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i Mind
스티브 잡스 i Mind
  • 이상미디어
  • 승인 2010.11.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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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필요한 것이라곤 한 잔의 차와 조명 그리고 음악뿐이었습니다.”
1982년, 스티브 잡스(27살)

아이폰, 아이패드가 만들어가는 성공신화 이면에는 스티브 잡스의 통찰력 '아이마인드(i Mind)’가 있다. 잡스는 선(禪) 사상과 같은 동양적 깨달음을 통해 남들과 다른 탁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왜 동양적 깨달음에 심취했으며 그것을 어떻게 애플의 제품들에 접목했을까? 그가 이룬 성취와 삶, 언어에 선 사상은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 

1. 잡스가 청바지와 터틀넥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선(禪) 사상 때문이다?

25살에 이미 잡스의 재산은 1억 달러를 넘었다. 그러나 당시 그의 방에는 이렇다 할 가구조차 없이 스탠드 조명과 스테레오, 명상을 위한 방석, 찻잔 하나뿐이었다.

최첨단 테크놀로지 기업을 이끌고 있는 CEO가 동양 선사들의 삶을 따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애플의 제품들이 하나 같이 단순하고 우아한 디자인을 선뵈며 소비자들의 고정관념과 기대를 뛰어넘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명상 수행과 동양적 깨달음을 통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그들이 보지 못한 것을 읽어내는 비범한 통찰력을 갖게 되었다. 단순하고 거침없이 파격적이며 구체적인 그의 화법 역시 선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청소년 시절을 보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960년대에 체제저항적인 히피 문화와 동양의 선(禪) 문화가 크게 유행했다. 스티브 잡스는 청소년기에 방황하면서 LSD와 같은 마약과 히피 문화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선을 접하고 나서는 <스즈키 선사의 초심 선심> <초감 트룽파의 마음공부>와 같은 동양적 깨달음과 영성을 다룬 책을 탐독했다. 컴퓨터와 논리의 세계에 함몰되어 있던 그에게 직관적 깨달음을 강조하는 선은 신선한 자극이었다. 로스 알토스 선원에서 코분치노 선사를 만난 이후 평생 그를 멘토로 삼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그와 상의했다.

1991년 로렌과 결혼식을 올릴 때도 세인들의 기대와 달리 코분치노 선사의 주례로 단출하게 식을 끝냈다. 그가 항상 리바이스 501청바지와 검은 터틀넥 셔츠, 뉴밸런스 운동화만 고집하는 이유도 화려함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내면의 가치와 집중된 삶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청바지와 터틀넥 셔츠는 마치 선사들의 승복과 같다. 애플로 다시 복귀했을 때는 CEO의 집무실이 지나치게 크고 화려하다는 이유로 회의실 옆의 작은 방을 사용했다.

선승들의 작고 소박한 선방과 같은 곳에서 그의 집중력과 창조력이 생기는 것이다. 아직도 그의 집에서 (결혼 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화려한 장식품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2. 스티브 잡스의 세 가지 통찰법: 單 ․ 破 ․ 直

1) 單!(단순하라) : 더 짧게, 더 간단하게, 더 소박하게!

아이폰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홈 버튼 하나뿐이며, 배터리도 교체할 수 없는 일체형 디자인이다(잡스가 홈 버튼마저 없애라고 지시했지만 개발자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포기해야 했다).

극도의 단순함을 추구하여 오히려 불편하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아이팟이 나왔을 때처럼 애플은 소비자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애플에 복귀했을 때 그는 애플이 생산하고 있던 40여 가지 제품을 4가지로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무턱대고 단순한 것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단순함 속에서 우아함을 찾는다. 아이팟과 아이폰의 매끄럽고 우아한 뒷면을 위해 애플은 일본 니가타 현의 작은 기업과도 기꺼이 일한다.

또 단순함 속에서 수많은 연결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단순한 아이폰 속에 무수히 많은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말한다. “양파를 한 겹씩 벗겨나가면 매우 우아하고 단순한 해결방법에 도달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곳에 다다르기 전에 포기해버린다.”

선에는 체로금풍(體露金風)이라는 말이 있다. 서늘한 바람에 잎이 다 떨어지면 나무의 본래 모습이 드러나는데, 이때 가을바람이 밝게 빛나서 나무에 깃든다는 뜻이다.(65쪽 참고)

모든 번거롭고 복잡한 요소를 제거하고 나면 단순하고도 아름다운 본질이 도달한다는 깨달음이다. 스티브 잡스는 말한다. “모든 것이 점점 단순해지고 있다. 이것이 내 만트라 중 하나다. 집중과 단순함.”

잡스는 간결한 화법으로도 유명하다. “천 곡의 노래를 주머니 속에”(아이팟) “오늘 애플은 전화기를 재발명했다”(아이폰) “세상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맥북). 이런 화법은 옛 선사들의 그것과 닮아 있다. 운문 선사는 “무엇이 부처(진리)입니까”라는 제자의 질문에 “간시궐(幹屎橛)”이라고 답한다. 간은 ‘마른’, 시는 ‘똥’, 궐은 ‘나무토막’을 의미하므로 똥막대기란 뜻이다. 옛날에는 변소 한 켠에 똥막대기를 하나 놓고서 그것으로 뒤를 닦았다.

그리고 그것을 말려 다시 사용했는데, 그처럼 하찮고 별 볼일 없는 물건에도 진리가 숨어 있다는 것을 한 단어로 설파한 것이다.

