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본위화폐] 26. 디지털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사이보그 씽스(Cyborg Thinks)
[똥본위화폐] 26. 디지털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사이보그 씽스(Cyborg Thinks)
  • 조재원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 승인 2021.09.23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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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수수께끼의 답이 바꿨다. 인간을 서게 해 준 지팡이가 디지털 시대에는 기호이다. 소통 기호는 시스템 통해 사회가 작동하게 한다. 기호의 코드가 상상한 세상을 사회 속에서 실현시킨다.



디지컬 시대의 새로운 기호, 똥본위화폐

소득불균형, 개인 소외, 세대 간 갈등과 같은 문제해결을, 똥본위화폐를 통해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움직임으로 만들어내려고 노력하였다. 이런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국가, 정부, 정책적 노력을 존중한다. 다만 그런 노력으로도 힘든 것이 있다고 믿고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였다. 실마리중 하나가 인간의 기호 sign이라고 생각했다. 기호는 소통의 도구이다. 디지털시대 초연결사회의 소통 속에서 문제해결의 길을 찾으려면 기호 파악이 필수적이다.

기호란 어떤 사물을 보고 여러 사람들이 비슷한 또는 동일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수단tool이다. 스핑크스가 오이디푸스 왕에게 냈었던, 아침엔 네 개, 점심 땐 두개, 오후엔 세 개인 것은 무엇이냐는 수수께끼의 답은 그 당시에는 사람의 발과 지팡이였지만 디지털시대에는 마지막 세 번째 지팡이는 기호로 바뀌었다. 인간은 이제 지팡이 없이는 살아도 디지털 기호 없이는 하루도 살기 힘들다. 똥본위화폐도 그런 기호 중 하나이다. 세상에는 많은 기호들이 이미 만들어져 사용되고 있다. 전장chapter에서 얘기 나눈 대안적 민주주의 도구인 투표도 일종의 기호이다. 기호를 일상에서 쉽게 사용하고 있지만 기호의 존재감을 의식be conscious하기는 쉽지 않다. 기호는 누구에게나 제공되지만 정작 기호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본질 파악이 쉽지 않으나, 일단 기호를 알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생긴다.

디지털기호의 시대는 사이보그의 시대이기도 하다. 미래사회는 ‘사이보그 씽스(Cyborg Thinks)’의 시대이며 우리는 그런 시간을 살고 있다. 우리는 사람이지 사이보그가 아니라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감각과 원하는 소통 도구만으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 원하든 원치 않든 디지털도구는 이미 우리의 대표적인 감각과 소통의 도구가 되었다. 하루의 많은 시간 이런 도구들로 감각하고 소통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사이보그가 되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디지털 시대 기호는 인간 사고의 수단이다. 언어로 생각했던 인간은 이제 기호로 사고한다. 스마트폰, 컴퓨터 없이는 사고 자체가 힘들어진 인류가 사이보그라면, 사이보그 씽스(Cyborg Thinks)는 디지털 기호가 만든 인류라고 할 수 있다.



‘사이보그 씽스’, 디지털언어, 기호로 소통 연결되어 있다는 것

‘사이보그 씽스’는 온 나라가 유행처럼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IT 스마트 기술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술, 기기, 기계의 도움 없이는 단 하루도 살지 못하고 소통할 수 없는 우리를 냉정하게 바라보고자 하는 노력이다. 디지털로 연결된 세대를 디지털 기술과 언어를 제외시킨 채 이해하고 소통하려고 한다면 방음이 완벽하게 되어 있는 유리벽 속에 자신을 가두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려는 것과 같다. 디지털언어, 기호로 우리는 이미 소통하고 있고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사이보그 씽스’이다. 디지털기술이 반드시 디지털 생태계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디지털기술은 이제 아날로그 영역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효과적인 의사결정, 감성 공감, 자연의 이해, 과학기술 연구의 대중화 등도 디지털 기호를 이해할 때 가능하며, 오래전 아날로그시대 보다 더 인간적으로 해 낼 수 있다. 우리 사회 여러 문제들도 많은 부분이 이제 디지털기호로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후위기 극복도, 국가 간 합의, 탄소세 등을 통한 문제해결 노력보다는 디지털시대 기본적인 소통의 기호를 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디지털 생태계 속에서 다른 어떤 시대에서도 가능하지 않았었던 가장 민주적인 실천이 가능해 졌는데, 정책결정과 대표자 선출을 위한 투표제도 자체를 대체 할 수 있는 민주주의 방법이 가능하다.

