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만해 새로운 100년 첫발 “제2의 만해 되겠다”
청년만해 새로운 100년 첫발 “제2의 만해 되겠다”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0.06.2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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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BA대불청 20일 창립 100주년 기념법회 봉행
만해평화센터 내년 2월 개관 등 기념사업 발표
KYBA대한불교청년회가 지난 20일 서울 성북구 심우장에서 창립 10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기념촬영하는 대불청 회원들.
KYBA대한불교청년회가 지난 20일 서울 성북구 심우장에서 창립 10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기념촬영하는 대불청 회원들.

청년만해들이 새로운 100년을 시작한다. 만해 한용운 스님이 1920년 조선불교청년회를 창립한 지 100주년이 되는 올해, KYBA대한불교청년회(중앙회장 하재길)가 100주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100년을 열기 위한 몸짓이 한창이다.

20일 만해 스님이 입적하기 전까지 기거한 서울 성북동 심우장에서 대불청 창립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코로나 19 사태는 100주년을 맞은 청년불자들이 기개를 떨쳐야 하는 자리마저 위축시켰다. 기념식에 온 대불청 회원들은 지부장들과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 등 50명 이내로 한정됐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은 철저했다. 입구에서 손을 소독하고, 체온을 재고, 사전에 참석자 명단이 작성됐고, 미리 예약하지 않고 온 소수의 회원들은 명단에 추가됐다. 배치된 의자는 ‘거리두기’로 오랜 만에 만단 도반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이야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소수의 인원이지만 100주년을 맞아 만해 스님의 뜻을 잇고 새로운 100년을 열겠다는 힘찬 의지는 드러났다.

“한국불교 새롭게, 항구적 평화통일에 청년불자 앞장”

하재길 중앙회장은 “만해 스님께서 조선불교청년회를 창립하셨을 때 해야 할 일은 한국불교의 왜색화를 막고 일제의 억압에 항거에 민족정신을 바로하고,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것이었다.”면서 “100주년을 맞은 우리 청년만해들이 해야 할 일은 한국불교를 바르고 새롭게 만들고,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된 남북관계를 새롭게 정립해 평화적이고 항구적인 통일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불청은 하재길 중앙회장이 취임한 후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대불청 회원들의 고령화와 청년 불자들의 감소세에 중앙조직을 중심으로 회원의 나이 대별로 조직을 세분화했다. ‘그룹화’를 통한 조직 활성화에 나선 것이다.

우선 단체이름을 현대화했다. 대한불교청년회라는 단체명에 ‘KYBA’라는 영문 단체명을 앞에 내세웠다. 정관도 변경했다. 20-30세대, 40-50세대, 56세 이상 세대를 그룹화 했다. 각 그룹은 스스로 지도자를 뽑아 그룹별 독자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만해평화센터 설립 등 100주년 기념사업을 설명하는 하재길 중앙회장.
만해평화센터 설립 등 100주년 기념사업을 설명하는 하재길 중앙회장.

하재길 회장은 “종교인구가 감소하는 현실과 불교계 역시 신도가 감소하고 있는 현실에서 ‘청년’이라는 데 한정해 뛰어난 인재들이 활동하지 못하도록 제약하는 것은 대불청에 큰 손실”이라며 “그룹화를 통해 대불청과 함께 해온 회원들이 좀 더 활동할 수 있도록 확장한 것”이라고 했다.

20일 심우장에서 100주년 기념식…새 100년 준비 계획 발표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시작한 100주년 기념사업은 연초 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주춤거렸다. 이날 100주년 기념식 역시 수천 명의 회원이 운집하기 어렵게 했다. 하지만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대불청의 100주년의 시작은 ‘어둠을 밝히는 청년, 그대는 항상 시대의 등불이어라!’를 기치로 삼고, △성찰(Reflection) △재해석(Reinterpret) △혁신(Renovation) △재탄생(Rebirth) 등의 ‘사리불(4-Re)’을 향후 100년 간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한다.

대불청 “스스로 일어나겠다…만해평화센터 개관”

새로운 100년의 시작은 ‘스스로 일어나겠다’는 것이 목표다. 100년 동안 자기 집 없이 셋방살이를 했지만, 이제 대불청 만의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1992년 불청 자립과 자주를 위한 회관 건립이 추진됐지만 주춤했다. 이제 100년을 새롭게 열어야 하는 이때, ‘만해평화센터’를 설립해 자주와 자립의 기치를 세우고 한국불교 대표청년단체로서 기상을 다시 세워가겠다는 것이다.

하재길 회장은 기념식에서 과거를 말하기보다,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경과와 이후 일정을 이야기했다.

