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위기와 불교의 대안] 6. 불교의 대안(2)
[불평등의 위기와 불교의 대안] 6. 불교의 대안(2)
  • 이도흠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21.09.2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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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사회주의와 자비롭고 정의로운 생태 복지국가의 건설

패러다임의 혁신

이제 패러다임부터 전환해야 한다. 실체론에서 연기론으로 전환해야 세상의 모든 이들이 서로 조건과 원인으로 작용함을 깨우쳐야 하며, 소욕지족(少欲知足)의 삶으로 전환해야 한다. 다가오는 시대는 “GDP보다 그 나라의 강과 숲에 얼마나 다양한 생명들이 살고 있는지, 국력보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 얼마나 미소를 짓고 있는지, 국부를 늘리기보다 얼마나 가난한 이들에게 공평하게 분배되고 있는지, 기업 이윤을 늘리기보다 얼마나 노동자들이 행복하게 자기실현으로서 노동을 하는 지, 뛰어난 인재를 길러내기보다 못난 놈들이 얼마나 자신의 숨은 능력을 드러내는지, 내기하고 겨루기보다 여러 인종과 종교와 이념을 가진 사람과 인공지능이 함께 모여 얼마나 신나게 마당에서 노는 지에 초점을 맞추어 국가를 경영하고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불교사회주의와 자비롭고 정의로운 생태 복지국가의 건설

대안은 무엇인가. 이제 자본주의와 결별하고 새로운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우리는 이제 400년 자본주의와 다른 사회를 상상하고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현재의 위기를 야기하고 있는 원인과 구조적 모순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된 과학적이고 변증법적인 인식이다. 한 기업에서 임금이 300배나 차이가 날 정도로 사회 해체 수준에 이른 극단적인 불평등, 파국적인 자연 변화를 야기하고 있는 기후위기, 38%의 멸종을 야기하고 있는 환경과 생명의 위기, 코로나 19 팬데믹의 근본 원인은 모두 자본주의 체제이기 때문이다. 지난 30년을 통해서 보았듯이, 탄소세 등 모든 대안이나 혁신적이고 참신한 개혁책조차 자본주의는 결국 이윤과 탐욕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IPCC의 지적대로, 우리가 파국을 맞지 않으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약 45%를 감축해야 한다. 시간만 많다면 우주 공간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여 마이크로웨이브로 전송하는 것처럼 생태적 기술로 극복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현재의 조건에서 10년 안에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가능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한 채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는 임계점을 이미 넘어섰다. 이에 변혁운동은 자본주의를 해체하고 6대 위기를 진정으로 극복할 수 있는, 21세기의 여러 지형에 부합하는 대안의 사회주의를 상상하고 건설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급격히 불평등을 강화하는 로봇화/자동화와 인공지능에 국한하여 예를 들면, 로봇을 사회화하지 않는 어떤 대안도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이의 대안은 로봇과 인공지능을 사회화하고, 노동시간의 단축을 통한 노동 나눔의 제도화, 놀이와 예술을 종합한 노동의 창조, 로봇 노동의 제도적 제한을 추진해야 한다. 토지, 물, 지식, 데이터, 로봇은 공유부(common wealth)로 설정하고 이에서 나온 재원으로 로봇, 의료, 교육, 주택, 교통을 사회화하여 공유의 영역에 둔다. 국가는 로봇의 100% 사회화를 목표로 로봇이란 생산수단을 점진적으로 사적 소유에서 공유로 전환한다. 로봇에 관련된 기술은 로봇공학, 컴퓨터공학, 생명공학, 뇌과학, 빅데이터를 종합한 것이고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축적되고 융합된 것이기에, 이 기술은 사회의 소산이며 개인이나 기업이 독점할 수 없다. 기술에 관련된 연구 또한 사회적 생산의 결과다. 이제 이 기술과 로봇을 사회가 점진적으로 공유한다. 당분간 국가 소유의 로봇과 기업이 사적으로 소유한 로봇으로 이원화할 것이다. 기업이 소유한 로봇에 대해서는 로봇세를 높은 세율로 부과한다. 공유 로봇에서 생산한 가치와 로봇세로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주택, 무상교통을 핵심으로 한 보편적 복지, 사회연대소득, 로봇으로 일자리를 잃은 자들에 대한 재교육과 실업수당 등 사회적 안전망 확보 등의 재정으로 활용한다. 국가와 시민사회가 합의를 거쳐서 강 인공지능의 노동, 인간과 로봇의 협업, 인간만의 노동의 범주와 직종을 결정하고 이를 법적으로 규정한다.

