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민의 부르지 못한 노래] 10. 고장난 시계처럼
[전재민의 부르지 못한 노래] 10. 고장난 시계처럼
  • 전재민 시인
  • 승인 2021.05.17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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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분씩 느려지는 고장 난 시계처럼

밥을 주어도 가지 않는 시계같이

머리, 목, 어깨, 팔다리, 손가락 멀쩡한 곳이 없다.
 

#작가의 변
거위나 오리들을 보면 늘 먹는 순간만 보인다. 물론 집이 없는 거위나 오리들은 일하러 갈 직장도 없다. 먹다가 졸리면 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위험이 다가 오면 날갯짓해서 날아 오르기도 하고 아주 느린 걸음으로 건널목을 건너면서 또는 무단횡단을 하면서 인간계의 교통법규쯤은 살짝 즈려밟고(지르밟고) 무시하기도 한다. 늦게 걷는 거위를 뒤에서 따라 가다 보면 정말이지 날지 못하는 짐승 같다. 그러다가도 위험이 다가오면 내가 언제 뒤뚱거리며 걸었냐며 날아서 높은 지붕위에서 용용 약 오르지 하는 것만 같다.

밴쿠버 다운타운엔 유명한 증기시계가 있다. 워터 스트리트와 캠비 스트리트가 교차하는 곳에

15분마다 증기를 내뿜으며 증기기관차 흉내를 낸다. 그러니 밴쿠버에 관광 온 사람들은 이 증기 시계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사진을 찍는다.

이 증기시계주변을 ‘게스타운’이라고 부른다. 증기시계는 생긴 모습으로 보자면 캐나다의 역사와 함께하는 아주 오래된 시계처럼 보이지만, 1977년에 세워진 것이고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대대적 수리를 위해 철거한 적이 있다. 대대적인 수리를 위한 것이었다.

실제 시계도 세워진지 어느 정도 지나니 이렇게 대대적 수리를 하고 부품을 새것으로 싹 교체해서 겉모습만 오래된 것이지 내부는 새 것이다. 사람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50년이 지나면 정말 쓰기 힘든 고물일지도 모른다. 보통 차는 5년 보증과 10년 파워 워런티 해주지만 그동안에도 늘 주기적으로 오일 체인지는 물론이고 타이밍벨트까지 갈아 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차는 20년을 타면 사람의 40년보다 긴 시간이라고 생각되며 30년 이상 타면 장수차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앤틱크 차 같은 경우 내부를 싹 새것으로 갈고 외부도 새로 도장 작업을 해서 새 차처럼 타기도 한다. 사람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학교생활과 직장생활, 심지어 가정생활까지 해야 한다. 평생 꿈인 집만 바라보며 살아야 하고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와 타박상으로 곪을 대로 곪은 사람들이 주름살 제거수술하고 뷰티크 관리를 하듯이 하지만 자동차처럼 내부를 싹 드러내고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아프고 병을 친구 삼아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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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분씩 느려지는 고장 난 시계처럼

밥을 주어도 가지 않는 시계같이

머리, 목, 어깨, 팔다리, 손가락 멀쩡한 곳이 없다.
 

#작가의 변
거위나 오리들을 보면 늘 먹는 순간만 보인다. 물론 집이 없는 거위나 오리들은 일하러 갈 직장도 없다. 먹다가 졸리면 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위험이 다가 오면 날갯짓해서 날아 오르기도 하고 아주 느린 걸음으로 건널목을 건너면서 또는 무단횡단을 하면서 인간계의 교통법규쯤은 살짝 즈려밟고(지르밟고) 무시하기도 한다. 늦게 걷는 거위를 뒤에서 따라 가다 보면 정말이지 날지 못하는 짐승 같다. 그러다가도 위험이 다가오면 내가 언제 뒤뚱거리며 걸었냐며 날아서 높은 지붕위에서 용용 약 오르지 하는 것만 같다.

밴쿠버 다운타운엔 유명한 증기시계가 있다. 워터 스트리트와 캠비 스트리트가 교차하는 곳에

15분마다 증기를 내뿜으며 증기기관차 흉내를 낸다. 그러니 밴쿠버에 관광 온 사람들은 이 증기 시계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사진을 찍는다.

이 증기시계주변을 ‘게스타운’이라고 부른다. 증기시계는 생긴 모습으로 보자면 캐나다의 역사와 함께하는 아주 오래된 시계처럼 보이지만, 1977년에 세워진 것이고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대대적 수리를 위해 철거한 적이 있다. 대대적인 수리를 위한 것이었다.

