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 한국에 꼭 입국해야할 일이 생겨서 왔습니다. 자가 격리를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미국 시민권자라는 이유로 시설 격리자로 분리되어 현재 격리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직접 이런 상황을 겪어보니 수행을 접하지 못한 분들이 좁은 공간에서 14일을 보내려면 많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밖에 출입도 하지 못하고, 사람들과 만나지도 못하는 이런 상태에서 14일을 좁은 공간에서 보낸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특히 혼자 지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더욱 힘든 일일 것입니다. 무증상자라 하여도 혹여 진단 후 코로나 양성 판정이 나올까라는 걱정도 할 수 있습니다. 홀로 많은 시간을 보내야하니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 시작되면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 수록 우리의 마음을 내면으로 돌려 명상을 시작하신다면, 인생의 가장 어렵고 불편한 경험이 될 수 있는 14일간의 격리가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래 소개해 드릴 참선법을 따라 매일 열심히 하시면 14일의 격리가 인생의 가장 중요하고 긍정적인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격리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활동에 많은 제한이 있습니다. 이럴 때 답답한 마음으로 괴로워하기 보다는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참선을 해보세요. 어려운 상황에 의해 우리가 바뀌지 않고, 어려운 상황을 우리의 마음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1.참선은 매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활동에 제한이 있을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을 위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보세요. 가장 이상적인 것은 하루 1시간 참선하는 것인데, 이럴 나누어서 하는 것보다 한번 앉았을 때 다리를 풀지 않고 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처음 하시는 분들 중 이것이 너무 어려우면 최소 15분부터 도전해보십시오. 그리고 매일 시간을 조금씩 늘립니다.
2.가장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은 바른 앉는 자세입니다. 명상의 가장 좋은 자세는 결가부좌입니다. 왼발을 먼저 오른쪽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오른발은 앞으로 좀 빼 놓습니다. 그리고 오른발을 왼쪽 허벅지 위로 덮습니다. 결가부좌가 불가능하다면 반가부좌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반가부좌는 왼발을 오른쪽 허벅지 위에 놓고 앉는 자세입니다. 발 방향은 바꾸지 마십시오.
3.본인의 자세가 맞는지 틀리는지 걱정이 되시나요? 그런 걱정이 있다면 버리세요. 일단 시작이 반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한 시간동안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계속하는 것입니다. 만약 앉은 자세에서 30분이나 한 시간도 충분히 하실 수 있다면, 매일 그 시간 만큼 하시면서 시간을 조금씩 늘려보세요. 몸이 유연하지 않아 다리가 너무 아파서 15분 이상은 절대 어렵다고 판단이 되신다면, 15분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시간을 늘려보세요.
4.앉은 자세에서 무릎이 살짝 뜨거나 허리가 완전히 곧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더 오래 계속 앉으시면 저절로 자세는 바로잡아집니다.
5.마음은 단전에 모읍니다. 잡생각이 올라오는 것을 알아차릴 때마다 마음을 다시 단전으로 가져다 놓습니다. 단전은 배꼽 주변에 있는데, 고정된 자리로 생각하지 말고 그냥 배꼽 속 정도로만 생각하면 됩니다.
6.눈은 감아도 되고 뜨고 있어도 되지만, 외부에 보이는 것들이 방해가 된다면 감으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감는 것을 좋아합니다.
7.왼 손 위에 오른 손을 놓고 엄지손가락끼리 닿게 하는 비로자나 수인을 합니다. 결가부좌나 반가부좌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손으로 다리를 잡아야 한다면, 그렇게 해도 좋습니다.
8.혀는 입천장에 닿게 하여 가볍게 다물고, 코로 숨을 쉽니다. 숨을 더 깊거나 천천히 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자연스럽게 두십시오. 너무 아파서 입으로 크게 숨을 쉬어야 한다면 그렇게 해도 상관없습니다.
9.가장 중요한 것은 앉아 있는 동안 생기는 몸과 마음의 변화에 상관 없이 목표한 시간 만큼 풀지 앉는 것입니다. 상황이 어렵다고 다리를 풀어버리면, 어려운 상황을 나에게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없습니다.
10.이제 몸의 자세는 되었습니다. 그럼 명상하는 시간 동안 마음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참선하는 동안 생각을 모두 비워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명상이나 참선을 시작하자 마자 마음의 모든 생각을 비우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마음을 한 가지에 몰입하는 단련부터 합니다. 그것이 바로 여러가지 참선법입니다. 이것이 화두일 수도, 염불 또는 만트라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단순하고 쉽게 혼자 수행할 수 있도록 염불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1.불교를 믿는 분은 염불을 해보세요. 지금 코로나 상황이 안 좋은 만큼 “나무 약사여래불”을 외우면 좋습니다. 만약 기독교나 천주교를 믿는 분이라면 “성모 마리아” 또는 “예수님”의 이름을 외우셔도 좋습니다. 여러 생각이 올라올 때 마음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도록 단순한 이름을 반복해서 마음 속으로 외우는 것입니다.
12.앉는 자세 때문에 다리가 불편해도 괜찮습니다. 다리가 불편하다고 편하게 앉으면 집중력이 향상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일단 아파도 최선을 다해서 정해진 시간 동안 풀지 마십시오. 다리가 너무 아파서 집중이 안되고, 호흡이나 자세도 흐트러진다면, 이들도 다 무시하고 다리를 풀지 마십시오. 처음에는 어렵지만 이것이 기반이 되어 더욱 강력한 몰입을 이룰 수 있습니다.
13.만약 너무 아파서 걱정이 된다면 네이버 카페나 이메일로 연락하세요.
위의 방법으로 명상을 매일 해보세요. 스스로에게 도전을 해보세요. 한번도 명상이나 영적인 수련을 해보지 않은 분이라면 처음 몇일은 매우 어렵게 느낄 수 있습니다. 어려움을 겪어야 발전이 있습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매일 해보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속에 올라오는 생각을 무시하고 계속 앉는 것입니다. “내가 뭐하고 있지?’, ‘시간이 다 되었나?’, ‘쓸데 없는 짓이군’이런 생각들을 알아차렸다면, 이들을 모두 무시하세요. 15일 동안 스스로에게 도전장을 내고, 매일 정해진 시간을 채워보세요. 그리고 하루 2분씩 시간을 늘리십시오. 하루 실패했다고 다음 날 포기하지 말고 또 2분 더 추가해서 해보세요.
코로나 사태를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만드세요. 그것이 수행의 힘입니다. 위의 방법대로 따라하시면 마음 속에서 자라나는 불안감, 불편함, 화, 우울함 등을 알아차릴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선정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부정적인 기운들은 줄어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