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파긍선의 선문수경 초역
백파긍선의 선문수경 초역
  • 서현욱
  • 승인 2011.02.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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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파-초의-김정희 선논쟁 격발한 선서

서명 : 선문수경
지은이 : 백파긍선
옮긴이 : 김두재
판형 : 신국판 양장
면수 : 304면
가격 : 15,000원
펴낸곳 : 백파사상연구소(도서출판 선운사)

백파 스님과 다성(茶聖)으로 일컫는 대흥사의 초의의순(草衣意恂) 스님, 실학자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선생과의 선 논쟁(禪論爭)을 격발시킨 <선문수경>!

<선문수경(禪文手鏡)>은 조선 후기의 백파긍선(白坡亘璇)의 대표적인 저술로, <선가귀감> 이후 250여 년 만에 서산대사의 선불교 정신이 유전된 전문 선서이다. 임제종의 사상을 강령화한 <선문강요(禪門綱要)>에 의거하여 선문의 여러 종파의 특색을 밝힌 <선문수경>은 임제삼구(臨濟三句)를 기준으로 선문의 여러 견해를 논변하였다.
특히 임제삼구를 일대 선과 교의 뜻을 온전하게 설명하여 포섭하지 않은 것이 없는 온총삼구(蘊摠三句)라고 하였다.
임제 제1구를 삼요(三要), 즉 대기(大機)․대용(大用)․기용제시(機用齊施)라고 보았으며, 이 도리를 얻으면 부처와 조사의 스승이 된다. 따라서 조자선(祖師禪)의 근기라고 보았다. 제2구는 삼현(三玄), 즉 체중현(體中玄)․용중현(用中玄)․구중현(句中玄)으로, 이 도리를 얻으면 인천(人天)의 스승이 된다. 따라서 여래선(如來禪)의 근기라고 보았다. 제3구는 유(有)․무(無)․중(中)을 희롱하는 것으로, 이것으로는 자기 한 사람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 삼구를 기본원리로 삼아 저자는 삼구도를 작성하고 그 구체적인 해석을 시도하였다.
한글 번역본 <선문수경>에는 부록으로 <간당론> <원본 선문수경>을 수록하였다.
(더 자세한 내용은 선문수경 해제 참조)


‣ 지은이 백파긍선(1767~1852)
전라도 무장(현 고창) 선운사에서 출가하였다. 이후 지리산 영원암의 설파상언으로부터 구족계를 받고 구암사 설봉거일의 법통을 이어받았다. 백양산 운문암과 구암사 등지에서 법회를 열어 선문의 중흥에 기여하였고, 말년에는 화엄사에서 주석하였다. 그는 주선 후기에 율과 화엄과 선의 정수를 모두 갖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입적 후 제자들이 구암사에 탑을 세우고 선운사에 비를 세웠다. 저서로는 <정혜결사문> <선문수경> <육조대사법보단경요해> <태고암가입과> <식지변설> <오종강요사기> <선문염송사기> <금강팔해경> <선요기> <작법귀감> 등이 있다.
‣ 옮긴이 김두재
민족문화추진회와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수료하고, 동국역경원 역경위원을 역임하였다. 저․역본으로는 <능엄경> <시왕경> <제경요집> <정본수능엄경환해산보기> <광찬경> 등이 있고, 단편역서로는 <해동고승전> <당호법사문법립별전> <십문변혹론> <태자서응본기경> <동국승니록> 등이 있다.

차례

∙간행사―4
∙발간기념사―7
∙해제―10

1. 임제3구를 그림으로 나타내 설명함․21
臨濟三句圖說
2. 향상의 도리인 본분진여를 말함․29
向上本分眞如
3. 향하의 도리인 새로 훈습하는 세 가지 선․32
向下新熏三禪
4. 의리선 3구 게송․38
義理禪三句頌
5. 3구를 도판으로 그려 보임․52
三句圖示
6. 의리선과 격외선의 분별․56
義理禪格外禪辨
7. 말후구와 최초구를 분별함․65
末後句最初句辨
8. 신훈과 본분의 분별․70
新熏本分辨
9. 살과 활의 분별․74
殺活辨
10. 원상설․79
圓相說
11. 삼성설․84
三性說
12. 3구와 1구의 5중이 동일하지 않음․89
三句一句五重不同
13. 한 화살촉이 세 과녁을 뚫는다는 것에 5중이 있음․92
一鏃破三關有五重
14. 󰡔금강경󰡕 4구 게송에 배대함․96
配金剛四句偈
15. 삼신에 배대하면 3중이 있음․104
配三身有三重
16. 5분법신에 배대함․115
配五分法身
17. 네 가지 큰 서원에 배대함․121
配四弘願
18. 좌선과 선정 4글자에 배대함․129
配坐禪禪定四字
19. 달마대사의 문자를 세우지 않고 곧바로 사람의 마음을 가리켜서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룬다는 설․133
達摩不立文字直指人心見性成佛說
20. 달마의 삼처전심․137
達摩三處傳心
21. 선실삼배설․144
禪室三拜說
22. 간당십통설․150
看堂十統說
23. 「무자간병론」에 과목을 붙이고 해설함․153
無字揀病論科解