실제 시계도 세워진지 어느 정도 지나니 이렇게 대대적 수리를 하고 부품을 새것으로 싹 교체해서 겉모습만 오래된 것이지 내부는 새 것이다. 사람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50년이 지나면 정말 쓰기 힘든 고물일지도 모른다. 보통 차는 5년 보증과 10년 파워 워런티 해주지만 그동안에도 늘 주기적으로 오일 체인지는 물론이고 타이밍벨트까지 갈아 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차는 20년을 타면 사람의 40년보다 긴 시간이라고 생각되며 30년 이상 타면 장수차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앤틱크 차 같은 경우 내부를 싹 새것으로 갈고 외부도 새로 도장 작업을 해서 새 차처럼 타기도 한다. 사람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학교생활과 직장생활, 심지어 가정생활까지 해야 한다. 평생 꿈인 집만 바라보며 살아야 하고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와 타박상으로 곪을 대로 곪은 사람들이 주름살 제거수술하고 뷰티크 관리를 하듯이 하지만 자동차처럼 내부를 싹 드러내고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아프고 병을 친구 삼아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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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분씩 느려지는 고장 난 시계처럼

밥을 주어도 가지 않는 시계같이

머리, 목, 어깨, 팔다리, 손가락 멀쩡한 곳이 없다.
 

#작가의 변
거위나 오리들을 보면 늘 먹는 순간만 보인다. 물론 집이 없는 거위나 오리들은 일하러 갈 직장도 없다. 먹다가 졸리면 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위험이 다가 오면 날갯짓해서 날아 오르기도 하고 아주 느린 걸음으로 건널목을 건너면서 또는 무단횡단을 하면서 인간계의 교통법규쯤은 살짝 즈려밟고(지르밟고) 무시하기도 한다. 늦게 걷는 거위를 뒤에서 따라 가다 보면 정말이지 날지 못하는 짐승 같다. 그러다가도 위험이 다가오면 내가 언제 뒤뚱거리며 걸었냐며 날아서 높은 지붕위에서 용용 약 오르지 하는 것만 같다.

밴쿠버 다운타운엔 유명한 증기시계가 있다. 워터 스트리트와 캠비 스트리트가 교차하는 곳에

15분마다 증기를 내뿜으며 증기기관차 흉내를 낸다. 그러니 밴쿠버에 관광 온 사람들은 이 증기 시계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사진을 찍는다.

이 증기시계주변을 ‘게스타운’이라고 부른다. 증기시계는 생긴 모습으로 보자면 캐나다의 역사와 함께하는 아주 오래된 시계처럼 보이지만, 1977년에 세워진 것이고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대대적 수리를 위해 철거한 적이 있다. 대대적인 수리를 위한 것이었다.

실제 시계도 세워진지 어느 정도 지나니 이렇게 대대적 수리를 하고 부품을 새것으로 싹 교체해서 겉모습만 오래된 것이지 내부는 새 것이다. 사람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50년이 지나면 정말 쓰기 힘든 고물일지도 모른다. 보통 차는 5년 보증과 10년 파워 워런티 해주지만 그동안에도 늘 주기적으로 오일 체인지는 물론이고 타이밍벨트까지 갈아 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차는 20년을 타면 사람의 40년보다 긴 시간이라고 생각되며 30년 이상 타면 장수차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앤틱크 차 같은 경우 내부를 싹 새것으로 갈고 외부도 새로 도장 작업을 해서 새 차처럼 타기도 한다. 사람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학교생활과 직장생활, 심지어 가정생활까지 해야 한다. 평생 꿈인 집만 바라보며 살아야 하고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와 타박상으로 곪을 대로 곪은 사람들이 주름살 제거수술하고 뷰티크 관리를 하듯이 하지만 자동차처럼 내부를 싹 드러내고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아프고 병을 친구 삼아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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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민(Terry)
캐나다 BC주 밴쿠버에 살고 있는 ‘셰프’이자, 시인(詩人)이다. 경희대학교에서 전통조리를 공부했다. 1987년 군 전역 후 조리학원을 다니면서 한식과 중식도 경험했다. 캐나다에서는 주로 양식을 조리한다. 법명은 현봉(玄鋒).

전재민은 ‘숨 쉬고 살기 위해 시를 쓴다’고 말한다. ‘나 살자고 한 시 쓰기’이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감하는 이들이 늘고, 감동하는 독자가 있어 ‘타인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음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밥만으로 살 수 없고, 숨 만 쉬고 살 수 없는 게 사람이라고 전재민은 말한다. 그는 시를 어렵게 쓰지 않는다. 사람들과 교감하기 위해서다. 종교인이 직업이지만, 직업인이 되면 안 되듯, 문학을 직업으로 여길 수 없는 시대라는 전 시인은 먹고 살기 위해 시를 쓰지 않는다. 때로는 거미가 거미줄 치듯 시가 쉽게 나오기도 하고, 숨이 막히도록 쓰지 못할 때도 있다. 시가 나오지 않으면 그저 기다린다.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회를 꿈꾸며 오늘도 시를 쓴다.

2017년 1월 (사)문학사랑으로 등단했다. 2017년 문학사랑 신인 작품상(아스팔트 위에서 외 4편)과 충청예술 초대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문학사랑 회원이자 캐나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밴쿠버 중앙일보 명예기자이다. 시집 <밴쿠버 연가>(오늘문학사 2018년 3월)를 냈고, 계간 문학사랑 봄호(2017년)에 시 ‘아는 만큼’ 외 4편을 게재했다.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밴쿠버 중앙일보에 <전재민의 밴쿠버 사는 이야기>를 연재했고, 밴쿠버 교육신문에 ‘시인이 보는 세상’을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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