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벽두 불교 자정 시발점돼야
신묘년 벽두 불교 자정 시발점돼야
  • 法應 스님
  • 승인 2011.01.01 12: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전 인격 부딪히는 토론 제안
통설적으로 고구려에 불교가 전해진 것은 소수림왕 2년인 372년, 백제는 384년. 신라에는 417년에 전래되어 527년 이차돈의 순교로 나라의 승인을 받았다. 삼국은 통일신라를 거쳤고 고려왕조는 건국 된지 475년 만에 조선에 권좌를 내주었다.

조선은 1392년에 즉위한 태조(太祖) 이성계에서 1910년 경술국치로 인해 마지막 임금이 된 순종(純宗)에 이르기까지 519년 간 지속되었다. 그러니까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온 지 대략 1020년[1392(조선건국)-372(고구려 불교도입)]만에 유교(儒敎)를 통치이념으로 한 조선왕조의 지배계층에 의해 정치적 탄압을 받게 된다.

그러나 1천년을 넘게 불교를 신봉한 백성들은 물론 조정의 대신들조차도 쉽게 불교를 외면하지는 못했다. 천년의 역사성과 승가의 노력, 서산 스님 같은 걸출한 승려들이 배출되는 가운데 불교는 맥을 이어옴은 물론 역사의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1910년 경술국치로 우리불교는 왜색불교라는 또 다른 역경에 처하게 되었고, 해방과 더불어 서구의 기독교가 근현대 문명의 이기를 앞세우며 급속도로 확산되어 불교의 위세는 다시 위축되며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조선의 정치적 탄압, 일제하의 왜색불교, 해방과 더불어 서구 종교의 빠른 확산 속에서 불교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유신(維新)을 하지 못했다. 애석하게도 한국불교를 중흥시킬 걸출한 지도자로서의 승려가 부재했으며, 대중의 집단의식 또한 봉건적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었다.

개혁의 기치를 올린 시기도 있었지만 밀고 나갈 힘이 약했고, 종단 개혁에 대한 진정성보다 종권장악에 더욱 몰두한 양상으로 지난하게 전개되어 혁신은 고사하고 ‘제살 갉아먹기’식 자리다툼의 아마추어 사판화가 저변에 확산되는 불행이 이어졌다.

구차한 설명을 하는 이유는 조선시대 정치적 억압에서도 불교가 지탱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천년이란 세월을 거치며 불교문화가 백성들의 삶속 깊숙이 자리하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또 율곡 이이(모친 3년 상 후 금강산에서 1년 이상 수행, 법명은 의암)처럼 불교에 긍정적이었던 조선의 지식인층의 역할도 한 보탬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2011년을 맞는 우리의 현실은 조선시대의 그것보다 더 혹독한 환경에 처해있다. 원인을 떠나, 고위공직자와 정·재계의 고위층에 불자는 극소수이며 사회의 여타 분야에서도 불자보다 기독교인의 수가 월등하다. 조선시대 탄압의 시기보다도 불교가 정치적, 사회 환경적으로 더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이번 템플스테이 예산의 삭감은 기독교 장로정권에 의한 불교 배척의 요소가 다분히 있으나, 보다 근원적으로 돌아보았을 때 문제는 승가, 즉 종단 내부에 있음을 확인한다. 불교의 위축은 언제나 그렇듯 종권과 사찰의 사유화, 공심과 애종심의 부재가 문제의 근원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 종단을 이끌어가는 승려들의 의식부터 환기해야 한다. 1차 집행부로부터 출발하여 종단내부 혁신과 자정(自淨)이란 ‘의식의 혁명’을 저변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종단은 한두 사람의 의지나 노력으로 정비되기는 어려운 환경에 있다. 재가그룹의 참여도 반드시 필요하다.

종단을 이끌어가고 있는 중진, 현실 참여의 중진들이 모여서 ‘전 인격이 부딪히는 토론’을 제안한다.

종단 현실에 관한 문제와 대사회적, 정치적 현안에 대한 원인과 처방에 대한 공격적 토론을 통한 집단구성원 간 의식의 변화와 애종심, 혁신의지의 다짐을 이끌어 내고 공고히 하는 효과를 자신한다. 혁신의 방향성과 대안의 창출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현실모순을 타파하는 계기가 기대된다. 새로운 불교유신의 초석으로 다듬어 세포사찰과 승려에까지 확대시킬 것을 주장한다.

현 예산파동에 따른 종단내부의 혁신과 통일된 행동은 근원적인 내부모순의 혁파 없이는 불가능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1년도 주요업무계획에 따르면 앞으로는 국제선센터 등 대규모 템플스테이 시설의 건립을 비롯하여 권역별 거점사업을 하지 않기로, 전통사찰의 신규지정과 품격 없는 사찰은 협의하여 해지하려 한다는 첩보가 있다. 향후 정부에 의한 불교문화사업의 지원은 축소될 것으로 종단은 향후 방향설정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

종단은 조계종을 기대와 우려로 응시하는 사회의 지도층과 국민 불자가 있음을 늘 염두에 둬야만 한다. 그들의 심상에 불교의 변화되는 모습이 긍정적일 때야말로 종단에 힘이 생기며 국체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34-733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법인명 : 뉴스렙
  • 제호 : 뉴스렙
  • 등록번호 : 서울 아 0043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7-09-17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뉴스렙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etana@gmail.com
  • 뉴스렙「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조현성 02-734-7336 cetana@gmail.com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