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위한 '수어(수화)'에 종교편향?
청각장애인 위한 '수어(수화)'에 종교편향?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1.06.14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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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하나님' 동일 표현, 불교는 '목탁+믿는'

'수어(수화)'는 농인(청각장애인)들에게 꼭 필요한 소통 수단이다. 지난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으로 '수화'는 우리말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갖고 있다.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은 각종 기념일 행사에서 모두 수어통역을 제공하게 했다.

조계사 장애인전법팀 원심회는 청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수화 애국가'가 '하느님'을 기독교의 '하나님'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수화로 하는 애국가‧국기에 대한 맹세‧한글날 노래' 일부 발췌)



 

지난 3일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장애인전법팀 원심회(회장 김철환)는 '종교 편향적 수어 등 개선이 이루어져야' 제하의 논평을 발표했다.

원심회는 "애국가 제창인데 불교를 믿는 청각장애인들은 수어로 된 애국가를 제창할 때마다 불편하다"면서, 우리나라 애국가의 노랫말 '하느님이 보우하사' 구절 가운데 '하느님'이 기독교 '하나님(야훼, 여호와)'와 같은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은 공적 영역이므로 중립적인 수어사용 책무가 있다. 정부는 애국가 등 특정 종교에 치우친 수어 등 소수 언어에 대한 개선 작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했다.



수어로 '하느님'은 기독교의 유일신 '하나님과' 같이 표현된다 ('수화로 하는 애국가‧국기에 대한 맹세‧한글날 노래' 중에서 발췌)
 
조계사 장애인전법팀 원심회는 청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수화 애국가'가 '하느님'을 기독교의 '하나님'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수화로 하는 애국가‧국기에 대한 맹세‧한글날 노래' 일부 발췌)

 

지난 3일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장애인전법팀 원심회(회장 김철환)는 '종교 편향적 수어 등 개선이 이루어져야' 제하의 논평을 발표했다.

원심회는 "애국가 제창인데 불교를 믿는 청각장애인들은 수어로 된 애국가를 제창할 때마다 불편하다"면서, 우리나라 애국가의 노랫말 '하느님이 보우하사' 구절 가운데 '하느님'이 기독교 '하나님(야훼, 여호와)'와 같은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은 공적 영역이므로 중립적인 수어사용 책무가 있다. 정부는 애국가 등 특정 종교에 치우친 수어 등 소수 언어에 대한 개선 작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했다.

수어로 '하느님'은 기독교의 유일신 '하나님과' 같이 표현된다 ('수화로 하는 애국가‧국기에 대한 맹세‧한글날 노래' 중에서 발췌)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의 '하느님' '하나님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의 '하느님' '하나님

 

원심회는 "과거 불교에 대한 무지 때문에 불교에 대한 부정적인 수어들이 많이 사용됐다"면서 스님을 '대머리'로 표현한다던가, 부처님 수인을 '꼼짝 못하다' 등으로 사용됐던 본보기를 들었다.

이 수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불교계가 불교수어를 만들고, 2010년 국립국어원이 종교수어를 표준화하면서 고쳐졌다.

현재 '스님'은 부처님 지혜를 상징하는 미간 백호를 나타내는 동작에 님을 더한 표현으로 바뀌었다. 부처님 수인은 손과 모양을 합한 형태로 표현된다.

이같이 일부 문제 표현이 수정됐지만, 애국가의 '하느님'처럼 종교편향 수어들이 남아있다는게 원심회 지적이다.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 중 '부처님'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 중 '부처님'
국립국어원 '한국수어하전' 중 '스님'
국립국어원 '한국수어하전' 중 '스님'

 

원심회는 "수어에서 특정 종교 색채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활발한 장애인 선교활동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런 의미에서 불교계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제는 '하나님(야훼, 여호와)'으로 표현된 '하느님'을 대체할 수화(수어) 표현이 현재로는 없다.

문제의 표현을 담은 수어 애국가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수화로 하는 애국가‧국기에 대한 맹세‧한글날 노래> 책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 책은 표준수화규범 제정 추진위원회가 편찬을 발행은 국립국어원과 한국농아인협회가 맡아 지난 2007년 발간됐다.

국립국어원의 '한국수어하전' 가운데 '불교'
국립국어원의 '한국수어하전' 가운데 '불교'

 

원심회 논평을 계기로 종교 수어(수화)를 살펴본 결과, 국립국어원 제공 <한국수어사전>에서 '불교'는 '목탁+믿다'로 표현하고 있다. '불교'의 사전적 정의는 "석가모니를 교조로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며 수행하는 종교"이다.

국립국어원은 인터넷을 통해 <한국수어사전>을 제공하면서 '의견보내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 의견보내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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