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관리위원회’ 설치 전 할 일
‘불사관리위원회’ 설치 전 할 일
  • 法應 스님
  • 승인 2011.03.2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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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종단이 5대결사의 실천과제 중 ‘불사관리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한다. 늦은 감이 있으나 반길 일이다.

소위 정책학에서 정책결정자의 능력 및 시간부족으로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결정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제약된 합리성 (limited rationality, bounded rationality)이라 한다. 그 동안 일부라 해도 종단사와 불사는 제약된 합리성과 미래예측기능의 부재와 무지, 물욕의 산물 이라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하고 불화를 그릴 수 없다. 아울러 성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성화를 그린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불교를 이해하지 못하고 설계하는 도량(道場)과 건축물은 그냥 일반적인 건물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매년 수없이 신축되는 불교 건물이나 도량 중 참 여법(如法)하게 잘 건축했다는 건물과 도량이 없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종교 건축물은 종교성과 문화의 사회적 표현이다. 삼국 이후 조선조까지 역사의 질곡 속에 장엄의 규모는 다르나 불교적 세계관에 입각해 전체 가람의 배치는 물론 전각 탑 석등 등을 조성했다.

현대 종교 건축물로 국내 건축대상 수상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끓었던 것으로는 단연 가톨릭이나 개신교계 건축물을 들 수 있다. 불교 쪽 건축물로는 이도건축의 몇 작품뿐이고, 현대에 건축된 대부분의 불교건축물들은 건축계로부터 '건축물 축에도 들지 못한다'할 정도로 철저히 무시돼 왔다.

현 총무원 청사에서 과연 불교, 역사, 문화성을 찾을 수 있을까. 일층 로비의 서산마애삼존불의 모형보다도 창조적 작품을 설치했어야 옳다. 조계사 대웅전의 그 우람한 불상과 마당에 새로 조성된 탑과 비석이 과연 주변의 환경과 잘 어울리느가. 여기에 높은 점수를 매길 수 있을까.

지금도 여러 곳에서 불사를 봉행하거나 예정된 곳이 있으므로 몇 가지 예를 든다.

첫째, 건물과 주변환경과의 조화이다. 이 주변환경은 다시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으로 나뉘는바 양자 모두 조화성이다.

▲ 필자는 2000년 11월 23일 불교환경연대 주최 토론회에서 ‘불사관리위원회’설치를 처음 주장했으나 그 동안 종단은 외면했다.
둘째, 기능의 반영이다. 현대의 불사 건축물은 수용인원과 현대적 기능으로서 복합적인 기능을 염두에 둬야 한다.

셋째, 시대적 창조성이다. 이 시대 문화를 창조하지 못하고 과거의 것을 베끼거나 모방한다면 정신과 혼이 없는 건물에 불과하다.

넷째, 눈을 돌려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시대와 사회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현대 건축을 보는 눈을 길러 줄 것이다. 서구에 가톨릭의 신비주의와 자연주의로 무장한 가우디나, 일본의 안도 다다오가 그 대표적 예다.

종단이 불사관리위를 설치하기 전 홍보와 인식의 변화, 파급효과를 위해 근현대 불사작품 중 걸작과 문제의 건축물들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서 교육 등 자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이 글은 해인사가 청동대불 불사 시 문제 제기했던 내용으로 일부 수정했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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