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계의 ‘돈에 대한 탐욕’의 현 주소 재확인”
“한국종교계의 ‘돈에 대한 탐욕’의 현 주소 재확인”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0.08.12 13:0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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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투명성센터 “종교권력 성역인가, 나눔의집 정상화 촉구”
12일 논평 “국민 위로하고 역사 바로세우는 시설로 거듭나야”

종교투명성센터가 나눔의집 정상화와 역사 바로세우기 시설로 거듭나길 촉구했다. 종교투명성센터(이하 종투센)는 나눔의집 사태를 “한국종교계가 직면한 ‘돈에 대한 탐욕’의 현주소”로 진단했다.

경기도 민관합동조사단은 11일 '나눔의 집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7월 6일부터 22일까지 시설과 법인,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국제평화인권센터 등의 행정과 시설운영, 회계, 인권, 역사적 가치 등을 경기도와 경기 광주시, 민간 전문가 등이 함께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 내부고발자들의 문제제기가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나눔의 집 후원금은 시설이 아니라 운영법인 계좌로 입금되었고, 그렇게 모인 후원금 88억 원 중 할머니들이 실제 생활하는 나눔의 집으로 보낸 금액(시설 전출금)은 2.3%인 2억 원이었다. 이 시설 전출금도 할머니들을 위한 직접 경비가 아닌 시설 운영을 위한 간접경비로 지출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6억 원은 운영법인이 토지매입과 생활관 증축공사, 유물전시관 및 추모비 신축 등을 위한 재산조성비로 썼다.

이에 대해 종투센은 “위안부피해자 지원이 아니라 위안부피해자를 내세워 본말이 전도된 법인운영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법인의 불법사실이 여럿 드러났다. 이미 내부 직원들이 횡령과 배임, 인건비 부정수급 등을 고발한 일을 감안한다면 현 나눔의집 법인이사회는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종투센은 “우려스러운 것은 초기 나눔의집과는 관련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던 조계종이 느닷없이 조사단의 결과를 앞두고 경기도를 비난하고 나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현 나눔의 집 법인이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에 조계종의 총무원, 중앙종회, 교구본사주지회의, 금산사와 말사, 조계종 총무원장이 대표인 종단협의회 등 조계종의 권력기구들이 총 동원됐다. 종투센은 “이는 나눔의집 이사회에 전 현직 총무원장과 동국대 이사장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심지어 불교신문 보도에 따르면 금산사 주지 일원 스님이 8월 7일 교구종회에서 이 사태에 대해 ‘후원금, 기부금 등을 모으고 아껴서 축적해온 약 140억원 규모의 재산을 송두리째 빼앗기게 될 것임을 확실히 알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면서 “나눔의집에 답지한 국민성금을 자신들의 사적재산 정도로 여기는 일부 승려들의 의식이야말로 나눔의 집이 파행에 이르게 된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봤다.

단체는 “종교는 세상의 빛이 되고 희망이 되어야한다. 종교인들은 낮은 자리에서 가르침을 묵묵히 실천하는 삶을 가장 고귀한 삶으로 여긴다.”며 “그런 점에서 불교계가 1992년 만든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 생활시설 나눔의집은 불교의 자비정신을 이 지상에 구현한 아름다운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미 깊은 역사교육장이자 피해자 지원 생활시설인 나눔의집이 내부고발과 방송보도를 통해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밝혀진 것은 불교만이 아니라 한국 종교계의 비극”이며 “나아가 나눔의집을 후원해온 많은 이들의 기대를 저버린 일”이라고 비판했다.

종투센은 “나눔의집이 유료양로시설을 도모하면서 후원금을 피해자 할머니를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저간의 보도를 보면, 이 문제 또한 한국종교계가 직면한 ‘돈에 대한 탐욕’의 현 주소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며 “우리는 종교인의 양심에 의거하여 나눔의집 문제점이 투명하게 밝혀지기를 희망”했다.

아울러 단체는 “나눔의집 문제가 단순히 실무자 한 둘의 일탈행위가 아니라는 점은 명확하다.”며 “그래서 법인이사회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동일한 문제가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법인 이사회 책임을 명확하게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종투센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발표에 따라 경기도는 과감한 행정조치를 통해 나눔의집 정상화에 즉각 나서주기를 바란다.”며 “나아가 부당한 종교권력의 압력에 굴하지 말고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 나눔의집 사태로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줄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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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이런 2020-08-13 17:17:32
개혁이 필요합니다...

박은경 2020-08-13 13:43:53
거룩하게 행동하셔야해요. 벌받아요

바껴라얍 2020-08-13 11:52:39
잘못된것은 빨리빨리 정상화되고 바뀌어야 합니다.
본래의 뜻을 회복합시다.

흥하리 2020-08-13 09:27:13
기자님 말씀처럼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을 위해 희생하고 섬겨야 하는 종교단체 자기 배만 채우고 이용하는 모습 정말 지긋지긋 합니다.

fel 2020-08-13 07:59:13
개혁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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