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 천도기도 꼭 7번씩 해야 하나
백중 천도기도 꼭 7번씩 해야 하나
  • 성법 스님
  • 승인 2010.08.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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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성법스님] 기복불교만 좇아 계율 어기는 것보다 심각

해마다 음력 7월 보름은 스님들이 여름 안거(산문 밖을 나가지 않고 수행하는 기간)를 끝내는 해제일 입니다.

세속에서는 백중(百中)이라 합니다. 불교에서는 우란분절이나 우란분재라하여 특별히 조상을 천도하는 행사가 있는 불가(佛家)의 5대 명절 중 하나로 치는 뜻깊은 날입니다.

그 유래는 「목련경」과 「우란분경」에 자세히 수록되어 있습니다.

요약하면 부처님의10대 제자 중 신통제일 목련존자가 돌아가신 자신의 어머니가 악도(惡道)에 떨어져 고통 당하고 있는 모습을 알고 부처님의 “방편”력으로 악도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 '방편'은 음력 7월 보름 하안거를 마친 스님들게 '대중공양'을 올리는 공덕입니다.

대중공양이란 음식, 의복, 약 등 수행에 꼭 필요한 물건들을 스님에게 보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 보시공덕으로 조상이 천도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절들은 백중 날 대중공양을 받는 대신 '조상 천도재'를 지내는 것으로 대신해 왔습니다. 여기까지는 이해가 갑니다.

조상에 대한 천도 방법은 꼭 '우란분절 식'만 있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장경>은 경 자체가 천도와 그 공덕에 관한 내용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원효 스님은 광명진언으로 죽은 이를 천도할수 있는 방편을 말씀하셨습니다.

저의 기우는 이런 연유가 분명한 우란분절까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대로의 '방편'으로 회귀가 아니라 불교의 '신 기복주의' 의 대표적 사례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예불시 부처님께 절도 안하는 선방이 있는 본사급 사찰이나, 스님들이 경전 공부를 하는 승가대학이 있는 절들에서 앞장서 큰 행사로 권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신 기복주의의 사례란 다름이 아니라 우란분절에 하루 지내던 천도재를 이제는 사람이 죽으면 일주일마다 7.7재를 지내고 마지막 7번째되는 날 49재를 우란분절에 마치도록 하는 절묘한 방편 아니 방법입니다. 이것을 하필 왜 우란분절에 하여 신도를 혼란시키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는 조금만 분별있게 생각해 보아도 '계율'을 어기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지않아도 우리나라 불교는 승단과 신도 모두 너무나도 발달된 '방편불교'에서 벗어나 '경전불교'로 돌아가는 길이 급하고도 험한데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참았던 속내를 말씀드리면 이 모든 것이 '동참금'과는 무관하길 부처님전에 바랍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는 절 신도들이 “우리는 왜 안 합니까?”라고 물어 왔을 때, 복장터지는 스님들도 생각해 주십시오.

목련경 중 백중관련 부분
=중략=

"어머니께서 이제 개의 몸이 되어 고생을 하시데, 전에 지옥에서 받으시던 고통에 비하면 어떻습니까."

그 개가 목련에게 말한다.

"내가 앞으로 영영 개의 몸이되어 사람의 더러운 것을 먹을지언정 나는 지옥이란 소리도 들릴까 두렵다."

목련이 또 세존에게 묻는다.

"어머니가 개몸이 되어 고생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개의 몸에서 벗어나겠습니까."

세존이 대답한다.

"목련아! 다만 七월 보름날에 우란분재를 베풀면 어머니가 개의 몸을 떠날 수가 있을 것이다."

목련이 또 세존에게 묻는다.

"무슨 까닭에 十三일ㆍ十四일은 택하지 않고 꼭 七월 十五일을 택하십니까."

"목련아! 七월 十五일은 중들이 해제하는 날이다. 기뻐하면서 한곳에 모여서 너의 어머니를 건져내어 정토에 나게 할 것이다."

목련은 즉시 부처님의 교칙에 의하여 시장에 나가 버들잎 잣나무가지를 사다가 우란분재를 베풀어서 어머니를 개의 몸에서 떠나게 하고, 부처님 앞에 어머니가 나가서 五백계를 받게 했다. 그리고 빌었다.

"원컨대 어머니는 삿된 마음을 버리고, 바른 길로 돌아가시옵소서."

이 목련의 효심이 천모를 감동시켜 와서 그를 영접해다가 도리천궁에 태어나게 하여 모든 즐거움을 받으며, 또 당시에 설법하여 중생들을 건져내었다.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부모를 위하여 이 경을 써 가지고 읽어 외우면 三세의 부모와 七대의 죽은 조상이 곧 정토에 왕생하여 모두 해탈할 것이며, 입고 먹는 것이 제대로 되어서 장수하고 부귀를 누릴 것이다.

부처님이 설명하기를 마치자 천룡팔부와 인,비인 등이 크게 기뻐하여 신심으로 받들어 행할 것을 맹세하며 예배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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