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반생명적 살처분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정부는 반생명적 살처분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1.02.19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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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시민단체 및 사찰 살처분 반대 성명 발표
“화성 신안마을 살처분 초지 즉각 철회해야”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AI 발생한 지역에 예방적 살처분 조치 등 방역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AI 발생한 지역에 예방적 살처분 조치 등 방역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반생명적 살처분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생명의 관점에서 법과 제도를 정비해 과학적 방역을 시행하라. 아울러 신안마을에 살처분 명령을 취소하고, 동물복지농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불교계시민단체와 사찰 등 26곳이 정부의 반생명적 살처분 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19일 촉구했다. 아울러 국민들에게 “생명을 경시하고 소비하는 살처분 중심의 정부 정책과 제도가 생명 중심 정책으로 전면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이들은 “지역공동체에서 산안마을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착한 선결제’ 운동 동참을 요청한다.”며 “착한 선결제에 동참하여 산안마을 살처분에 내려진 ‘살처분 명령 철회’가 이루어지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도 했다.

조류독감(AI) 발생으로 농가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에 이어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발병 농가로부터 최대 3km 내에 모든 농가의 가금류를 지체 없는 예방적 살처분 지시를 내리고 있다. 이로 인해 무려 2,600만 마리 넘는 닭과 오리 등이 살처분 됐다.

이들이 성명을 통해 살처분 조치를 철회해달라고 한 신안마을은 경기도와 화성시의 방역사업 모델로 선정된 대안적 마을 공동체이다. 지난 37년간 밀집 사육을 지양하고 방역체계를 구축해 온 곳이다.

화성 산안마을은 지난 12월 23일 인근 농가에서 조류독감 발병하자 농장이 단지 3km 내에 위치한다는 이유만으로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받았다. 산안마을은 정부의 살처분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고 버티고 있지만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신안마을의 3만7000 마리 닭들은 실제 고병원성 조류독감 감염의 징후가 전혀 없었고 현재도 없다.

때문에 불교계 시민단체 등은 “정부는 감염의 징후가 없음에도 살처분 명령을 내리는 자는 있되 살처분 명령을 취소하는 권한은 없다며 관할 지자체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면서 책임전가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괄적 살처분 정책은 생명을 도외시하고, 행정적 입장만을 고려한 무자비한 정책입니다. 정부는 반생명적 살처분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살처분이 이루어지면 농가들이 경영을 안정화하는데 까지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농가민들의 아픔과 피로가 이루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살처분 이후 주변은 살처분된 동물에서 나온 피 등으로 인해 토양의 오염과 지하수에도 영향을 미치는 실정이다.

때문에 성명을 낸 단체와 사찰들은 우리 정부의 살처분 정책이 외국과 비교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또 살처분은 동물권과 생명윤리에도 반하는 정책으로 본다. 여기에 부처님의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라는 가르침에도 위배되기 떄문에 정부의 살처분 정책은 법과 제도를 다시 살펴 과학적 방역정책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성명에는 금륜사,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대불련총동문회, 대불청 서울지구, 명상의집자애, 바른불교재가모임, 법룡사, 법명사, 벽선암, 백련사, 불교생명윤리협회, 불광미디어, 불교환경연대, 봉덕사, 상불사, 시적암, 신대승네트워크,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아카마지, 전국비구니회, 정의평화불교연대, (주)다나, 조계종 민주노조, 종교와젠더연구소, 지혜를 모으는 마을 모지리,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26곳이 참여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조류독감 살처분 지침 철회 불교계 호소문

코로나19로 인한 고통 속에서 조류독감으로 농가들이 이중의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정부는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감염되지 않았음에도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발병 농가로부터 최대 3km 내에 있는 모든 농가의 가금류에 대해 지체 없는 예방적 살처분 지시를 내렸습니다. 지난 11월 26일 조류독감이 발병한 이후 70여 일 동안 무려 2,600만 마리 넘는 닭과 오리 등이 살처분 되었습니다. 감염되어 죽인 닭보다 감염되지 않았는데도 죽인 닭이 3배 이상이 넘습니다.

이러한 일괄적 살처분 정책은 생명을 도외시하고, 행정적 입장만을 고려한 무자비한 정책입니다. 정부는 반생명적 살처분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화성 산안마을은 지난 12월 23일 인근 농가에서 조류독감 발병하자 농장이 단지 3km 내에 위치한다는 이유만으로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받았습니다. 산안마을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정부의 살처분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고 버티고 있지만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산안마을은 대안적 마을 공동체로서 지난 37년간 밀집 사육을 지양하고 철저한 방역체계를 구축해 온 곳입니다. 경기도와 화성시의 방역사업 모델로 선정될 만큼 산안마을은 동물복지와 아울러 방역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마을의 3만7천 마리 닭들은 실제 고병원성 조류독감 감염의 징후가 전혀 없었고 현재도 없습니다. 정부는 감염의 징후가 없음에도 살처분 명령을 내리는 자는 있되 살처분 명령을 취소하는 권한은 없다며 관할 지자체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면서 책임전가에 여념이 없습니다.