∙부록_간당론看堂論―197
∙선문수경 원문―235


‣ 추사 김정희가 쓴 백파 스님 비문

화엄종주백파대율사 대기대용지비(華嚴宗主白坡大律師 大機大用之碑)

우리나라에 근래에 이렇다 할 율사(律師)가 없었는데 오직 백파 스님만이 이에 해당하므로 율사로 썼으며 대기(大機)와 대용(大用)은 바로 스님이 팔십 년 동안 가장 힘을 기울였던 부분이다.
혹자는 기(機)․용(用)․살(殺)․활(活)로써 (논리가) 지리(支離)하고 견강부회한 바 있다고 하나 이는 절대 그렇지 않다.
무릇 범부(凡夫)를 상대하여 다스리는 자는 어디고 살․활․기․용이 아닌 것 없으니 비록 팔만대장(八萬大藏)이라 할지라도 일법(一法)도 살․활․기․용을 벗어난 것은 없다. 특히 사람들이 그 뜻을 알지 못하고 망령되이 백파 스님이 살(殺)․활(活)․기(機)․용(用)의 상(相)에 고집스레 집착한다고 하나 이는 모두 다 하루살이가 큰 나무를 흔드는 격이니 이 어찌 족히 스님을 안다 할 수 있으랴.
예전에 스님과 여러 차례 서신으로 논쟁한 바 있었는데 이는 곧 세상 사람들이 함부로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이는 오직 스님과 나만이 아는 것일 뿐 온갖 말로써 입이 닳도록 설명한다 하여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어찌 하면 다시 스님을 모셔와 서로 마주앉아 한번 웃을 수 있으리오.
지금 백파 스님의 비문을 쓰면서 만약 대기대용(大機大用)의 한 구절을 크고 뚜렷이 적지 않는다면 스님의 비로서는 부족하다 할 것이다. 그래서 써서 설두(雪竇)․백파(白坡) 여러 문도(門徒)에게 보이는 바이다.

찬(贊)에 이르되,
가난은 송곳 꽂을 땅이 없으나
기개는 수미산을 누를 만하네
부모 섬김을 부처 섬기듯 하니
가풍이 참으로 진실하도다
그 이름 긍선이라 일렀으나
전전한다 말할 수 없도다

또 백장(百丈)은 단지 대기(大機)만을 얻었고 황벽(黃蘗)은 단지 대용(大用)만을 얻었다고 하니 과연 그러한가? 무용(無用)의 기(機)는 없는 동시에 무기(無機)의 용(用)도 없을 것 같은데 백파 스님의 기(機)와 용(用)이 모두 구족(具足)한 것은 이야말로 백장을 뛰어나고 황벽을 넘어선 까닭인가?
스님은 반드시 받아들이지 않으려니와 반면에 사양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 말을 하는 자는 곧 선문(禪門)의 이른바 조병(祖病)일진대 스님의 기(機)․용(用)이 구족함은 조병을 구약(救藥)할 수 있는 것인가?
이는 이를테면 조병(祖病)을 말하는 자가 아울러 불병(佛病)을 말할 수 있는데 조병(祖病)은 전변(轉變)하여 백 가지로 나타나지만 불(佛)은 본시 한 가지 병도 없다. 이 관문을 통과한 연후라야 조(祖)도 말하고 불(佛)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일컬은 기(機)․용(用)에 대하여는 진실로 그르침을 포개고 잘못된 것을 이어받아서는 아니되겠기에 백장․황벽을 위하여 해조(海嘲)를 하는 것이며, 역시 스님에게도 들어서 보여주는 바다.
노과(老果)는 70세에 쓰다.

‣ 선 논쟁 보충
초의의순(1786~1866) 스님이 <선문사변만어(禪門四辨漫語)>를 통해 백파 스님의 견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김정희(1786~1856) 선생 또한 백파 스님과 의견을 달리 하였다.
우담홍기(優曇洪基, 1822~1881) 스님이 <선문증정록(禪門證正錄)>을 저술하여 초의 스님을 옹호하고, 설두유형(雪竇有炯, 1824~1889) 스님이 <선원소류(禪源溯流)>를 통해 백파 스님을 옹호하였다. 그러자 다시 법주사의 축원진하(竺願震河, 1861~1926) 스님이 <선문재정록(禪門再正錄)>을 지어 백파․설두 스님을 비판하였다.
이처럼 <선문수경>을 계기로 백 여 년에 걸쳐 선 논쟁이 일어나 잠들어 있던 한국불교의 지성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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