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시집 `우린 마주 보며 웃었다` 펴내
문정희, 시집 `우린 마주 보며 웃었다`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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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1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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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서귀포 서정성 그리며 정체성 담아낸 불자 시인

불자 시인 문정희(文丁姬 )가 두 번째 시집『우린 마주 보며 웃었다』를 펴냈다.

문정희는 계간, 종교연합문예지≪가슴이 따뜻한 사람들≫를 만들고 있는 종교잡지 편집인을 맡고 있다.

중앙대학교 국문과 교수인 류근조 시인은 시집 해설에서 “문정희의 시는 진정성이 돋보이는 담백한 언어를 가지고 있다. 시인은 삶을 시와 함께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일상 생활은 시와 함께 조율되고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문정희 시의 특징은 고향, 서귀포의 서정성을 그리며 그 안에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낸다는 점이다. 남도의 섬 서귀포에서 태어난 시인은 고향을 아끼는 마음을 고스란히 시 한 편에 담아낸다.

이삿짐 한번 풀면/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비켜서지 못하는 마을/발 딛지 마세요/발 딛지 마세요/가만히 햇빛/입 맞추러 왔다가/끝 모를 맑음에 /슬그머니 주저앉으면 어쩔라고/달고단 해풍에/ 찌르릉 귀트여/ 슬그머니 주저앉으면 어쩔라고
ㅡ 「서귀포에 와 보셨어요?」

그에게 고향 서귀포는 시적 언어들을 탄생하게 한 원초적 근원지이기도 해서 이러한 서정적 공간은 시인의 삶의 길을 인도해 주는 내적 힘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네 핸드폰에 /목소리 저장하지 않겠다/소중한 가슴 놔두고/왜 우리의 진실/기계 속에/ 끼워 넣어야 하는지/언제 허물어질/가볍고 허무한/ 멀티미디어 사랑하기 싫어/네 목소리 /그곳에 보관하지 않겠다/내 발자국/기계음보다 느려도/쐐기풀 같은 사랑이 더 진실할 것 같아서
― 시 「쐐기풀 사랑」 

진정한 만남은 없고 접속만이 존재하는 디지털 시대. 그러나 그 접속마저도 순식간에 사용자의 의식 속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인공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시에서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약삭빠른 현실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진정성을 위한 자신의 방법을 택한다는 고집스러움이다. 이는 곧  가시가 있어도 향이 맑은 ‘쐐기풀’ 같은 사랑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시인 특유의 정서적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은 가슴앓이를 하면서도 진정한 영혼이 깃든 만남을 추구하고 또 그 속에서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랑의 세계를 열고자 시인은 밝고 투명한 시어를 꽃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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