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이야기
인디언 이야기
  • 이기표 원장
  • 승인 2010.09.10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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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표의 세상이야기]

미국 서부지역에 살던 아파치족의 추장이 나이가 많아 후계자를 선출하게 되었다. 인디언들은 추장을 선출할 때 체력과 지혜, 인품을 두루 시험하여 모든 면에서 뛰어난 용사를 낙점하는 전통이 있었다.

노 추장은 그 전통에 따라 모든 젊은이들을 모아놓고 서로의 실력을 겨루게 했다. 말타기, 활쏘기, 사냥, 씨름, 격투 등 여러 관문을 통과하고 최종적으로 세 명의 용사가 선발되었다. 노 추장이 그들을 세워놓고 아득히 펼쳐진 로키산맥을 가리키며 이렇게 명령했다.

“아파치의 자랑스러운 용사들이여! 저 멀리 눈 덮인 로키산맥의 최고봉이 보이는가? 지금부터는 아무런 장비 없이 맨 몸으로 저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제일먼저 도착하는 사람을 나의 후계자로 삼을 것이다. 너희들은 저 최정상에만 있는 물건을 찾아 하나씩 들고 오도록 하라!”

세 용사는 가시에 찢겨 피를 흘리고 바위에서 굴러 떨어지는 등의 악전고투 끝에 정상에 올라갔다. 그리고 저마다 정상을 정복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돌아왔다. 

그 중 가장 먼저 달려온 용사는 그 산꼭대기에서만 사는 나뭇가지를 들고 왔다. 잠시 후 두 번째 용사가 달려오더니 역시 산꼭대기에 박혀있는 붉은 빛의 돌조각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그러나 얼마 후 돌아온 세 번째 용사는 빈손이었다.

추장은 실망스런 얼굴로 세 번째 용사를 바라보며 왜 빈손으로 왔는가를 물었다. 그러자 세 번째 용사가 이렇게 대답했다.

“추장님, 저도 분명히 최고봉에 올라갔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거기에서 산 너머에 펼쳐진 비옥한 땅과 넓은 강물과 수많은 들소들을 보았습니다. 저는 누가 추장이 되든지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파치족은 저 산을 넘어가야 합니다.”

이 말을 들은 노추장의 얼굴은 놀라움과 기쁨으로 활짝 펴졌다. 앞서 온 다른 두 용사는 정상에 올랐었다는 증거물만을 가지고 왔으나, 세 번째 용사는 고난과 좌절을 겪고 있는 아파치족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는 <미래의 꿈과 미래의 방향>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우리 불교계에도 미래를 걱정하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신도들의 평균연령이 노령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노쇠화를 해결할 방법은 청소년불자를 늘리는 일 뿐으로 그것이 또한 불교계 전체의 미래이기도 하다. 그래서 청소년 들의 눈높이에 맞춘 포교방법을 개발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교종단의 근본적인 청년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종단 지도자들의 사고가 젊어져야 하고 설법이 젊어져야 한다. 그리고 젊은 층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방편으로 ‘미디어 포교’를 강화하겠다고 하는데 청소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인디언 노 추장이 선택한 대로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꿈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운용이 필수다. 그리고 그들이 쉽게 이해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1956년 남해에서 태어난 그는 불교방송 부산사업소장, 진여원불교대학 학장을 거쳐 부산보현의집 원장을 맡고 있다. 부산노숙자쉼터 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급식 등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Fact 포럼 대표, 한국전력공사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제로에서 시작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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