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주 스님이 4억5천 출연?…“사실과 다르다”
월주 스님이 4억5천 출연?…“사실과 다르다”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0.05.2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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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원 A씨·B스님 “나눔의 집 해명 이해 할 수 없어”
“종정 월하 대종사 거액 희사·불교인권위 모금·깨사 기금
조영자 보살 토지 기증, 대동주택 무상건축 보시로 건립”
MBC PD수첩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 갈무리.
MBC PD수첩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 갈무리.

후원금 부적절한 사용 등으로 파문을 빚고 있는 '나눔의 집'이 월주 스님(대표이사, 조계종 원로의원) 주장과 달리 스님의 개인 돈을 출연해 건립한 것이 아니라는 복수의 주장이 나왔다. 나눔의 집에서 수년 간 근무한 A씨와 설립 초기 활동한 B스님 등을 통해서다.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은 MBC PD수첩 방송에 앞선 19일 입장문에서 "송월주 이사장님은 1992년 설립 당시 4억5천만 원을 출연하였고, 700평의 토지를 독지가에게 권선하였으며, 29년 동안 무보수로 봉직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눔의 집 주장과 달리 월주 스님이 설립 당시 개인 사비 출연은 없었다는 게 나눔의 집 사정에 밝은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21일 <불교닷컴>에 “나눔의 집은 최초 불교인권위원회가 정신대(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설립했으며,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정관 스님이 대표를 맡았다.”면서 “조영자 보살이 땅 640여 평을 기증하고, 당시 종정이신 월하 대종사께서 익명으로 1억 5,000만 원을 희사하고, 정관 스님이 약 5,000만 원, 불교인권위원회 진관·지원 스님·한상범 교수를 비롯해 불자들이 십시일반 후원해 나눔의 집 건립 발원이 시작됐다.”고 증언했다.

또 “조영자 보살의 땅 기증 이후 대동주택 곽정환 회장이 나눔의 집 건축을 무상으로 해줬다.”고 밝혔다.

나눔의 집 건립을 위해 640평의 땅을 기증한 조영자 씨 기사.(한겨레신문 1992.08.30. 갈무리)
나눔의 집 건립을 위해 640평의 땅을 기증한 조영자 씨 기사.(한겨레신문 1992.08.30. 갈무리)

B스님 역시 “제 기억으로는 92년부터 95년까지는 정관 스님께서 대표를 맡으셨고, 당시 월하종정스님께서 1억5천만 원, 부산 영주암 정관 큰스님께서 5천만 원을 선척하시어 나눔의 집 건립 발원이 시작됐다.”면서 “송월주 스님은 훨씬 나중인 1995년 이후에나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A씨는 또 “월주 스님이 나눔의 집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이셔서 나눔의 집 건립을 발원하던 불교인권위원회 대표진들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면서 “당시 조계종 총무원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깨달음의 사회화 사업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종단의 관심을 호소하면서 깨달음의 사회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모금된 후원금 중 2억 좀 못 미치는 금액이 나눔의 집 건립 기금으로 전달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A씨와 B스님의 주장은 조계종기관지 <불교신문>의 보도로도 확인된다.

<불교신문>에 따르면 1996년 6월 나눔의 집 설립을 발원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헌신적으로 노력한 혜진 스님과 나눔의 집 건립 부지 640평을 기증한 조영자(당시 43세) 씨는 이수성 국무총리로부터 ‘복지사업유공자’ 표창을 받았다.

또 1995년 12월에는 당시 나눔의 집 측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종단의 지원과 관심 있는 분들의 후원으로 완공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더욱이 당시 조계종 종정이자 영축총림 방장이었던 월하 대종사가 거액을 지원한 사실도 확인된다.

<불교신문> 2003년 12월 8일자에는 백창기 당시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이 월하 대종사 영결식 조사를 통해 “대선사께서는 끊임없는 수행과 자비행으로 중생의 사표가 되셨다.”면서 “정신대 할머니들을 위한 나눔의 집 건립기금으로 한푼 두푼 모아 둔 거액을 익명으로 내놓은 일”이 있다고 밝히는 대목이 나온다.

<한겨레신문> 1992년 8월 30일자에는 '나눔의 집에 여성불자가 땅 기증'이란 제목으로 조영자 보살이 토지 640평을 기증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또 <동아일보> 1995년 8월 11일자에는 나눔의 집이 160평 규모로 같은 해 8월 14일 착공된다면서 당시 원장인 혜진 스님이 "나눔의 집 건립 사업 3억 원 중 2억원만 모인 상태여서 재원마련이 시급하다며 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 모집과 일본 민간단체들과 연계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의 주장과 조계종기관지 <불교신문>, 일간지 보도 등에 따르면 경기도 퇴촌의 나눔의 집은 조계종단이 추진한 깨달음의 사회화 사업 기금과 월하 대종사와 정관 스님의 희사금, 정관 스님과 진관 스님, 지원 스님, 혜진 스님, 작고한 한상범 교수(당시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그리고 많은 후원자들의 희사, 그리고 조영자 보살이 640평의 토지 기부, 곽정환 대동주택 회장의 무상 건축으로 설립된 것이다.

1995년 8월 당시 나눔의 집 원장 혜진 스님은 나눔의 집 건립 사업 3억 원 중 2억원만 모인 상태여서 재원마련이 시급하다며 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 모집과 일본 민간단체들과 연계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동아일보 1995. 08.11 갈무리)
1995년 8월 당시 나눔의 집 원장 혜진 스님은 나눔의 집 건립 사업 3억 원 중 2억원만 모인 상태여서 재원마련이 시급하다며 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 모집과 일본 민간단체들과 연계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동아일보 1995. 08.11 갈무리)

물론 깨달음의 사회화 사업을 당시 총무원장인 월주 스님이 시행하고 모금액 중 일부를 나눔의 집 건립에 출연하도록 했다고 해도 이는 후원자들의 후원금을 모아 조계종단이 실행한 것이어서 월주 스님의 개인 사비로 출연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나눔의 집 건립에는 삼보정재와 불자들의 무주상보시가 있었다는 점에서 나눔의 집이 특정한 인물의 소유물로 인식될 수 없다는 점이다. 나아가 조계종단이 나눔의 집은 종단이 직접 관리하는 법인이 아니라면서 선긋기에 나섰지만, 나눔의 집 건립 사업에 깨달음의 사회화 기금이 투여됐다면 종단과 무관할 수 없다. 19일 조계종 총무원이 낸 입장문은 공허한 메아리가 된다.

A씨는 “나눔의 집은 설립 때부터 정신대(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보살피는 시설이자, 일제가 자행한 위안부 문제를 역사성을 보존하는 것을 가중 중요한 설립 목적으로 삼았다.”면서 “최근 나눔의 집이 정관을 변경해 목적 사업의 첫 머리에 무료양로시설 설치운영으로 변경하고, 위안부 할머니들과 위안부 문제의 역사성을 지운 것은 나눔의 집을 사유화한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후원금의 부적절한 사용 등 운영의 방만함은 인적쇄신과 법적 절차에 따라 해결할 수 있지만, 위안부 할머니들 시설의 설립목적과 역사성을 지운 행위는 현 운영진이 나눔의 집을 운영할 자격이 있는 지 의심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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