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드리 쫄면'은 경북 영주에 가면 꼭 맛봐야 하는 맛집이다. 지난 1986년 같은 장소에서 3대가 가업을 이은 이 집은 전국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하는 맛집이다. 지난 2018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18곳의 백년가게 가운데 한 곳으로 꼽혀 대통령상을 받았다.
박희승 교수(불교인재원)이 최근 고우 스님 법문을 정리해 <태백산 선지식의 영원한 행복>을 펴냈다.
책에는 고우 스님이 '나드리 쫄면'을 운영하는 여성 신도에게 준 가르침이 담겼다.
스님은 "손님을 돈으로 보지 말고 은인으로 보고 장사해 보라"고 했다.
이어서 "손님, 고객 덕분에 직원들 월급 주고, 가겟세 내고, 가족들 먹여 살리고, 아이들 교육 시키고 문화생활하고 저축도 하니 손님이 은인이다"고 했다.
한달 여 후 여성 신도는 밝은 얼굴로 고우 스님을 찾아와 "장사가 대박"이라고 했다.
고우 스님은 이 일화를 소개하면서 "주인과 손님의 양변에서 장사하는 것은 분별이나 손님을 은인으로 부처님으로 생각하며 장사한다면 장사가 안될 리가 없다"고 말한다.
스님은 "우리는 나와 네가 둘이 아니라는 중도를 바로 알아 일상생활에서 중도를 실천하면 대립과 갈등을 해소해 갈 뿐만 아니라 모든 일을 원만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같은 스님의 가르침은 한 대기업에도 전해져 '은인 경영'으로 자리 잡았다.
책을 정리한 박희승 교수는 11일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출판 기념 간담회에서 "지난 2002년 한창 갈등을 겪던 종단과 불교계 현실의 답답함을 스님을 만나면서 풀었다"고 했다.
책은 스님을 만나 조계종 종무원에서 생활참선 지도자로 변신한 박 교수가 고우 스님에게 올리는 법문값이다.
박 교수는 "깨달음과 해탈을 고우 스님은 쉽게 '영원한 행복'이라고 말한다. 책에는 석가모니 부처님부터 역대 조사를 이어온 가르침을 고우 스님 만의 쉬운 언어로 담았다"고 했다.
이어서 "고우 스님은 중도 연기를 생멸 연기가 아닌 존재 원리로 이해하라고 말씀한다. 이미 우리 각자가 부처님이라고 생각하라는 가르침"이라고 했다.
고우 스님은 김해 청암사 수도암으로 출가했다. 고봉 관웅 혼해 등 당대 대강백에게 경전을 배우고, 향곡 선사의 가르침을 시작으로 평생 수좌로 살았다. 지난 1968년 적명 무비 법연 스님 등과 제2 봉암사 결사를 한 주인공이다.
책에는 고우 스님이 성철 서암 스님 등과 나눈 법담이 담겼다. 고우 스님이 참선을 비롯한 생활 속 수행법을 쉽게 설명한 것을 박 교수가 한번 더 소화해 잘 읽히는 글로 담아냈다.
책을 정리한 박희승 교수는 조계종에서 재가 종무원으로 20년을 지냈다. 고우 적명 스님에게 간화선 지도를 받았다. 지금은 불교인재원(이사장 엄상호)에서 기업 공무원 일반인 대상 생활참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조계종 수좌스님들과 봉암사 세계명상 마을 건립 원력을 세우고 정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