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짜는 '나눔의집' 누가 겟(GET)한다?
새판짜는 '나눔의집' 누가 겟(GET)한다?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0.08.14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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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재인 사회복지법인 사(寺)유화한 월주사단
잇딴 질책에 현임원 퇴진, 종단 새판짜기 움직임
나눔의집 입구 ⓒ이석만
나눔의집 입구 ⓒ이석만

후원금 유용 의혹 등이 불거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나눔의집을 두고 조계종이 태도를 바꿨다.

자승 전 총무원장 등 친종권 성향의 교계 매체는 '나눔의집 위해서라도 법인 임원진 전원 사퇴해야' 제하의 보도를 14일 했다. 이전까지 나눔의집 임원 측에 기운 것과는 다른 보도이다. 새판짜기에 돌입하는 신호로 읽힌다.

이 매체는 "나눔의 집 논란이 장기화돼 조계종 위상과 불교계 신뢰가 추락한다. 출재가의 범종단 추천인사로 새 임원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익명의 조계종 종회의원의원 입을 빌어 "종도들을 위해서라도 나눔의집 법인 임원들은 더 이상 결단을 미뤄서는 안된다"고 했다.

MBC PD수첩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 갈무리.
MBC PD수첩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 갈무리.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은 지난 30여 년 동안 월주 스님(금산사 회주)이 대표이사로 사실상 전권을 행사해 왔다. 

이사 11인 가운데 조계종 승려가 8인, 이 가운데 금산사 승려가 과반수를 넘는 6인을 차지한다. 오랫동안 상임이사를 지내다가 조계종 총무원장이 돼 물러난 원행 스님을 차치하고, 현 상임이사 성우 스님(동국대 이사장)을 비롯해 이사인 화평, 덕림, 평중, 원광 스님 모두 월주 스님 상좌이다. 법인등기부등본 상에 감사로 있는 일원 스님(금산사 주지)도 월주 스님 상좌다.
 
승려이사 가운데 금산사 '식구'를 뺀 나머지 2인 월우 설송 스님도 월주 스님이 주축이 된 만든 종책모임 금강회 소속이다.

개방형이사 3인이 있고, 이사 개개인이 의결권을 갖지만 대표이사 월주 스님의 뜻을 거스르기 어려운 구조다.

(월주 스님 상좌로 등기상 나눔의집 감사인) 금산사 주지 일원 스님은 "그간 (나눔의집) 후원금, 기부금 등을 모으고 아껴서 축적해온 약 140억원 규모의 재산을 송두리째 뺏기게 됐다. 이재명이 빼앗으려 한다"고 말했다.

'나눔의집'이 조계종 금산사 소유라는 인식은 공공재인 사회복지법인을 '사(寺)유화'했다는 반증이다. 

월주 스님 등 금산사 문중은 나눔의집 내부고발(공익제보) 후에도 나눔의집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꼬리자르기 하듯 전 시설장을 내보내고 새로 채용한 시설장은 금산사 말사인 완주 송광사가 운영하는 정신요양시설 '정심원' 원장 출신이다. 신규 채용된 한 직원은 인근 사찰 주지의 친조카로 알려졌다. 상임이사 성우 스님은 특정 민관합동조사단원에게 자료를 전달한다면서 녹차를 선물했다가 '김영란법' 위반 혐의까지 받고 있다.

PD수첩은 나눔의집 쌀이 중앙승가대로 넘어간 정황도 보도했다. 나눔의집 쌀은 인근 신륵사로도 옮겨졌다는 증언도 보도됐다
PD수첩은 나눔의집 쌀이 중앙승가대로 넘어간 정황도 보도했다. 나눔의집 쌀은 인근 신륵사로도 옮겨졌다는 증언도 보도됐다

지난 11일 경기도 나눔의집 민관합동조사단 기자회견 후 '나눔의집' 관련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조계종 내부에서는 나눔의집 처분 관련 이재명 지사의 확고한 의지도 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범종단 불교계 인사 임원 재구성' 카드가 나왔다. 

문제는 '범종단 불교계 인사 임원 재구성'을 누가 하느냐이다. 현재 조계종은 중앙종회를 비롯해 전국 교구본사, 종립 동국대 등 전 영역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이 실세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나눔의집 임원진이 사퇴하고 불교계 주도로 새 임원진을 구성하면 자승 전 원장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 금산사 문중이 독식해 온 140억 자산의 '나눔의집'이 실세 측근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

물론 임원 전원 교체카드를 월주 스님이 만지작거릴 가능성도 배저할 순 없다.

나눔의집 임원진 사퇴 관련, 원행 총무원장은 수용하는 입장이지만 현 상임이사 성우 스님(동국대 이사장)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적 공분을 자초한 나눔의집 임원은 권승이 아니라, 피맺힌 할머니들의 한을 풀고 역사적 교육장으로 회복시킬 선재동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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