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사, 이번엔 전 주지 국고 횡령 등 논란
고운사, 이번엔 전 주지 국고 횡령 등 논란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0.05.06 17: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부담 업자에 대납 혐의…건설업체 압수수색
전통사찰방재시스템 구축사업 비리 의혹도 수사 중
2014년 11월 개관한 고운사 템플스테이체험관(문화체험관).
2014년 11월 개관한 고운사 템플스테이체험관(문화체험관).

경찰이 조계종 제16교구본사 고운사 전 주지 A스님 등을 수사하고 있다. 건설업체에 수억원의 자부담을 대납시킨 혐의다. 교구장 교체 후 잡음으로 논란이 된 고운사가 이번엔 국고보조금 횡령 의혹까지 더해졌다.

6일 경찰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문화템플관 조성 및 전통사찰방재시스템 구축 사업을 시행했다. 이 사업은 A 스님이 고운사 주지 시절 시행됐다. A 스님은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사법기관의 대표를 맡고 있다.

경찰은 이 사업과 관련, A 스님이 건설업체에 수억 원의 자부담을 대납시켰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국민권익위위원회를 통해 접수된 공익제보로 시작됐다.

경찰은 고운사와 해당 건설업체 사무실에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수색한데 이어 A 스님과 당시 부주지였던 C 스님, D 총무스님을 비롯해 시공업체 대표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경찰 조사에서 A 스님 등 관계자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문화템플관은 연면적 1,606㎡ 규모의 2개 건물로 2014년 11월 개관했다. 도비와 지방비 30억원,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보조금 15억원, 사찰 자부담 4억5천만원 등 총 49억5천만 원이 투입됐다. 이 중 고운사가 부담해야 할 4억5000만원을 시공업체에 떠넘겼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문화템플관과 함께 고운사 전통사찰방재시스템 구축사업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 지 살펴보고 있다. 2016년에 진행된 고운사 지능형 통합관제시스템 및 전기화재예측시스템 조성사업에는 총 5억250만원이 들어갔다. 이 사업에서 고운사의 자부담은 총사업비의 20%인 1억50만원이지만 이 역시 시공업체에 대납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문화템플관 조성사업 등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해 사업비가 정당하게 쓰였는지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며 "관련자 조사는 마무리 단계다. 조만간 혐의가 특정될 경우 관련자들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운사 템플스테이체험관 공사 관련 수사는 지난달 22일 주지 자현 스님 기자회견에서 처음 알려졌다.

기자회견에서 <불교닷컴>은 자현 스님에게 고운사 템플스테이 관련 수사에 대해 질의했다. 자현 스님은 “종단에 누를 끼칠 수 없다”면서 “내가 직접 보거나 들은 일이 아니어서 답변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현 스님은 “최근 종단 총무원 모 국장이 교구에 내려와 템플스테이와 방재시스템사업에 대해 유출됐다는 말을 들어 알게 됐다.”면서 “이 문제는 전임 교구장이나 전임 부주지와 전임 총무국장에게 묻는 게 정답이 아니냐”고 했다.

또 자현 스님은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경찰 수사를 받은 적이 없다. 제가 모르는 것을 함부로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 종단에 누를 끼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국고보조금이 투입되는 템플스테이와 사찰방재시스템 사업에서 건설업자에게 자부담을 대납하게 해 문제가 된 일은 여러 차례 있었다. 공주 마곡사 전 주지도 수억 원의 자부담금을 건설업체가 대납하도록 해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전통사찰방재시스템 구축사업에서도 상당수 사찰들이 자부담을 업체에 떠넘겨 수사를 받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34-733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법인명 : 뉴스렙
  • 제호 : 뉴스렙
  • 등록번호 : 서울 아 0043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7-09-17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뉴스렙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etana@gmail.com
  • 뉴스렙「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조현성 02-734-7336 cetana@gmail.com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