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민의 부르지 못한 노래] 1. ‘너의 봄을 만나거든’
[전재민의 부르지 못한 노래] 1. ‘너의 봄을 만나거든’
  • 전재민
  • 승인 2021.03.22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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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봄을 만났느냐
눈을 살포시 쳐 들고
세상을 열 듯
꽃을 피운 꽃을 만났느냐

따사로운 햇살
돌 담 아래 앉아
졸고 있는 할매처럼
선물로 온 빛을 즐겼느냐

홍매화 시들어 말라 버리고
왕 벚꽃이 움 트는 나뭇가지
내가 두고 온
고향 마을 뒷산 진달래 붉어
님 떠나 보내면서
말도 못하고
얼굴만 붉어 지던
그녀처럼
봄이 왔는데.

논바닥처럼 말라버린 뒷꿈치
걸음 걸을 때 마다 아파 오듯
내 아버지
내 어머니 걸어 간 길
따라 걸으면서도
가슴에 매달린 무게
가슴을 짓누르는 아픔
마음껏 꽹가리라도
두들기고 싶은 날엔
산소 옆에 두고 온
할미꽃처럼
고국의 봄이
눈시울에 맺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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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민(Terry)

전재민 시인.
전재민 시인.

캐나다 BC주 밴쿠버에 살고 있는 ‘셰프’이자, 시인(詩人)이다. 경희대학교에서 전통조리를 공부했다. 1987년 군 전역 후 조리학원을 다니면서 한식과 중식도 경험했다. 캐나다에서는 주로 양식을 조리한다. 법명은 현봉(玄鋒).
전재민은 ‘숨 쉬고 살기 위해 시를 쓴다’고 말한다. ‘나 살자고 한 시 쓰기’이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감하는 이들이 늘고, 감동하는 독자가 있어 ‘타인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음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밥만으로 살 수 없고, 숨 만 쉬고 살 수 없는 게 사람이라고 전재민은 말한다. 그는 시를 어렵게 쓰지 않는다. 사람들과 교감하기 위해서다. 종교인이 지업이지만, 직업인이 되면 안 되듯, 문학을 직업으로 여길 수 없는 시대라는 전 시인은 먹고 살기 위해 시를 쓰지 않는다. 때로는 거미가 거미줄 치듯 시가 쉽게 나오기도 하고, 숨이 막히도록 쓰지 못할 때도 있다. 시가 나오지 않으면 그저 기다린다.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회를 꿈꾸며 오늘도 시를 쓴다.
2017년 1월 (사)문학사랑으로 등단했다. 2017년 문학사랑 신인 작품상(아스팔트 위에서 외 4편)과 충청예술 초대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문학사랑 회원이자 캐나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밴쿠버 중앙일보 명예기자이다. 시집 <밴쿠버 연가>(오늘문학사 2018년 3월)를 냈고, 계간 문학사랑 봄호(2017년)에 시 ‘아는 만큼’ 외 4편을 게재했다.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밴쿠버 중앙일보에 <전재민의 밴쿠버 사는 이야기>를 연재했고, 밴쿠버 교육신문에 ‘시인이 보는 세상’을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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