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는 가톨릭 성지순례길 추진 중단하라”
“경기 광주시는 가톨릭 성지순례길 추진 중단하라”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1.09.08 2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교평화위 “천진암, 가톨릭 성지로 포장, 남한산성은 호국불교 성지”
“특정종교 성지로 역사 축소, 역사왜곡·종교차별 중단해야”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정부와 광주시에 천진암과 남한산성 일대를 연결하는 가톨릭 성지순례길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경기도 광주시(시장 신동헌)는 최근 천주교 수원교구와 ‘천진암 성지 광주 성지 순례길’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만일 광주시가 천진암과 남산산성 일대를 연결하는 ‘천진암 성지 광주 성지 순례길’을 최종 확정해 개발한다면 천진암의 불교역사와 호국불교의 상징과도 같은 남한산성과 관련된 불교문화와 역사는 크게 퇴색될 게 뻔해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천진암과 남한산성이 가톨릭의 성지로 오인될 게 뻔하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도심 스님, 이하 종평위)는 8일 성명을 통해 역사왜곡과 종교차별을 일으키는 가톨릭 성지순례길 조성 사업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종평위는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당시 스님들이 청나라와 맞서기위해 직접 돌을 옮겨 축조한 호국불교의 구심점이며, 수천의 스님들이 민족의 혼을 지키기 위해 외세와 맞서 싸우다 숨진 가슴 아픈 불교성지”라며 “실제로 장경사, 망월사, 개원사 등 남한산성 주변의 수많은 전통사찰들이 그 같은 승병항쟁의 증인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또 천진암은 불교의 자비심의 상징으로 스님들이 거주한 암자가 천주교 성지로만 포장되는 현실에 분노를 드러냈다.

종평위는 “천진암은 스님들이 거주했던 암자로 천주학을 공부하던 이들을 보호하려다 수십 명의 스님들이 처형을 당하고 폐사에까지 이른 곳”이라며 “이 같은 희생과 자비의 공간이 어느 틈에 천주교 성지로만 포장되는 현실에 대해 모든 불자들은 분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주시에 역사왜곡 종교차별 중단을 촉구했다.

종평위는 “불교계와 스님들의 희생은 온데간데없고 남한산성, 천진암 그리고 불교계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조성한 나눔의 집까지 오로지 천주교 성지로만 알려지게 되는 역사왜곡과 종교차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종평위는 정부과 광주시에 가톨릭성지순례길 사업 추진 과정을 밝히고 사업 취소를 거듭 촉구했다.

종평위는“한국은 다종교사회로서 종교간의 노력으로 화합과 평화로운 공존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라며 “공공기관인 광주시는 남한산성의 역사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망각한 채 관광마케팅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특정종교의 성지로 축소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광주시는 이러한 발상과 사업추진이 이루어진 그간의 과정을 소상히 밝히고 즉각 사과하고 본 사업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종교위는 “대한민국 평화는 엄정한 정교분리와 공평무사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명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은 지난 5일 <불교닷컴>이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 스님의 ‘북한산의 치욕과 남한산성 성지순례길’ 글을 게재한 지 3일 만에 나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34-733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법인명 : 뉴스렙
  • 제호 : 뉴스렙
  • 등록번호 : 서울 아 0043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7-09-17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뉴스렙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etana@gmail.com
  • 뉴스렙「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조현성 02-734-7336 cetana@gmail.com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