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도 꼼작마' 차별금지법 막는 개신교
'정치인도 꼼작마' 차별금지법 막는 개신교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0.09.14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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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가운데 41%, 125명이 개신교 신자
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13일 수도권 코로나19 재확산을 계기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등 보수 개신교를 조명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신도 740명이 광화문집회에 참석해 14%인 7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휴대전화 꺼놓은 사람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는 더 많을 수 있다.

일부 보수적 개신교회는 세습, 세금 등 돈 문제에서 특권을 누려 지탄을 받아왔다.

다른 종교는 대부분 과세에 찬성하는데 유독 보수 개신교만 격렬히 반대해, 수십년 째 논란을 빚고 있는 종교인 과세가 한 예이다.

이는 불교나 카톨릭에는 성직자 퇴직금 개념이 없지만,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이 거액의 퇴직금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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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는 "지난 2018년 1월 간신히 시행된 종교인 과세는 종교인 퇴직금의 소득세를 대폭 깎아주는 법안이었다. 이 법은 애초부터 대형교회 목사들을 위한 특혜법이다"고 했다.

<스트레이트>는 정치인들이 유독 보수 개신교회에 약한 이유를 개신교 국회의원 수에서 찾았다.

21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개신교 신자는 125명, 전체 의원의 41%이다. 이는 2015년 통계청 조사에서 한국의 개신교 신자 비율 19.7%보다 두배 넘는 수치이다.

보수 개신교회는 정치에 개입해 법을 무력화시키고 장로 대통령을 만들겠다고 공언도 했다. 이들은 사람들 상식이나 정서와는 크게 동떨어진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이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성진 후보자는 "지구의 나이는 창조신앙을 믿는 입장에서 교회에서는 6000년"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창조과학회 회원이다. 창조과학회는 진화론을 비롯해 인류가 쌓아온 과학적 성과들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개신교 단체이다.

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이들은 교과서에서 시조새와 말의 진화 그림을 삭제해달라고 교육부에 청원을 냈다. 이것이 받아들여질 뻔했다.

최고의 과학저널 <네이처>는 '한국이 창조론자의 요구에 굴복했다'며 조롱했다. 한기총 산하 특별위원회인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는 지난주에도 교육부에 11번째 청원서를 냈다.

이처럼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종교적 극단주의는 차별과 혐오를 낳았다. 성소수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가짜뉴스가 한 예이다.

국회에는 성별 나이 인종 장애 성 정체성 등 어떤 이유로도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차별금지법이 국회에 발의됐다.

이 법은 대부분 선진국들이 갖고 있고, 유엔 인권이사회도 수차례 한국에 법 제정을 권고했지만 13년째 국회 문턱을 못넘고 있다. 이번에도 보수 개신교 반대로 통과가 불확실하다.

박영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20대 총선 직전 국회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차별금지법, 동성애법, 인권 관련법. 이거 저희 다 반대한다. 누가 이거를 찬성하겠느냐? 더불어민주당은 한기총의 모든 목사님과 기독교 성도들과 정말로 뜻을 같이한다"고 했다.

이 행사 사회자는 전광훈 목사였다.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한국의 대형 교회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주류 사회와 깊이 연관돼 있다. 이 사람들이 대놓고 반정부적인 입장을 내세우기는 쉽지 않다. 자기들 입장을 광장에서 가장 거칠고 용맹스럽게 대변해주는 사람이 전광훈이다"고 했다.

<스트레이트>는 한 교회 목사의 "예배드리면 죽인다고 칼이 들어올 때 목숨 걸고 예배드리는 것이 신앙이다. 그러나 예배 모임이 칼이 되어 이웃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면 모이지 않는 것이 신앙"이라는 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세상을 걱정해야 하는데 요즘은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것 같다"는 또 다른 목사의 한탄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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