그는 “대불청은 100년 역사에서 청년 불자들이 참다운 인간, 올바른 사회, 인류 구제라는 강령에 따라 신행활동을 하며 시대의 아픔과 함께 해왔다. 사회적 고통 해결을 통한 깨달음의 길, 행복한 사회를 이루는 데 앞장서 왔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직 사회적 고통이 해결되지 않고 불확실한 미래 위기에 직면해 있어 100년 전 시대의 선구자로 대불청을 태동한 만해를 다시 소환하려는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면서 “분단 예토를 통일 정토로 만들 ‘만해’ 인류 정의와 상생의 가치를 이끌어 갈 ‘만해’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가능성과 기후환경위기가 상존하는 위험사회에서 올바른 길을 안내할 ‘만해’, 대불청이 ‘제2의 만해’의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만해평화센터’는 대불청 창립자 만해 스님의 사상과 운동성을 계승하고, 우리 사회 아젠터 발굴과 그것을 선도할 역량을 갖추고, 청년만해의 사회적 역할을 담지 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만해평화센터는 대불청100주년기념관이자 청년불자들의 중심지이다. 올해 연말까지 몇몇 건물을 살피고 따져 서울 시내 한 곳의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센터 내에는 연구실, 강의실, 사무국, 자료보관실, 프로그램 개발실, 500나한전 등이 들어갈 예정이다. 건물 매입을 위해 대불청은 ‘100만 불사 500나한 불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뜻 있는 회원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대불청 100년의 역사를 보고하는 김희영 지도위원.
대불청 100년의 역사를 보고하는 김희영 지도위원.

배영진 기념사업 회장은 “우리가 우리 시대에 불사를 완성해야 한다. 승단과 불자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청년불자의 모습을 갖추려면 오백나한 불사를 완성하고 ‘만해평화센터’를 건립해 10만 회원과 개소법회를 열어야 한다.”며 “만해평화센터는 만해 스님이 추구한 나라의 자주독립, 불청의 자주독립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해평화센터는 ‘공간’ 외 ‘실천’으로 채울 계획이다. 센터에서는 △만해기림사업 △학술·연구 사업 △희망인재육성사업 △통일교육사업 △문화보존사업 △국제연대사업 등으로 청년만해의 역할을 실천해 간다.

만해 기림 사업은 이미 40년을 이어온 전국최대청소년 문학축제인 ‘만해백일장’ 외에 만해순례길 ‘길 위에서 길을 묻다’ 사업을 추진한다. 대불청은 지난해 만해 스님과 관련된 출생지부터 열반지까지 돌아보며 순례길 사업을 준비해 왔다.

학술·연구 사업으로는 △민간통일정책 연구 △청년 아젠다 연구 △청소년인성프로그램 연구 △만해 정기세미나 등 학술심포지엄 △시사계간지 ‘만평 논단’, 정기 학술지 ‘천강에 비친 달 ’ 발간 등이다.

희망인재육성 사업은 △청년정책 네트워크 △위기청년 마음 챙김 사업, 청년 일자리 운영 △청년활동곤간 유치 및 수탁사업 △퀀텀 뇌과학 강좌를 진행한다.

통일·교육 사업은 △통일역량 육성 사업(미래통일세대 육성 및 민족공동체 의식 함양) △남북청년교류사업 △북한문화재 보존사업 △남북불교 역사유적 답사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한다.

문화보존사업은 △사찰문화해설사 양성 사업 △문화재지킴이 사업 △폐사지 지킴이 사업 △생생문화재 사업이다. 국제연대사업은 △국제교류 사업 △정의평화네트워크 구축 및 갈등치유를 위한 공공외교 해외원조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불청은 이미 사찰문화해설사 양성 사업을 진행해 해설사를 배출하고 있다.

대불청은 자주독립을 염원한 만해를 소환, 그의 사상성과 운동성을 계승해 제2의만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대불청은 자주독립을 염원한 만해를 소환, 그의 사상성과 운동성을 계승해 제2의만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 회장은 “대불청은 이미 사찰문화해설사 발급기관으로 등록돼 서울과 부산, 그리고 제주에서 1기 해설사를 배출했다.”며 “올해 2기 해설사는 서울·부산·제주·전북·강원 등 5개 권역에서 7~8월에 모집 운영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는 또 “서울시 공모 사업으로 ‘만해로 산다’를, 통일교육협의회 공모로 ‘북한 문화유산탐험’, 행자부 사업으로 ‘사찰문화해설사’ 문화재청과도 사업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기념식은 규모는 축소됐지만, 대불청 총재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천태종, 진각종, 태고종 등 각 종단 지도자와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 회장 등 단체장, 주호영 국회 정각회 명예회장(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정계 인사의 축하 영상과 메시지로 그 의미가 줄지 않았다.

원행 스님은 축하 영상에서 “만해 선사의 기백을 본받아 불퇴전의 청년 정신으로 불국토 건설에 앞장 서 달라.”고 말했다. 스님은 또 “젊은 신도 감소라는 위기를 맞아 청년 불자들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대불청이 새로운 백년을 열어가는 청년 포교의 중심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도 “지난 100년의 불심과 진취적인 열정을 바탕으로 한국불교 발전과 인류 평화를 위해 전법의 사자후를 울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발원문을 대표 낭독하는 대불청 지부장들.
발원문을 대표 낭독하는 대불청 지부장들.

기념식은 대불청 각 지구장이 함께 ‘창립 100주년 발원문’을 함께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대불청 회원들은 “우리 청년 불자들은 만해 대선사의 정신을 계승하여 불퇴전의 용기와 혁신적, 청년의 진취성으로 고난을 보람으로 여기며 온갖 위기를 극복해 왔다.”며, “통일 성업을 이루기 위해 통일의 법등을 높이 들고, 중생의 고통을 지속시키는 악법을 끊어내고, 발고여락의 이념이 차 넘치는 현세의 지상정토를 세우겠다.”고 발원했다.

참석자들은 기념식 후 조계사 옆 수송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대한불교청년회가 창립된 조계사(옛 각황사)와 주변 지역을 답사한 뒤 기념식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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