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째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퍼져서 팬더믹이라는 현상을 만들고 있다. 정치와 경제, 기술과 이념의 세계화가 아닌 전염병의 세계화라니 이전에 없던 일이다. 그래서 인류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세계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 말하고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미래학자이며 역사가인 유발 하리디는 앞으로 온라인 인터넷 강의가 일상이 아닌 필수가 된다고 말했다. 수천 년 전통적인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은 종지부를 찍게 되고 영상교육의 시행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모든 학교개학이 계속 연기되고 온라인교육이 일상이 된다면 교육의 개벽 현상이 아닌가? 둘째로 수백 년 내려온 자유자본주의 특징인 재화획득을 위한 고도성장주의와 그에 따른 노동의 댓가보다 정부가 지급하는 기본소득으로 살아간다고 했다. 흡사 사회주의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말하자면 세계를 흔드는 변종전염병은 자유롭게 일하고 자유롭게 소득을 올려 자유롭게 생활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셋째 중세에서 근대화로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온 유럽, 미국의 '선진국우월주의'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 후진국이 동경해온 수백 년의 환상이 깨어지고 서양 사대주의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수많은 문명비평가들이나 역사학자, 혹은 경제학자들도 오래전부터 노쇠한 유럽이 무너지고 미국의 '팍스아메리카'가 힘을 잃으면 상대적으로 동양권이 급부상하는데 그 리더는 중국, 인도라는 것이다. 20세기 대표 역사학자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서구의 가치는 무너지고 동방의 새 가치관이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 예언하고 대표적으로 서구의 기독교가 동방의 불교를 만난 것은 20세기 최고의 역사라고 평한 바 있다. 그는 앞으로 21세기를 이끌어갈 정신문명은 불교라고 말했다. 그 외 숱하게 많은 대표적인 서구 지성인 중에는 철학자 심리학자 생물학자 뇌과학자 종교역사가가 총망라하고 있으니 과히 틀린 말이 아니다. 1세기에서 2, 3세기 전 서구는 식민지배로 인도와 중국, 동남아의 문화와 불교를 학습 연구 경험함으로써 단순히 물질적인 지배뿐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까지도 획득했다고 본다. 16세기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제국주의 식민지개척이 서막을 올리면서 동시에 영국, 불란서, 독일 미국 등의 전 세계 지배를 위한 전쟁과 무역이 세계를 변화시켰다. 1차대전과 2차대전을 겪으면서 문명사는 기술의 혁명과 자본의 팽창에 따라 인류사는 절정에 달했다. 물론 강대국에 의한 국지전, 이를테면 베트남전 중동전이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세계대전의 전면전으로는 확대되지 않았다. 유엔의 중재와 전쟁을 바라지 않는 사강의 힘이 상호견제하고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도 큰 원인일 것이다.
코로나의 역습과 세계대전
큰 전쟁이 없는 강대국의 핵무기조차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세계대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 화학전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으니 모순의 극치다. 예고 없는 코로나의 공격에 강대국들이 예외 없이 엄청난 피해를 입고 미처 피하지 못한 시민들이 연일 무방비로 당하고 있는 뉴스를 보면서 우리는 '역사는 돌고 돈다',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상대적으로 코로나의 두 번째 발생국인 한국은 매우 우려가 컸으나 다행히도 정부가 방역에 대한 시스템을 철저히 운영하고 시민들도 수칙을 잘 따름으로써 코로나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비록 코로나로 경제침체가 가속화되고 시민들도 불안과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나 전 세계가 겪는 일이니 대범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는 변종전염병이나 그 변종이 우리에게는 이외의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코로나의 엄정관리가 전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칭찬받고 있는 사실에서 보듯이 세계의 최고지도자들인 트럼프와 시진핑 등 다수의 국가원수들이 한국정부에 도움을 요청해 왔고 세계 제일의 갑부이자 컴퓨터산업의 주역인 빌게이츠 회장마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지와 협력을 부탁하고 있다. 남북분단과 경제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로서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우리의 국력과 위상으로 경제와 안보 숙제를 풀 수 있을까?
