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문자도 판화 및 판목 70여 점 전시
동아시아 문자도 판화 및 판목 70여 점 전시
  • 박선영 기자
  • 승인 2020.05.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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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판화박물관, 이달 30일부터 7월 31일까지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판화로 보는 동아시아 문자도의 세계’ 특별전을 5월 30일부터 7월 31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20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으로, 한국·중국·일본·베트남의 문자도 판화를 비롯해 문자도를 찍었던 판목을 중심으로 70여 점을 선별했다.

문자도는 주로 육필작품인데 이번에 선보이는 문자도는 판화로 된 작품이라는 것이 특별하다.

▲ 한국의 문자도 판화. 효제도 중 '義'자의 채색본. 사진 고판화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에 출품한 한국 문자도 판화는 관(官)·사찰·민간의 세 가지 판본을 선보이는데 이 중 관이나 궁중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하는 판본은 효제도(孝悌圖) 문자도 목판화 병풍이며 18세기 후반을 제작시기로 본다. ‘효제도’란 삼강오륜을 비롯한 유교적 윤리관을 드러내는 효, 제, 충, 신, 예, 의, 염, 치의 여덟 글자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그림이다.

사찰 판본은 신흥사 문자도 목판화 병풍이며 조선 후기 제작으로 추정하며 인출본의 상태가 많이 닳은 것으로 보아 인기가 많았다고 추정한다. 이외에도 민간에서 제작한 민간판본과 20세기 초부터 도입된 석판화 기법의 작품도 소개된다.

▲ 청나라 후기에 제작한 중국의 문자도.

중국의 문자도 판화로는 소주 도화오에서 제작된 수자 목판화 문자도를 비롯하여, 근대에 복원된 소주 수복 대형 다색 목판화, 화조와 글자를 조합하여 조상과 부모와의 관계를 경계하는 대련 판목, 화조와 글자가 조합된 다양한 흑백 문자도 판화가 소개된다.

특히 글자로 노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노래난’ 판목은 공산당 모자를 쓰고 있어, 공산당에서도 판화가 주요한 홍보 수단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같은 글씨라도 지방마다 문자도가 다르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이 소개된다.

▲ 일본 '나무아미타불'채색문자도 중 '佛'.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 사진 고판화박물관 제공.

일본의 문자도 판화는 불교의 대중포교용이 주류를 이루며 ‘나무아미타불’ 여섯 글자 속에 《무량수경》의 내용을 삽화로 넣어 극락왕생을 유도하는 작품이 많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미타불이나 부동명왕의 형상을 글자와 결합하여 부적으로도 사용하는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의 복신인 에비스를 작은 글자를 연결해 표현한 판목도 출품되며 이는 에도시대 일본 판각술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 평가한다.

베트남 문자도 판화는 중국의 연화의 영향을 받아 집집마다 연초에 판화를 사서 붙이는 풍습이 남아 있으며, ‘壽’자와 ‘福’자를 다색판화로 표현한 동호판화와 대형 다색판화로 표현된 향총판화가 지금도 생산되고 있다. 제작방법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주로 테두리를 찍은 후 색깔을 입히는 가채 판화 방식이며, 지금도 베트남 사람들에게 문자도 판화가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한 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동아시아인들의 문자도 판화를 통해 디자인이 뛰어나고 장식으로서의 기능, 판화의 복제로 예술의 대중화에 크게 이바지한 점 등을 알 수 있다”며, “이런 장점을 현대예술에 창의적으로 접목한다면 예술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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