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사업 이미 2007년에 합의됐었다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사업 이미 2007년에 합의됐었다
  • 최재천 변호사
  • 승인 2011.05.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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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시사큐비즘]
   

남북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사업 합의

지난 4월 12일 남북은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열린 제2차 백두산 화산 관련 남북 전문가 회의를 통해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를 위한 전문가 학술회의를 5월 초 평양 또는 편리한 장소에서 열고, 6월 중순께 백두산 현지답사를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남북은 이날 교환한 합의문에서 “남과 북은 백두산 화산 분출에 대한 공동연구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협력하기로 했다”며 “구체적 실무절차에 대해 추후 협의해 나가기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남북은 지난 3월 29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열린 백두산 화산 관련 남북 전문가회의에서 백두산 화산과 관련한 공동연구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뤄냈습니다. 당시 북측은 백두산 화산활동에 대한 공동연구 필요성을 강조하고, 학술토론회와 현지 공동조사를 하는 방안을 설명했습니다. 남측은 공동연구에 앞선 사전연구 필요성과 실태 파악을 위한 자료교환 방안을 제기하고, 선행연구를 통해 공동연구 방식을 협의하자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악수하는 남북 수석대표 ⓒ 통일부

 

북쪽 단장인 윤영근 화산연구소 부소장 겸 지진국 부국장은 회의 초반 “일본 지진 뒤 우리 지하수 관측공에서 물이 약 60㎝ 출렁거리고, 샘물에서 감탕(흙탕물)이 나왔다. (방사능 오염 물질이) 우리 측에도 미칠 것 같아 적극적으로 감시한다”며 일본 지진 사례를 들어 우회적으로 백두산 화산활동에 대한 남북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남북 화산 전문가회의는 북측이 3월 17일 지진국장 명의로 백두산 화산과 관련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를 하자는 내용의 통지문을 우리 측 기상청장 앞으로 보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는 북측의 요구로 시작된 것입니다.

이미 2007년 남북회담에서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사업에 합의하다

그런데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논의가 시작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 아닙니다. 그 시작은 지난 2007년 12월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있었던 남북회담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2월 20일~21일에 열렸던 남북보건의료․환경보호협력분과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양측은 도병원 현대화, 대기오염측정시설 설치, 양묘장 조성 등에 대해 협의하고 총 4개조 10개항의 합의서를 채택하게 됩니다. 보건의료분야에서는 도병원 현대화, 전문가 교류, 전염병통제 등에 합의함으로써 남북 보건당국 간 본격적인 협력의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특히 환경분야에서는 백두산 화산활동 공동연구, 대기오염 피해감소를 위한 공동협력, 한반도생물지 사업 등에 합의함으로써 ‘한반도 환경공동체’ 구축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당시 북한측은 기본발언을 통해서 환경분야 협력사업을 제안하면서 “백두산지구 화산 공동연구”와 관련한 실제적 협력사업을 제안합니다. 그 결과 남북보건의료․환경보호협력분과위원회 제1차 회의 합의서 2조에서는 “남과 북은 환경보호․산림분야 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밝히고 ①항에서 “남과 북은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사업과 관련한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실무협의를 2008년 2월 중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고 명기하고 있습니다.  

합의문은 왜 지켜지지 않았을까?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이날의 합의 내용은 남북회담본부나 정부 국정브리핑에만 언급될뿐 언론들은 전혀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후 3년이 지나서야 다시 북한측의 요구로 본격적인 공동연구에 첫 발을 내딛게 된 것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왜 언론은 일제히 이 문제에 침묵을 지켰고, 왜 당시의 남북 합의문은 지켜지지 않았을까요?
 
일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중국 지질 전문가들은 일본 대지진과 백두산을 연관지어, 백두산이 중국 내 화산 가운데 가장 폭발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거대한 에너지가 방출돼 주변의 화산을 자극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백두산과 대만의 양밍산(陽明山)의 폭발 위험성이 가장 크다고 과학시보(科學時報)가 최근호에서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본 대지진 직후인 지난달 15일 후지산에서 규모 6.2의 여진이 발생했다”며 “일본 대지진은 이 일대 지질구조의 활동이 활발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본 대지진에서 방출된 에너지가 주변 500-600㎞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국을 비롯한 환태평양 지역 화산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통일부에 묻는다

남북은 일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2007년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사업과 관련한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고, 합의문을 통해 실무협의를 2008년 2월 중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시는 이명박 행정부가 새로 집권했을 때입니다. 합의문대로 그때부터 남북한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사업이 진행되었다면 3년 동안 많은 연구를 축적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나고 나서야 그것도 다시 북한 측의 요구로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통일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합의문은 왜 지켜지지 않았죠?

 

   
법무법인 한강 대표변호사, 김대중평화센터 고문으로, 연세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이화여대 로스쿨, 영남대 로스쿨, 전남대 로스쿨, 광운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번 학기는 이화여대 법대에서 2,3,4학년을 대상으로 '현대사회와 법'이라는 교양과목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는 www.e-sotong.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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