이렇게 하여 단순 반복 작업과 위험도가 높은 작업은 로봇에 맡기고 인간은 수렵시대의 사람처럼 주당 20시간 이하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남는 시간은 여가를 즐긴다. 노동 또한 아이들이 모래성을 짓는 것처럼 일과 놀이, 예술이 종합한 노동으로 전환한다. 그리하여 노동을 통하여 진정한 자기실현을 하며, 이것이 즐거운 놀이가 되고, 노동을 하며 행위자가 늘 창의성을 구현하며, 거기서 창출한 잉여가치는 착취당함이 없이 자신과 사회의 몫으로 한다. 이 경우, 인류는 억압받지 않고 착취를 당하지 않는 노동으로서 소극적 자유, 이 세계를 노동을 통하여 개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자신의 본성을 구현하며 진정한 자기를 실현하는 적극적 자유, 생산한 잉여가치를 타자의 자유를 확대하는 데 투여하는 데서 얻는 대자적 자유를 구현하는 노동, 일과 놀이와 예술의 종합을 이루는 노동을 달성할 수 있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굶주려 죽는 사람을 막는 방책을 취하는 것이다. “해마다 대략 1,500억 달러를 10년 동안 투자한다면, 지구상의 모든 가난한 이들이 기초적인 교육과 의료와 위생 시스템을 보장받고 적절한 영양, 식수, 여성의 경우 적절한 산부인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넉넉잡고 2천억 달러면 10억 명의 굶주리는 사람들을 일시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굶어 죽지 않게 함은 물론 그들에게 기초적인 의료와 교육을 실시하는 체제를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해마다 기아에 허덕이는 8억 5백만여 명이 먹고도 남는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며, “미국 한 나라에서만 너무 먹어서 비만 관련 의료비로만 2014년 한 해에만 1,494억 달러를 지출하였다.” “전 세계는 군사비로 2019년 한 해에만 1조 9,170억 달러를 썼다.” 제3세계 공동의 안보체계를 수립하고 군사비를 매년 현재 수준에서 10% 정도를 줄여 기금을 조성하여 굶주려 죽는 이들을 영구히 막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양적 발전보다 삶의 질, GDP보다 국민의 행복지수, 경쟁보다 협력, 개발보다 공존, 권력과 자본보다 마음의 평안을 더 중시하는 사회; 많은 돈과 권력과 명예를 가진 자보다 자비심이 많은 이들이 더 존경받는 사회; 머리나 가슴이 아니라 아픈 곳이 내 몸의 중심이듯, 가장 약한 자들이 고통 받는 곳이 이 나라의 중심이라며 모든 국민과 지도자가 그 사람들에게 먼저 달려가는 사회; 타자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자비심이 개인과 사회와 국가의 동력이 되는 사회;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작든 크든 자비심을 가지고 그들 모두가 행복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하는 사회; 내가 바라는 것이 떠오르는 순간 타인을 생각하며 그에게 먼저 베푸는 사회;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을 걸으며 모든 것을 나누며 모두를 위한 밥을 추구하는 사회; 자신이 갑의 위상에 있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모든 권력을 포기하고 을을 주인으로 섬기는 사회; 정의와 불의, 선과 악, 이타심과 이기심이 대립할 때 결국에는 전자가 후자를 이기는 사회;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내 마음의 평안과 타인과 함께 구원/열반에 이르는 것이며 이를 향하여 걷거나, 앉았거나, 누워 있을 때라도 졸지도 게으르지도 말며 깨어 있을 때는 언제나 자비심을 낼 뿐만 아니라 알아차림을 서로 키우는 사회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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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흠 교수
<화쟁기호학, 이론과 실제 - 화쟁사상을 통한 형식주의와 마르크시즘의 종합>, 인류의 위기에 대한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 등을 썼고, 틱낫한의 <엄마>를 번역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 계간 <불교평론> 편집위원장, 계간 <문학과 경계> 주간, 한양대 한국학연구소 소장,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를 역임했다. 한국기호학회 회장과 한국언어문화학회 회장을 지냈고, 한국시가학회 회장을 재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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