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역’ 유치 물 건너가나…삭발하며 반발
‘해인사역’ 유치 물 건너가나…삭발하며 반발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1.01.1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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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해인사역 유치위, “예비타당성 조사 없어 부실 결과”
6일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설명회
합천역은 합천읍 서산리·율곡면 임북리 2개 안 제시
HCN 뉴스 화면 갈무리.
HCN 뉴스 화면 갈무리.

남부내륙철도 합천역사는 합천읍 서산리 합천소방서 주변에 신설할 예정이어서 ‘해인사역’ 유치네 나선 해인사와 해인사역유치위원회가 삭발식까지 하며 반발했다.

해인사와 해인사역유치위원회는 지난 6일 오후 합천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국토부와 합천군의 남부내륙철도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설명회에 앞서 합천역사 설치를 전면 반대하며 ‘해인사역 유치’ 주장을 담은 알림판을 들고 시위했다. 또 해인사역 유치위원 5명은 해인사 스님들의 도움을 받아 삭발까지 감행했다.

2028년 완공 예정인 경북 김천~경남 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은 총연장 187.3㎞(단선전철) 약 5조 60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서울에서 김천까지 기존 KTX경부선을 이용하고 김천부터 거제까지 남부내륙 KTX노선을 신설한다. 노선은 경북 신천, 성주군, 고령군, 경남 합천군, 산청군, 진주시, 고성군, 통영시, 거제시를 통과한다. 정거장은 김천, 진주, 마산은 기존역사를 활용하고, 성주, 합천, 고성, 통영, 거제 등 5곳에 역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이날 설명회는 합천군을 통과 하는 노선의 역 예정지에 대한 대기질, 수질, 소음, 진동, 토양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상수도보호구역 생태1급지 등 환경영향평가 내용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합천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설명회는 해인사역 유치 위원들의 질문과 해인사 스님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들은 합천역사 반대 및 해인사역 건설을 강조하며 주민공청회 개최를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인사역’ 유치는 해인사와 지역민의 염원이었다. 2019년 3월 당시 해인사 주지 향적 스님은 “우리 스스로 진흙 속에 진주를 파묻어버려서야 되겠느냐”면서 남부내륙철도 해인사역 유치를 강하게 원했다.

당시 향적 스님은 조계종 기관지와 인터뷰에서 “특정 지역의 교통 편의를 위한 시설이 아니라, 관내 합천, 고령, 성주, 거창, 함양까지 아우르는 해인사 인근 지역에 역사가 세워져야 한다”고 했다. 지역 주민들과 연간 100만 명이 넘는 해인사 순례객들의 교통편의를 고려해 해인사역 유치를 요구한 것이다.

당시 남부내륙철도 사업은 2019년 1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사업에 탄력을 받았다.

현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도 2019년 10월 23일 합천군 출입기자 간담회서에서 해인사역 유치를 강하게 요구했다.

현응 스님은 해인사역 유치 이유를 △김천~진주 구간의 중심지점으로 해인사역(합천군 야로면)이 가장 적합 △서부경남 관광객 유치에 가장 적합 △종착역에 해당하는 진주, 통영, 거제 등 역사 문화 교육 행정 해양관광 유치에 유리 △해인사역의 경우 광대고속도로가 연결돼 있어 인근 지역의 방문객들이 방문하기에 편리한 교통 요충지 △타 후보지 역사는 인근 주민과 관광객들의 방문을 유도하기에 불편하고 기대도 효과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등 5가지 이유를 들어 합천 지역의 정거장은 ‘해인사역’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현응 스님은 “해인사역이라는 명칭만을 고집하지 않고 합천군과 의논해 지역성을 포함시킨 ‘합천해인사역’이라는 명칭도 검토해 볼 수 있다”면서 합천군과 해인사역 유치를 원하는 해인사와 지역민의 입장을 모두 담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합천군 측은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은 우리 군이 관광합천, 스포츠도시합천에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명시된 노선이 지나는 지역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요구사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의 협력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해인사와 해인사역유치위는 "수요 창출과 지역균형 상생발전을 위해 거창, 고령, 성주, 대구 등 10분에서 30분 이내 교통 접근성이 용이한 옛 88고속도로 해인사IC 인근 야로면에 해인사역이 유치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해인사와 해인사역유치위는 "수요 창출과 지역균형 상생발전을 위해 거창, 고령, 성주, 대구 등 10분에서 30분 이내 교통 접근성이 용이한 옛 88고속도로 해인사IC 인근 야로면에 해인사역이 유치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HCN 뉴스 화면 갈무리)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는 합천읍 서산리(1안)와 율곡면 임북리(2안) 등 2가지 안을 제시했다. 1안은 환경피해 최소화, 2안은 노선 직선화를 감안한 방안이다. 해인사역이 포함되지 않았다. 해인사와 해인사역유치를 바라는 지역민들이 앞으로 어떤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해인사 측은 "해인사에서 발주한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의 입지선정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합천역사가 해인사 인근에 위치할 경우 합천읍 방문객은 다소 감소하겠으나, 해인사 인근의 관광수요가 늘어 감소폭보다 이용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연구됐다"며 "예비타당성 조사가 없었기 때문에 부실한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김태구 해인사역유치공동위원장도 "수요 창출과 지역균형 상생발전을 위해 거창, 고령, 성주, 대구 등 10분에서 30분 이내 교통 접근성이 용이한 옛 88고속도로 해인사IC 인근 야로면에 해인사역이 유치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설명회를 통한 주민의견 수렴 등 관련 절차이행 후 5월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완료하고 철도노선 및 역사 위치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간)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해 오는 26일까지 합천군청 건설과에서 공람이 진행되며, 2월 2일 18시까지 주민의견을 받는다.
 

남부내륙철도 노선도.
남부내륙철도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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