외국의 사례를 봐도 살처분 위주의 한국과 대처방식이 다릅니다. 백신접종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이 많습니다. 일본, 중국, 미국 등도 반경 3km 이내라고 무자비하게 살아 있는 닭 등 가금류를 살처분하지 않습니다. 정부의 광범위한 살처분 정책은 매년 반복되어 피해는 계속 커지고 있으며, 근본적으로 조류독감을 막지 못했습니다. 농가의 피해액도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사회적 피해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올해까지 9,400만 마리의 가축이 살처분 당했고, 1조1728억원이 피해농가 재정지원금으로 쓰였습니다. 또한 농가들이 경영을 안정화하는데 까지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 무너지는 심정과 피해는 이루어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살처분 정책은 반생명적으로 동물권과 동물윤리에도 반합니다. 유네스코 세계 동물권리 선언문에는 ‘인간이 다른 동물 종의 존재할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모든 종이 상생할 수 있는 바탕이므로 인간은 동물을 관찰하고 이해하며 존중하고 사랑하도록 배워야 한다’ 내용을 담고 있고, 본문 조항에는 ‘모든 동물은 태어나면서부터 평등한 생명권과 존재할 권리를 가진다’(제1조), ‘모든 동물은 존중받아야 한다’(제2조), ‘어떤 동물도 잘못된 처우나 잔인한 행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제3조)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2002년 ‘국가는 미래 세대의 관점에서 생명의 자연적 기반과 동물을 보호할 책임을 가진다.’는 내용을 세계 최초로 헌법에 명시해 동물권을 보장하기도 하였습니다.

불교에서도 ‘안거’가 생기게 된 일화와 생명권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제자들이 우기에 바깥출입을 하면서 땅으로 올라온 생물들을 밟고 다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붓다께 와서 제자들을 비난하자 붓다는 제자들에게 우기에는 밖으로 유행하지 말고 일정한 곳에서 안거할 것을 권합니다. 이때부터 안거제도가 생겼다고 『율장(Mahāvaga)』은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붓다는 당시 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위해 짐승들을 잡아 바치는 관습에 대해 반대하면서 생물과 동물의 생명권을 존중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른 길을 걸어가는 위대한 선인들은 여러 가지 염소 양, 소 등을 죽이는 그러한 제사에는 동참하지 않노라.” 하고는 바른 길을 걸어가는 위대한 선인들은 동물들을 죽이지 않고 “규칙적으로 음식을 보시하는 것에 동참”하는 살생하지 않는 제사를 권합니다.(제사의경 S3:9)

더 나아가서 붓다는 인간들에게 폭력을 행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남겼습니다. 생명은 살고자 하고, 살아있는 생명은 폭력을 싫어하고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명이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자신이나 다른 생명에게 하지 않는 생명의 권리에 대해 당신의 제자들에게 게송으로 설하셨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은 폭력에 떨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내가 두려워하듯 남도 그러하니 그 누구도 괴롭히지 말라. 모든 존재는 폭력을 두려워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 내가 소중히 여기듯 남도 그러하니 그 누구도 해치지 말라.“(법구경)

이에 불교계는 정부에 요청합니다.

정부는 생명을 도외시하고, 행정적 편의만을 고려한 예방적 살처분 정책과 방침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생명의 관점에서 법과 제도를 전면 개정하고 과학적 방역을 시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정부는 산안마을에 대한 살처분 명령을 취소하고, 동물복지농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랍니다.

국민과 불자들께 호소드립니다.

생명을 경시하고 소비하는 살처분 중심의 정부 정책과 제도가 생명 중심 정책으로 전면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또 지역공동체에서 산안마을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착한 선결제’ 운동 동참을 요청드립니다. 착한 선결제에 동참하여 산안마을 살처분에 내려진 ‘살처분 명령 철회’가 이루어지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2021년 2월 18일

금륜사,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대불련총동문회, 대불청 서울지구, 명상의집자애, 바른불교재가모임, 법룡사, 법명사, 벽선암, 백련사, 불교생명윤리협회, 불광미디어, 불교환경연대, 봉덕사, 상불사, 시적암, 신대승네트워크,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아카마지, 전국비구니회, 정의평화불교연대, (주)다나, 조계종 민주노조, 종교와젠더연구소, 지혜를 모으는 마을 모지리, 참여불교재가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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