미국은 그렇지 않아도 주한미군 주둔비를 예년의 다섯 배를 내라고 압력을 가하고 한국정부는 대응을 못 하고있는 형편이다. 그 외 미·중의 무역마찰로 빚어지는 우리 경제의 손실 또한 크다. 더욱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일본과의 갈등, 남북문제, 보수층의 안보공격과 일자리실종도 정부가 당면한 난제임이 틀림없다. 나이 많은 세대들의 복지문제도 있으나 젊은 세대의 장래 문제도 현재로서는 답이 없다. 그런데 세계가 두려워하고 경멸하는 변종독감을 한국정부와 사회가 잘 다스리는 것을 보며 세계는 한국을 다시 보고있는 것이다.
코로나는 실체가 없는 무아, 윤회다
태양에서 떨어져 나온 한점의 지구 불덩어리가 45억 년 동안 진화한 것이 현재의 지구다. 지진과 화염에 휩싸여 10억 년이라는 영겁의 시간을 지나 지구가 식으면서 흙과 물 산소가 생겨났고 바닷속의 미생물 박테리아가 최초의 생명을 잉태했다. 그 후 생물진화학에서 보듯이 수중생물이 태어나고 물고기가 생기고 또 뭍으로 이동해 각종 동물과 식물 광물이, 수백만 년 전에는 인류와 유인원의 포유류가 지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수없이 많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미생물은 생명체의 모체라는 점에서 현대과학은 둘 다 생명공동체라 말한다. 현대의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나온지 20만 년이고 인류사가 만년이 넘었다 하나 박테리아의 발견은 근대에 들어와 이뤄졌고 박테리아보다 더 미세한 바이러스는 전자현미경의 발명 이후 수십 년에 불과하다. 이번의 슈퍼 바이러스인 코로나19는 과거의 바이러스 중 가장 독한 변종이라는 것이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려면 최소한 1, 2년 걸린다 하니 그사이 코로나로 얼마나 많은 인류가 피해 입을지 두려운 일이다. 생물체인 박테리아와 무생물에 가까운 바이러스가 숙주동물에 붙어 기생하다가 어느 날 인간 세상에 침투해 환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니까 바이러스는 본래 실체가 없는 무아 무상의 무생물이나 생명체에 붙으면 무한한 생명을 복제 증식한다는 것인데 불교적으로 해석하면 바이러스의 윤회 연기가 과학적으로 증명된다. 쉽게 말해서 보통 우리는 인간이나 동물이 나고 죽고를 되풀이하는 윤회를 믿지 않는다. 삶은 눈에 보여도 죽음 이후는 볼 수도, 증명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는 우리가 눈에 보이는 세계는 착시현상이라고 말한다 보고 듣고 느끼는 오감은 뇌의 작용에 불과하며 객관적 진실이 아닌 주관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전자공학과, 의학, 심리학, 철학, 생물학이 총 망라된 뇌과학은 현대의 생명과학과 정보기술을 집약한 현대과학의 맨 앞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오감, 오온이 비었고 물질과 심리도 본래 없다는 무아 윤회는 뇌과학과 같고 또한 무생명체의 바이러스와 같은 이론이다. 인간과 동물들이 무상한 시간 속에서 끝없이 윤회하는 생멸 연기의 생사에서 벗어나 환멸 연기의 해탈의 대자유를 말한다. 심안이 열리면 이 세상이 무상이며 나의 존재가 무아인줄 깨닫고 쉽게 이해하지만, 그렇지 못한 욕망의 노예로 머문다면 마치 악성 바이러스처럼 영원히 윤회의 덧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본래 존재하지 않는 악성 바이러스를 인간 세상에 끌어들여 끝없는 생사윤회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세계는 과학의술 발전과 더불어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계속되리라 한다. 보살의 구제 자비심도 끝이 없고 바이러스의 악성 전염병도 끝없이 발생할까 생멸의 연기는 환멸연기로 전환되기 전까지 중생의 고통과 환란은 계속된다는 것이니 인간 동물 미생물은 상호 순환관계이며 서로가 필요한 존재이면서 때론 서로를 해치는 존재로 변화무쌍한 생명의 법칙이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생명을 살리고 또 죽이는 선순환과 악순환의 윤회가 거듭되는 중생의 삶이다. 그리고 선악의 윤회와 그 고리와 사슬을 끊는 게 불교의 가르침이라면 현대의 뇌과학도 인간의 착시착각 현상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한다. 생사일여生死一如의 도인과 부처와 보통 인간들의 생사이원론生死二元論은 영원히 풀지 못하는 범부중생의 숙제이다. 생로병사와 바이러스는 공생관계임을 부정할 수 없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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