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수사심의위 권고는 요절복통할 일”
“대검 수사심의위 권고는 요절복통할 일”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0.06.30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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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구현사제단, 삼성 문제 관련 12년만에 입장문

종교계가 대검 수사심의위원회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불기소 권고를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12년 만에 삼성 문제 관련 성명을 내놓은 데 이어 불교계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한국불자회의 추진위도 30일 성명을 내놓을 예정이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29일 ‘이재용 씨는 욕심을 비우고 양심을 찾으시오’라는 성명을 내, 대검 수사심의위의 지난 26일 이재용 부회장 수사중단 및 불기소 권고를 비판했다.

사제단은 대검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이것이야 말로 요절복통할 일”이라며 “그럴 양이면 검찰은 지난 1년8개월간 무엇 하러 수사를 했던 것이냐”고 탄식했다. 사제단은 “앞으로는 검사가 수사심의위원회에게 물어본 다음 수사하고, 범죄를 확증했어도 매번 수사심의위원회에 기소여부를 물어보라고 할 참이냐”며 “이러다가 국민여론조사를 거친 다음 수사에 착수하라는 소리까지 나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준영 부장판사가 ‘준법감시위원회 마련을 권고하며 ’심리기간에도 당당히 기업 총수로서 일하라‘고 훈계한 것을 두고 “옛날 같으면 그런가보다 했겠지만 이제 이런 ‘이상야릇한 놀이’는 그만 접기 바란다”며 “사람들이 말은 못해도 속으로 비웃는다”고 했다.

사제단은 “지난 날 공정을 위해 사심을 버려야 하는 판관들의 야합하는 바람에 우리 역사가 얼마나 더러워졌느냐”며 “자격 없는 ‘오너’ 한 사람의 사익을 위해 임원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판관들을 야합하게 만드는 이 조직적 범죄는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사제단은 몇몇 황당한 언론보도를 예로 들며, 언론의 부회뇌동이 더 웃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 예로 동아일보가 “이로써 그간 삼성의 불법행위는 없었음이 밝혀졌고, 이제야 긴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한 것을 들어 “광고비를 뜯어내려는 검은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사제단은 “우리는 이미 2016년 겨울 촛불혁명을 통해서 희망이 절망을 이기는 경험을 맛보다”며 “다시는 반칙과 불의에 주눅 들거나 무기력하게 물러서지 말자”고 독려했다.

사제단은 이건희 이재용 부자에 양심을 찾으라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삼성 이건희, 이재용 같은 부자父子가 세상에 또 있을까 싶다”며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검찰에 불려 다니고 법정에 서고, 하나마나한 대국민 사과와 약속을 반복하며, 누가 보아도 죄가 분명한데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술술 풀려나곤 한다”며 “웬만한 사람이라면 그런 불명예와 몰염치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2007년에는 이건희 비리 수사에 ‘조준웅 특검’이, 2017년에는 아들 이재용 범죄 수사에 ‘박영수 특검’이 나서느라 막대한 혈세를 지출했다고 지적한 사제단은 “웬만한 사람이라면 이런 민폐를 견디지 못한다”며 “자신들을 여느 사람과는 차원이 다른 예외적 존재로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이날 발표된 사제단의 삼성 문제 관련 입장문은 2008년 4월23일, ‘삼성특검과 삼성그룹의 경영쇄신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이후 12년 만이다. 사제단은 입장문을 낸 이유를 “이미 ‘촛불혁명’으로 독재자 박근혜와 함께 역사상 처음으로 삼성 총수를 감옥으로 보냈던 시민들을 격려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사제단은 “‘주가조작’에다 ‘회계사기’도 모자라서 오로지 일신의 탐욕을 위해 국가 권력자와 뇌물로 거래하고, 모두의 노후를 대비하는 국민연금에까지 손을 뻗치고, 그러면서도 코로나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운운하며 못 본 체 해달라는 저 파렴치한 행위는 반드시 응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지금까지 단죄와 처벌이라는 지당한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언짢은 일들이 똑같이 반복되었고, 보란 듯이 불의가 승리하는 그때마다 평화는 조각났으며 사람들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며 “그들 또한 죄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지 못하였다”고 설명했다.

사제단은 이재용 부회장을 물려받은 60억원을 20년 만에 9조원으로 불리고, 20년 누적 수익률이 15만%에 이르는 ‘환상적 재테크의 주인공’이라며 “그의 승승장구는 대부분 얌체 짓”이라며 “자본주의 경제 질서를 밑바탕부터 흔들어놓는 해악이었다”고 했다. 사제단은 “이런 범죄야말로 반체제적, 반국가적 사범(事犯)인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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