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정신과 인성교육 강화"
"불교정신과 인성교육 강화"
  • 김희옥 동국대 총장
  • 승인 2011.02.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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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동국대학교 제17대 총장 취임사

오늘 귀한 시간을 내시어 이 자리를 빛내주신 내외귀빈 여러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큰 스님을 비롯한 여러 대덕 큰 스님, 법인 이사장이신 정련 큰 스님, 그리고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국가족의 대표자 여러분, 박순성 교수회장과 교수님 여러분, 변승재 노조위원장과 직원선생님 여러분, 재학생을 대표하는 권기홍 총학생회장, 황영섭 대학원총학생회장과 학생여러분, 우리 20만 동문을 대표하는 이연택 총동창회장님과 동문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으로부터 43년 전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동대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사법관으로 봉직한 후 모교에 돌아와 봉사하고 싶다”라고 말했었습니다. 마침내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으로 공직을 수행하는 도중이었지만, 모교의 부름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앞으로 4년간 동국대학교 제17대 총장직을 수행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모두들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동국대학교는 1906년 불교계 선각자들이 교육을 통해 나라와 불교를 구하고자, 당시 30개 본산과 2개 특별기부사찰이 정재를 모아 설립한 명진학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불교진흥이라는 큰 목표 하에서 신학문 교육과 연구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그 결과, 만해 한용운선생이나 미당 서정주 시인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근대 한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인물을 배출하였습니다.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혜화전문학교는 보성 및 연희와 함께 3대 사학의 명성을 쌓았습니다.

동국대학교의 건학이념은 불교에 있습니다. 현대 물질주의 문명은 생태계의 파괴를 비롯하여 인류의 건전한 생존을 위협하는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불교는 이러한 문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극소수의 가르침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는 우리 대학이 위대한 종교 전통에 근본을 두고 있다는 사실에 긍지를 가져야 합니다.

과거의 역사는 현재와 미래에 속하는 우리를 비추어 보는 거울입니다. 저는 100 여년 전 명진학교를 건립한 선각자들의 정신을 생각하며, 제2의 건학운동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 동국가족의 염원을 받들어 동국대 중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우리 대학은 전임 오영교 총장님과 보직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변화와 도약을 시작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행정시스템과 강의평가·성과평가 시스템 등은 변화의 주요한 결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저는 교육 강화와 연구진흥, 인적·물적 인프라 확충을 통해 글로벌 엘리트를 육성하는 명문사학의 기반을 확고히 하겠습니다. 구체적인 발전계획은 3월 중에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만 여기서는 제가 재임하는 기간 동안 추진하고자 하는 주요 업무 방향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교육 분야입니다. 저는 동국대학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대학, 우리사회에서 존재할 가치가 충분한 대학, 예비신입생들이 오고 싶어 하는 대학으로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수요에 답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우수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인재상을 제시하겠습니다. 그리고 미래 유망 학문분야에 대한 논의를 통해 우리대학의 학문구조를 새롭게 만들어 가겠습니다. 불교정신과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우리 대학의 대표과목을 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대학은 인문학과 예술 분야에서 우수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공계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입니다. 현대는 과학기술이 지배하는 사회인만큼, 이공계 분야에서 우리 대학의 연구 역량을 진작시켜야 합니다. 우리학교가 모든 연구 분야에서 세계 수준으로 도약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존의 특성화 분야에 대해 재검토하고, 미래 성장 동력분야를 발굴하여 체계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특히 고양시의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가 진정으로 세계 수준이 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저는 우리학교의 사회봉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학생중심의 사회봉사단 운영을 확대하여 교직원과 동문까지 포괄하여 사회봉사활동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연구, 교육, 사회기여라는 대학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경영과 재정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먼저 자율과 책임의 원칙 하에 의사소통 활성화와 합리적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대학은 학문의 자유를 근본으로 하며, 자율과 자치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자율은 책임과 경쟁을 전제로 하며, 결정과 행위에 대해서는 공개와 평가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평가요소를 합리적으로 구성하여 평가를 위한 평가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의 일차적인 구성원은 교수, 직원, 학생입니다. 저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습니다. 물론 총장의 입장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다수가 원하는 쪽으로 결정할 수만은 없겠지만, 대화채널을 다양화하고 정례화하겠습니다.

시설인프라의 구축은 재정확보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산학협력관과 지하주차장, 고양시의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 등은 모두 꼭 필요한 시설들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재정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진행된 운동장과 수영장 매입도 막바지 단계에 와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숙원사업을 중단할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저는 제2건학 운동의 하나로 동국대학교 중흥을 위한 ‘제2건학 기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기존 출연 사찰을 포함하여 전국의 많은 사찰, 이천만 불자와 뜻있는 기업과 단체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제가 재단과 함께 그리고 종단과 함께 뛰겠습니다. 여기에는 20만 동문과 동문기업인도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대학이 기부금만으로 재정을 확충할 수는 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정부와 지자체 및 기업의 연구과제 수주를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재단과 협력하여 수익사업을 전개하겠습니다.

고양시의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 조성은 우리 학교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업입니다. 약학대학은 곧 수업을 시작하고, 바이오시스템대학도 계획대로 이전될 것입니다. 우리 일산병원, 한방병원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경기도와 고양시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일산메디클러스터 조성도 계속 추진하겠습니다.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의 바이오시스템대학과 약학대학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통해 세계수준의 바이오메디분야의 메카로 만들어 내겠습니다.

경주캠퍼스는 자율경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스스로 경주캠퍼스 총장을 선출하였고, 저도 경주캠퍼스가 자율과 책임의 원칙 하에서 운영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의료원도 최첨단 시설과 최고의 의학·한의학 교육과 함께 작년에 흑자경영을 이룩했습니다. 하지만 진료수익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향후 템플스테이와 연계하는 해외환자 유치사업이나 브랜치 의원·한의원을 운영하는 전략 등 수익다각화를 추진하겠습니다. 한방분야에서는 의료수요에 대한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말씀드린 목표가 달성되기 위해서는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분만이 아니라, 동국가족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2천만 불자와 함께하는 교계와 종단, 재단,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모두가 함께 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저는 동국대학교의 제2건학은 반드시 성취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동국의 모든 구성원과 늘 소통하고 화합을 다지겠습니다.

우리 동국대학교는 무한한 발전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한다면 반드시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오늘 참석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모든 동국가족 여러분의 건승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1. 2. 22

김 희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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