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 일갈 "MB와 자승, 눈물나는 관계"
명진 스님 일갈 "MB와 자승, 눈물나는 관계"
  • 이혜조 기자
  • 승인 2020.08.08 2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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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옆 우정총국서 명진TV 촬영
"성철 스님, 디오게네스처럼 권력앞 당당해야
조계종, 비굴하고 주찹한 또 하나의 권력일 뿐"
조계사 옆 우정총국에서 '명진TV'에 출연 중인 명진 스님(유튜브 갈무리)
조계사 옆 우정총국에서 '명진TV'에 출연 중인 명진 스님(유튜브 갈무리)

명진 스님이 모처럼 자승을 비롯한 조계종단에 쓴소리를 했다.

스님은 최근 조계사 옆 우정총국앞에서 유튜브 <명진TV>를 통해 권력 앞에 당당했던 성철 스님과 박정희의 일화,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드 대왕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자승 전 원장과 MB 관계를 언급하며 "얼마나 비굴한가"라고 비교했다. 

우정총국 앞마당은 명진 스님이 '자승 적폐' 청산과 MB정권의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단식했던 곳이다. 스님은 지난 2017년 8월 18일부터 조계사와 총무원 출재가자들의 온갖 방해와 조롱을 견뎌가며 단식 정진하다 18일만에 병원에 긴급이송됐다.

스님은 '권력 앞에 비굴하지 말아야'라는 제목의 이번 회 방송에서 "비록 지금 승적이 제적돼 조계종 소속은 아니지만 조계종총무원 청사와 조계사가 있고, 단식했던 장소여서 감회가 새롭다"며 말문을 열었다.

1977년 12월께 구마고속도로 개통식에 참석했던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해인사를 방문하게 됐다. 비서진이 성철 스님과의 면담을 요청하자 해인사는 백련암에 주석하던 성철 스님에게 연락, "큰 절(해인사)에 내려오셔서 만나보는 게 어떠시냐"고 여쭸다. 성철 스님은 "할 말 있으면 올라오면 되지, 내가 만날 일 없는데 뭐하려 내려가나"라면서 거절했다고 명진 스님은 기억했다. 

명진 스님은 "권위주의 유신시절 정치인들도 정보부에 끌려가 고초를 당하던 시절, 청와대로 오라는 것도 아니고 백련암에서 큰 절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는데, (박통의 요청을 거절하는 게)아무나 가능할까. 세속 권력 앞에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고 단호했던 기개와 모습에서 제 삶의 이정표 중에 하나를 세우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조계종의 한 고위층은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박근혜 후보가 나왔을 때, 박 후보에게 선덕여왕의 재림이라고 아부해 훗날 많은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부끄러운 조계종 권승의 일화도 소개했다.

스님의 얘기는 자승 전 총무원장으로 옮겨갔다.

스님은 "자승 전 원장 같은 사람은 MB와 호형호제한다고 알고 있는데, 'MB 하수인 소리 듣는데 내가 덕본 게 없다'고 본인 입으로 얘기할 정도다. 그 영상이 있다. 총무원장으로서 이명박에게 얼마나 비굴하게 했는가."라고 힐난했다.

명진 스님은 "성철 스님이 권력 앞에 기개 있었던 것 때문에 봉은사 주지시절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중부수 검사 봉은사 출입을 삼가하라는 현수막을, 코엑스에서 법의 날 행사 때는 '이명박 대통령은 법을 준수하십시오. 이명박 대통령은 거짓말 하지 마십시오'라는 애드벌룬을 띄웠다"며 "이런 저를 이명박이 그대로 놔둘리 없다는 걸을 알았지만 조계종의 승적을 떼어버릴 줄은 그땐 몰랐다."고 했다.  

또 "총무원에서 실무자들이 와서 여기가 사유지니까 촬영하지 말고 떠나라고 공손하게 얘기는 하는데, 여기 카메라 갖고 와서 촬영하는 게 굉장히 아니꼬운 모양이다. 절에 와서 촬영을 못하게 막는 게 절인가"라고 반문했다.

스님은 "지금 조계종은 종교로서의 역할보다는 또 다른 추잡스런 권력이 됐다"며 "여기(우정총국)가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공공의 장소지, 사유지란다."라며 혀를 찼다. 

명진 스님은 디오게네스와 대비되는 아리스토포스 얘기를 또 다른 비굴하과 당당함의 사례로 들었다.

"디오게네스같은 철인은 알렉산드 대왕이 와서 만나자고 할 때 햇볕가리지 말고 비키라고 말한다. 반면  그의 친구 아리스토포스는 알렉산드에게 무릎 꿇고 신하노릇을 한다. 어느날 디오게네스가 쓰레기통에서 찾은 채소를 물에 씻고 있을 때, 아리스토포스가 황금마차를 타고 지나가다 '조금만 고개 숙이면 추운 겨울에 여기서 채소가 씻고 하지 않아도 될텐데 왜 그렇게 사나'라고 말한다. 디오게네스는 '조금만 불편하게 살면 권력자에게 머리 처박고 아부하지 않고 살아도 되는 데 자네는 왜 그렇게 사나'라고 되레 충고한다."

스님은 "(디오게네스, 성철 스님 같은)그런 종교인이 되고 싶다."며 "자승과 MB 영상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비굴하게 살지 말아야지 반면교사로 삼는다."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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