2) 破!(깨라) :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그는 고정관념과 편견, 권위와 기존 질서에 과감히 부딪쳐 도전했다. 거대기업 IBM을 파격적인 TV광고로 공격했으며(85~87쪽) 콘텐츠 개발자들을 노예 수준으로 전락시킨 거대 이동통신사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바로 잡았다(99~100쪽).

더 나아가 통신사에게 통신요금의 10%를 당당히 요구했다(90~91쪽). 아이맥을 출시할 때 당시 보편화되어 있던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를 과감히 없애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모든 기술자들이 소음 없는 컴퓨터는 불가능하다고 했을 때 전원방식을 바꿔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무료로 노래를 다운받을 수 있는데 누가 돈을 지불하겠는가’라는 고정관념에 대해서는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맞섰고 마침내 아이팟과 아이튠즈를 히트시켰다.

도발적이고 거침없는 화법 역시 선 사상에서 강조한 파격의 정신에서 비롯한다. 프랑스 대통령 미테랑이 주최한 만찬에서 자신은 ‘스파게티(이탈리아 음식)’를 먹어도 되겠냐고 도발하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항상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을 뒤집어 엎었다.

당나라 때 국사 혜충은 숙종과의 만남에서 그에게 눈을 마주치지 않고 먼 산을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이에 화가 난 숙종은 “대국의 황제에게 마땅히 한 번이라도 눈길을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따지듯 물었다. 그러자 혜충은 답한다. “폐하는 저 허공이 보이십니까? 저 허공이 폐하에게 눈길 한 번 주더이까?”

임제 선사는 이렇게 말한다. “자네들의 길을 가로막고 선 것이라면 무엇이든 그 즉시 없애버리게.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거든 조사를 죽이게.” 이는 절대적 상식과 관습을 깨야 진정한 본질,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덕산 선사는 말한다. “지혜니 극락이니 하는 것은 당나귀를 매어두는 죽은 그루터기다. 일체 경전은 귀신의 잡기장이요, 코 푸는 휴지다.”

3) 直!(곧바로 뛰어들어라) : 중간에 가로막는 것을 모두 없애라!

아이팟을 만들 때 잡스가 주문한 것들. “버튼의 반응속도를 높여라… 클릭 세 번만에 원하는 곡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것,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머뭇거리거나 우회하는 것을 싫어한다. 애플의 제품은 사용설명서 없이도 몇 번의 조작을 통해 직관적으로 사용법을 알 수 있다.

또 그는 생각보다는 직관, 즉 마음의 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인다. 일체형 반투명 아이맥을 개발할 때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반투명 일체형 아이맥은 출신 후 6주만에 30만 대 가까이 팔렸다. 그는 마음의 소리, 직관에 따라 선택하고 결정했다.

고봉 선사는 말했다. “사자는 사람을 물지만 똥개는 돌멩이를 쫓아간다.” 즉 선은 돌멩이를 쫓는 것이 아니라 던진 자를 향해 곧바로 달려드는 것이다. 선의 네 가지 요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직지인심(直指人心)이다. 문자를 통하지 않고 바로 사람의 마음을 가리켜 자신의 본성을 보고 깨달음을 얻는다(直指人心 見性成佛).

3. 영웅의 내면을 들여다보라!

스티브 잡스의 삶은 영웅담이나 신화의 구조와 닮아 있다. 태어나자마자 양부모 밑에서 자랐으며 청소년기의 방황을 거쳐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컴퓨터회사 애플을 세웠다. 20대에 이미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났다.

넥스트란 회사를 다시 차렸지만 실패했고 픽사라는 애니메이션 회사로 재기에 성공한다. 애플이 한없이 추락의 길을 걷고 있을 때 복귀하여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연달아 히트시켰다.

그 와중에 췌장암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기도 했으며 항상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거대 이동통신사처럼 거대한 세력과 맞서 싸웠다. 그의 인생은 시련과 고난, 비범함과 반전, 부활과 귀환이라는 극적인 요소와 늘 함께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스티브 잡스라는 영웅이 거둔 외적 성취가 아니라 내면의 여정이다.

그는 말한다. “우리는 우주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 여기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당신의 가슴과 직관을 따르는 것입니다. 가슴과 직관은 이미 당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은이] 김범진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행복하게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관심이 많아 코칭이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 무작정 코칭의 세계에 뛰어 들었다. 한국의 코치 1세대로서 국내에 처음으로 코칭을 도입, 전파하였으며 국제코치연맹(ICF)으로부터 한국 최초로 국제인증코치자격(ACC)을 취득했다. 동양의 사상을 ‘지금 어떻게 살 것인가’로 연결하는 노력을 ‘명상코칭’을 통해 하고 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대 법학과 대학원을 마친 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액센츄어 동경사무소에서 휴먼퍼포먼스 부문 컨설턴트로 근무하였다. 귀국 후 한국리더십센터 코칭팀 팀장으로 활동했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한솔교육 등에서 코칭과 명상을 강의했다.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명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저서로 《행복한 CEO는 명상을 한다》《1250℃ 최고의 나를 만나라》《섬세》가 있다. 현재 한국코칭센터 전문 코치로 활동 중이며 코칭 센터인 ‘나우 코칭’의 대표를 맡고 있다.

[책 기본정보]

제목 : 스티브 잡스 아이마인드
지은이 : 김범진
펴낸곳 : 이상
출간일 : 2010년 10월 25일
가격 : 13,000원
페이지 : 192쪽
ISBN : 978-89-94478-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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