화제
세계 최초로 사마천의 '史記' 및 '三家注釋' 완역한 '신주사기' 출간 화제
  • 김백
  • 승인 2020.03.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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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史에서 '三皇'이 사라진 이유와 동이족의 역사를 우리 시각으로 일목요연하게 복원해내

[뉴스렙] 세계 최초로 사마천의 ≪史記≫ 본문과 '삼가주석'(三家注釋)을 모두 번역하고 새로운 관점에서의 주석까지 추가된 완역본이 출간돼 향후 출판업계는 물론 역사학계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책은 중국의 시각이 아닌 우리민족 고유의 시각에서 중국사를 조망함으로써 사마천이 ≪사기≫에서 '왜 삼황을 삭제했는지'에 대한 이유와 '우리민족의 시조인 동이족이 과연 어떤 존재였는지'를 복원해냈다는 점에서 그동안 일제식민사관으로 극도의 정체성 혼란을 겪어온 국민들에게 그야말로 역사적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는 오랜 연구 끝에 사마천의 ≪사기≫ 본기 12권과 이에 주석을 단 대표 주석서 3권 <집해>, <색은>, <정의> 까지 함께 세계 최초로 완역한 ≪신주사기≫ 9권을 출간했다. 중국인이 아닌 우리의 시각으로 중국사를 조망했을 뿐아니라 새로운 관점의 주석까지 추가함으로써 가히 '기념비적인 역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롯데장학재단의 지원으로 출간된 ≪신주사기≫ 본기 세트는 1권 오제본기, 2권 하본기, 3권 은본기와 주본기, 4권 진본기, 5권 진시황본기, 6권 항우본기, 7권 고조본기, 8권 여태후본기와 효문본기, 9권 효경본기와 효무본기로 구성돼 있으며 앞으로 총 40여 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방대하고도 난해한 역사서 ≪사기≫

사마천의《사기》는 한족의 시각으로 바라본 최초의 중국민족사라고 할 수 있다. 〈세가〉나 〈열전〉의 일부 장면들이 널리 알려지면서 재미있는 책으로 인식되지만 사실 제대로 알려면 너무나도 방대하고 난해한 역사서다. 예로부터 《사기》를 풀이한 수많은 주석서들중 대표적인 것이 남조 송나라 배인(裵駰)의 《집해(集解)》와 당나라 사마정(司馬貞)의 《색은(索隱)》, 당나라 장수절(張守節)의 《정의(正義)》를 꼽는데 이를 삼가주석(三家注釋)이라고 한다. 삼가주석은 본문보다 방대하고 동양 고대 사상과 제도, 관습 등에 해박해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인데, 때로는 사마천의 본문과 충돌하기도 한다. 삼가주석을 보지 않고 《사기》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그래서 삼가주석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사기 연구의 길이기도 하다.

그동안 일본 명치서원(明治書院)에서 1973년부터 《신역한문대계(新譯漢文大系)》의 하나로 《사기(史記:전 15권)》를 간행한 것이 중국어권 이외의 나라에서 수행했던 가장 방대한 사기 편찬사업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사기》도 삼가주석 전체를 완역하지는 못했다.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사기연구실에서 번역하고 신주를 단 《신주사기》는 중국어권 이외의 나라에서 처음으로 《사기》 본문과 삼가주석을 모두 번역하고 새로운 관점의 〈신주(新註)〉까지 달았다. 이번에 롯데장학재단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1차로 간행된 본기만 9권이며 앞으로 〈지〉, 〈표〉, 〈세가〉, 〈열전〉까지 모두 간행되면 총 40권을 상회하는 방대한 프로젝트다.

과연 중국사의 시작은 언제부터인가

중국고대사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가장 큰 난제는 중국사의 시작이 언제부터냐는 것이다. 이는 중국민족의 시작이 언제부터냐는 질문이기도 하다. 중국민족은 유방이 세운 한나라를 따서 한족(漢族)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우(禹)임금의 하나라에서 ‘하(夏)’ 자를 따고 섬서성 화산에서 ‘화(華)’ 자를 따서 하화족(夏華族)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제는 한족, 즉 하화족 역사의 시작이 언제부터냐는 것인데, 사마천은 황제(黃帝)부터 시작하는 〈오제본기〉로 중국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사마천의 이런 설정에 의문을 품은 학자들이 많이 있었다. 오제 전에 삼황(三皇)이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색은》의 편찬자 사마정은 사마천이 삼황을 삭제한데 불만을 품고 복희, 신농, 여와씨를 수록한 〈삼황본기〉를 따로 편찬했을 정도로 사마천의 계보도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사마천은 오제의 시작을 황제로 설정했지만 서진(西晉)의 황보밀(皇甫謐:215~282)은 《제왕세기》에서 삼황도 수록하고 황제가 아니라 소호(少昊)를 오제의 첫번째로 꼽았다. 사마천이 황제부터 중국사를 시작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사마천이 숨긴 역사, 사라진 동이족 군주들


