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축 프로그램 양적·질적으로 줄었다
봉축 프로그램 양적·질적으로 줄었다
  • 이상희
  • 승인 2007.06.1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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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방송모니터회, 2007년 봉축 프로그램 분석

△ KBS <세상에서 가장 높은 꿈, 소년 라마승 타이랍텐>

2007년 부처님오신 날 지상파 방송의 봉축 프로그램은 재방송이 많고 신작 프로그램이 적었다. 부탄 등 남방불교의 모습, 불교의 사회참여 등 신선한 기획력이 돋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신작이 줄어들고 오랜 시간 공들인 대형 기획물들이 줄어든 것이 유감스럽다. 이러한 경향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지 않고 방송환경 변화와 맞물린 전체적인 흐름인 것으로 보인다. 불교계의 언론대책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보리방송모니터회가 불기2551년 부처님오신날 지상파 방송의 봉축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보리모니터회는 불교계가 공중파 방송등을 상대로 언론홍보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했고, 불교언론계도 봉축프로그램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은데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방송된 프로그램을 장르별로 보면, 다큐멘터리가 10편, 드라마 2편, 시사교양 3편, 영화 2편 행사, 2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예오락이나 애니메이션 장르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으며, 다큐멘터리 장르의 편중현상도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다. 방송사별로는 KBS가 12편, MBC 4편, SBS 1편, EBS 2편 등 예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KBS는 예년과 비슷한 편수를 편성하고 내용도 신선한 기획의 우수한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禪불교 관련 대작은 없었으나 부탄의 소년 라마승을 다룬 다큐멘터리 <세상에서 가장 높은 꿈, 소년 라마승 타이랍텐>, 이주노동자를 위한 도심 사찰 <다큐멘터리 3일-3층의 부두함두루 5층의 부처님 >, 언론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원응스님을 소개한 <원응스님의 화엄으로 가는 길>, 불가의 다도 (茶道) 등 새로운 소재들을 발굴했다.

그러나 유일한 드라마 프로그램인 ‘연꽃피던 날’은 행자승의 이성에 대한 끌림과 감정을 수행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이라는 소재 자체가 식상하고 연출, 배우자의 연기 모두 평범해 아쉬웠다. <무한지대 큐>는 정규 프로그램을 ‘부처님오신 날 특집’이라는 명칭으로 편성하여 불자가 아닌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불교소재를 접할 수 있는 점이 돋보였다. 다만 눈물 흘리는 불상, 특이한 사찰 등 기이한 소재들로 편성돼 불교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줄 수 있는 우려가 있다.

매년 신선한 기획에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방영하던 MBC는 올해는 세 편의 다큐멘터리를 편성했지만 신작은 한 편 뿐이었다. 신작인 <아가마의 길>은 불교경전의 시초를 다룬 소재는 신선했으나 책을 읽는 듯이 밋밋한 연출은 영상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편성시간도 새벽 00:30분이어서 시청이 쉽지 않은 시간대였다. 특선영화 <달마야 서울 가자> 는 극중 배역이 스님이라는 것뿐이지 불교영화가 아닌 조폭영화일 뿐이다.

SBS는 지난 4월8일 방송된 <0.2평의 기적, 절하는 사람들>을 다시 방송했다. 첫 방송 때도 호평을 받았던 작품으로 ‘절’을 종교적 차원이 아닌 웰빙 차원에서 접근해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편성시간도 오전10:40~11:40으로 많은 시청자가 시청할 수 있는 좋은 시간대였다.

△ SBS <0.2평의 기적, 절하는 사람들>

EBS는 신작 <다큐 여자 -인드라, 속세에서 길을 묻다>를 방영했다. ‘인드라’라는 예명으로 대중가수가 된 비구니 스님에 대한 이야기다. 불교의 사회참여를 다루는 하나의 방식으로서 의의는 있으나 인물다큐로서는 평이했다.

올해 봉축 프로그램은 큰스님의 일대기나 선불교에 대한 탐구 등 불교를 깊이 있게 소개한다는 의의는 있었다. 대중들의 일상과는 동떨어졌던 기존의 봉축 프로그램과 달리 각 방송사들이 고르게 새로운 소재들을 발굴하고 불교의 사회참여 모습을 담는 등 참신한 모습을 보였다. 불교계의 자문을 받아가며 제작한 대작이 없는 점은 아쉽다. 봉축 프로그램 대부분이 부처님오신 날 당일로 방송되는데 석탄일 전후로 봉축 프로그램을 편성해 봉축 분위기를 긴 기간 동안 유지했으면 좋겠다.

장르 편중 현상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봉축 프로그램 대부분이 다큐멘터리에 편중됐다. 다큐멘터리들이 흥미로운 소재들이지만 심야시간대에 방영되어 많은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데 한계가 있다. 미디어를 통해 불교를 포교하려 한다면 대중 전달력이 높은 드라마나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포기할 수 없는 장르다. 불교계가 언론정책을 통해 적극 개발하고 지원해야 하는 부분이나 어떠한 시도도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문제제기이나 불교계가 봉축 프로그램들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특히 불교계 언론이 앞장서 봉축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홍보해 많은 불자들이 관심을 갖고 시청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하는데, 올해 불교계 언론에서는 봉축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조차 되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의 봉축 프로그램들을 보면 지상파 방송사들의 불교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다만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시간대에 편성할 것인가가 문제다. 때문에 불교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과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등 대중 접근이 용이한 장르의 개척, 새로운 소재의 개발 등에 대해 불교계의 언론대책이 필요하다.

나아가  방송의 상업화로 인해 지상파에서 교양 프로그램이 밀려나고 오락 프로그램과 드라마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봉축기간만이 아니고, 드라마 등에 불교가 녹아든 프로그램들이 제작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언론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보리방송모니터회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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