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보시금 많은 연주암 선본사 직영해제..."다시 권승들 사금고 되나"
"갓바위·연주암 직영사찰서 해제…94개혁 성과 물거품"
조계종 중앙종회가 선본사(갓바위)와 연주암을 직영해제 결의하자 등장한 언론사 기사 제목들이다.
직영사찰은 총무원장이 당연직 주지가 되어 우량한 사찰 예산을 종단의 목적사업에 사용할 취지로 1994년 종단 개혁 핵심 입법으로 도입된 제도였다. 당시 권력자의 사금고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따라 갓바위 등이 직영사찰로 지정됐다.
이번에 중앙종회에서 만장일치로 갓바위 직영사찰을 해제한 것은 94년 종단개혁의 성과를 포기하고, 승가공동체의 삼보정재를 종권 장악 세력의 뜻대로 사유화한 것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연주암의 경우 총무원장 퇴진 요구를 피하려던 자승 전 총무원장이 약속을 깨고 결국 사찰을 개인화했다는 꼼수를 부린 것이라는 비판이다.
지난 2012년 백양관광호텔 도박사건과 자승 원장 일행의 룸살롱 출입 등 범계파문 이후 자승 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전 국민과 종도 앞에 철석같이 약속했다.
△종단의 자성과 쇄신, △계파해체, △종법 제·개정을 통한 종단·사찰의 재정 투명화, △사찰운영위 활성화, △사찰재정 공개, △연주암 직영화 등을 공약하고 △재임에 대한 생각도 없으며, 임기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국선원수좌회와 8개 사항으로 약속한 내용이기도 하다. 당시 자승 스님은 룸살롱 출입에 대해 "제가 총무원장으로 부임하기 전, 10여 년 전에 있었던 부적절한 일에 대해서는 향후 종단의 종헌종법 절차에 따라 종도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규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행위에 대해 스스로 '부적절하다'고 처음 표현했으나 이후 징계는커녕 진상규명도 하지 않았다.
연주암 직영사찰 전환은 2012년 5월 22일 문경 봉암사에서 열린 결사추진본부 제3차 자문회의에서 자승 원장이 회주인 연주암을 내놓겠다는 약속에 따라 추진됐다. 지지부진 1년간 끌다 마지못해 결국 2013년 3월 9일 종무회의에서 연주암 직영을 의결하고, 3월 15일 제205회 중앙종회(임시회)에서 종회에서 동의함에 따라 직영사찰로 지정됐다.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이들 직영사찰의 정확안 예산액은 알 수 없다. 다만 조계종 총무원이 세속의 빗발치는 예산공개 요구에 따라 공개한 2016년도 결산자료에 따르면, 조계사 287억3,800만원, 봉은사 309억9,500억, 선본사 1010억 1,400만원, 보문사 48억9,600만원 순이었다. 이 때 처음 공개된 연주암 결산액은 31억 3,500만원이었다.
연주암은 7년만에, 갓바위는 16년만에 자승을 비롯한 권승들의 손아귀에 되돌아갔다. 자승 원장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상좌들에게도 (연주암에서) 손을 떼라고 했고, 올해 안에 주지도 바뀔 것”이라고 해명했다. 돈명 스님은 “지역 불교인들이 내는 돈이 서울로 올라간다고 돈을 내지 않아 지역 불교가 어려움에 처했다”며 “은해사 관할인 선본사를 본래대로 되돌려놓은 것뿐”이라고 인터뷰했다.
"소설쓰시네" 소릴 들을만한 주장들이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왜 두 사찰의 직영해제안건을 상정했으며, 배후에서 누가 웃고 있는지 살펴본다. 원행 스님의 종회 개원연설에서 해답에 언질을 줬다.
"해당 사찰이 속한 교구본사에서~~직영사찰 지정해제를 요청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