그런데 사마정과 황보밀 등은 사마천이 삼황과 오제를 삭제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 중국은 최근 산동성(山東省) 남부 임기(臨沂:린이)시에 거대한 동이문화박물관을 열었다. 여기에 4명의 동이족 군주를 전시해놨는데, 태호 복희씨, 소호 김천씨, 치우, 순임금이 바로 그들이다. 삼황의 시작이 태호 복희씨이기 때문에 삼황부터 《사기》를 기술하면 한족의 중국사가 아니라 동이족의 중국사가 되기 때문에 결국 삼황을 삭제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한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은 김유신의 혈통에 대해 “헌원(황제)의 후예요 소호의 후손”이라면서 “남가야 시조 김수로왕은 신라와 같은 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해 김씨, 김해 허씨, 인천 이씨 등 700만명에 달하는 가락종친들이 모두 소호 김천씨의 후예라는 뜻이다.
 

이처럼 소호는 동이족임이 너무나 명백하기에 사마천은 소호도 지웠다. 즉, 삼황의 시작이 태호 복희씨고, 오제의 시작이 소호 김천씨인데, 태호나 소호부터 시작하면 한족의 중국사가 아니라 동이족의 중국사가 되기때문에 사마천은 태호와 소호를 지우고 황제부터 시작하는 중국인의 《사기》를 작성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사마천은 동이족의 역사를 지우고 한족, 즉 하화족의 중국사를 서술했다. 얼핏 봐도 중국 남방사람들과 북방사람들의 생김새가 다름에도 모두 한족이라는 개념은 사마천의 《사기》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다.
 

한편 동이족의 역사를 삭제하고, 한족의 역사로 바꾸버렸던 사마천은 자가 자장(子長)으로서 하양(지금 섬서성 한성시) 출신이다. 한무제 때 태사공을 역임하다가 이릉 사건에 연루되어 궁형을 당하기도 했다. 기전체 사서이자 중국 25사의 첫머리인 《사기》를 집필해 역사서 저술의 신기원을 이룩함으로써 후세 사람들에게 '태사공' 또는 '사천'으로 높여 불러지고 있다.  


우리역사 바로세우기의 토대가 될 《신주사기》
 

이번에 출간된《신주사기》는 때로는 사마천의 《사기》에서 그 근거를 찾고, 때로는 고대의 여러 학자들은 물론 청나라 고증학파와 민국시대(民國時代:1912~1949) 고사변학파들의 주석까지 집중적으로 연구해 중국사의 계통을 바로잡으면서 동이족의 고대사를 복원해 냈다. 1권 오제본기의 ‘사마천이 설정한 오제 및 하은주 시조계보도(109쪽)’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작성한 계보도다. 이를 통해 ①황제, ②전욱, ③곡, ④요, ⑤순의 오제는 물론 하·은·주(夏殷周) 3대의 시조가 모두 동이족이라는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신주사기》는 사마천이 쓴 본문과 삼가주석을 모두 번역하고 그 아래 원문을 수록했다. 또한 의역을 최대한 피하고 한 문장 한 문장 직독직해를 원칙으로 삼아 번역했다. 그래서 한자를 조금 아는 독자라면 원문과 대조하며 사기 원문을 읽는 지적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단순한 중국사가 아니라 하화족의 역사 속에 숨겨진 동이족의 역사를 찾는 여정이야말로 현재 정체성의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가 《신주사기》를 읽어야 하는 진정한 이유일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를 바로세운 희대의 출판물'로 평가될 《신주사기》 본기를 편찬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는 1998년 창립된 이래 한국 사학계에 만연한 중화사대주의 사관과 일제식민 사관을 극복하고 한국의 주체적인 역사관을 세우려 노력하고 있는 학술연구소다. 

 

그동안 독립운동가들의 역사관 계승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오다가 사마천의《사기》 본문 및 ‘삼가주석’에 한국 고대사의 진실을 말해주는 수많은 기술이 있음을 깨닫고 지난 10여 년간 ‘《사기》 원전 및 삼가주석 강독’을 진행하는 한편 사기연구실 소속 학자들과 《사기》에 담긴 한중고대사의 진실을 찾기 위한 연구 및 답사를 계속해왔다. 결국《신주사기》는 원전 강독을 기초로 여러 연구자들이 그동안 끈질기게 서로 토론하고 연구한 결과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사기연구실은 이덕일 소장(문학박사)을 필두로 김명옥(문학박사),김병기(문학박사),송기섭(문학박사),이시율(고대사 및 역사고전 연구가),정 암(지리학박사),최원태(고대사 연구가),황순종(고대사 연구가) 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이번《신주사기》 출간을 시작으로 앞으로 '역사 바로세우기'를 위해 작업의 기초 토대가 되는 문헌사료의 번역 및 주석 추가 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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