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 주지 해외 도박 의혹 밝혀지나
법주사 주지 해외 도박 의혹 밝혀지나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0.10.22 2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지실·휴대전화 압수수색…경찰, 상습도박 승려들 곧 신병처리
도박판이 벌어진 법주사 경내 한 건물. 사진=MBC 바로간다 갈무리.
도박판이 벌어진 법주사 경내 한 건물. 사진=MBC 바로간다 갈무리.

조계종 현직 교구장인 법주사 주지 스님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지 관심이다. 경찰이 법주사 주지 정도 스님의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2년 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자 한국의 산지승원인 속리산 법주사의 경내에서 스님들이 상습 도박판을 벌였다는 고발 사건 관련자들의 신병처리를 조만간 결정한다.

경내경찰은 대한불교조계종 5교구 본사인 충북 속리산 법주사 경내에서 도박을 하고, 이를 방조한 의혹과 해외 원정도박 의혹으로 고발된 승려 8명의 신병처리를 곧 결정한다.

지난 2월 재가불자인 A씨는 2018년 법주사 경내에서 스님들이 상습도박을 벌이고, 사찰을 책임지는 교구본사 주지가 도박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고, 해외 원정도박을 했다는 위치의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당시 고발된 스님들은 법주사 전·현직 국장소임을 맡거나 주요 사찰 주지로 재임하고 있었다. 이들 중에는 당시 조계종 총무원 국장급 스님 1명과 2008년 법주사 인근 여관에서 도박을 하다가 현장서 검거됐던 2명의 스님이 포함됐다. 법주사 현 주지 정도 스님도 고발됐다. 고발인 A씨는 법주사 주지 스님이 도박 현장에 함께 어울리지 않았지만 상습도박을 알고도 방조하거나 묵인했고, 해외 원정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담긴 녹취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 사건이 불거지자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2월 중앙징계위원회를 열어 법주사 말사(末寺) 주지 4명을 직무정지를 의결했다. 주지 정도 스님은 중앙징계위원회 직무정지 징계를 피하고, 코로나19 방역지침에도 불구하고 산중총회를 강행해 법주사 주지에 재임했다.

지난 2월 수사가 본격화된 뒤 8개월이 흘렀지만, 경찰의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2년 전에 발생했다는 사건이고, 경내 도박 외에 주지 스님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까지 확인할 구체적 정황이나 증거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 스님은 “판돈이 떨어질 때마다 법주사 입구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돈을 찾았다”고 증언했다.

도박에 가담해 빚을 진 A스님은 법주사 입구의 은행 현금자동인출기에서 수백만 원의 돈을 찾아 노름을 하고, 돈을 잃자 다시 ATM 기기에서 수백만 원의 돈을 찾아 노름을 하다 모두 잃고, 함께 도박을 하던 스님에게 돈을 빌려 다시 도박을 했다.

이 스님의 예금 거래내역에 따르면 2018년 3월부터 2018년 10월말까지 매월 2~3회의 도박판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스님은 2018년 3월 23일 은행에서 오후 3시 15분과 17분 두 차례에 걸쳐 170만원을 인출했다. 이 돈으로 도박판에 뛰어 들었다가 돈을 모두 잃자 이날 밤 10시 21분부터 26분까지 네 차례에 걸쳐 각 100만 원씩 모두 400만 원을 더 찾아 도박판에 뛰어 들었다.

보은경찰서가 이 사건을 수사하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지만, 겸찰은 이 사건을 충북경찰청에 재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검찰이 상습도박과 주지 정도 스님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과 관련된 구체적 정황 등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주지검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10월 중순경 법주사 주지 정도 스님의 집무실(주지실)과 1대 이상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수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도박 의혹을 받은 스님들에 대한 피고발인 조사도 마쳤다.

<뉴시스> 등은 22일 “경찰은 정도 스님의 해외 도박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60여 차례 해외를 다녀온 출입국 기록을 확인하고, 현지 안내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며 “휴대전화 통화기록, 통장 입출금 거래 내역 등을 분석,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주사 소식에 밝은 한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법주사 주지 스님이 해외 원정도박을 한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사실여부를 떠나 과거 도박현장에서 검거돼 벌금형까지 받은 스님이 교구본사 주지가 되고, 코로나19 사태에도 종단과 정부의 방역지침을 무시하고 산중총회를 열어 재임한 현직 교구본사 주지가 해외 원정도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현실에 조계종 스님들이 얼굴을 들고 다니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경찰은 신중한 입장이다. 어려 언론에 이 사건 수사 상황을 밝히지 않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해 이달 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34-733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법인명 : 뉴스렙
  • 제호 : 뉴스렙
  • 등록번호 : 서울 아 0043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7-09-17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뉴스렙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etana@gmail.com
  • 뉴스렙「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조현성 02-734-7336 cetana@gmail.com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