기호의 의미, ‘선택’을 전제로 한다

디지털시대 기호는 돈, 언어, 소리, 색깔 등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도구를 포함한다. 기호 자체에는 의미가 담겨있지 않다.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다. ㄱ, ㄴ, ㄷ… ㅏ, ㅑ (a, b, c, ... i, o, u) 등에는 의미가 없지만 자음과 모음이 합쳐지면 특정한 사물의 이름도 되고 단어도 된다. 단어들이 합쳐지면 문장이 되고 글이 된다. 단어, 문장, 글을 이용하여 소통한다. 달러, 원화, 유로화라는 돈은 도구일 뿐 그 자체에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런 돈들이 어떤 행위를 할 때 의미가 담기게 된다. 언어와 돈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이 기호가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선택을 전제로 한다. 의미가 있다는 것은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것은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선택은 의미를 만든다. 기호의 예를 좀 더 들어본다. 대학교육에서의 학점도 기호이다. A, B, C, D, F는 그냥 학점이라는 기호일 뿐이지만 특정학생이 어떤 학기에 A학점을 받는 순간 의미를 가지게 된다. 경제시스템의 돈, 정치시스템에서의 투표도 기호이다. 돈을 사용한 것은 돈을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옵션들 중에서 하나를 택하여 그곳에 돈을 쓴 것이다. 어떤 의미에 돈이 선택된 것이다. 선거에서 어떤 후보에게 표를 준 것은 여러 후보 중에서 해당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투표한 사람의 의미를 투표라는 기호에 담은 것이다. 기호는 이렇듯 상황에 해당하는 의미가 조건에 따라 담길 수 있다. 특정상황에서 기호를 보면 해당 상황에 담긴 의미를 알 수 있다. 이를 정보라고 하며 정보가 전달되면 소통이 시작된다.

만들어진 기호 주위로 사람들이 무조건 모여 들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그 기호는 사라진다. 대신, 기호를 쓰는 사람들이 모이면 새로운 질서형성을 향한 동력이 만들어진다. 사람들이 모이면 변화가 시작되고 소통이 일어난다. 소통은 “통”하기도 하지만 “소”외가 생기기도 한다. 의미를 담으려면 배제되는 것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소외된 사람들은 다시 모여 그들의 새로운 소통을 하고 다른 소통을 위한 기호가 만들어진다. 사람과 기호는 이렇게 끊임없이 진화한다.



인간은 사이보그 임을 차라리 받아들이고 디지털 세대가 세상의 질서를 새롭게 형성하면 어떨까? 돈을 포함한 한정된 권력의 기호가 세상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다양한 기호가 필요하다. 똥본위화폐가 제안된 이유다.



새로운 기호 똥본위화폐의 질서, 소득불균형 등 문제해결

그런데 아이러니한 상황이 늘 벌어진다.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 다른 소통을 하려는 데 하필이면 자신들을 소외시킨 기호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을 소외시킨 돈으로 다시 소통하려 한다. 이번엔 제대로 작동할 수도 있겠지만 비슷한 소외가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 문제가 반복되면 소통이 아닌 다른 해결에 의존하게 되는데 대개 정부와 같은 권력기관에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똥본위화폐는 새로운 소통 기호로서 문제에 근본적으로 접근하려 한다. 자연을 닮아 인간 본연의 가치기준을 갖는 똥본위화폐를 매개로 여러 활동이 이루어지면, 매순간 여러 다른 상황과 조건에 해당되는 결과들이 수없이 만들어 질 것이다. 똥본위화폐라는 기호가 다양한 상황과 조건에서 특정의미를 담을 때, 그에 해당되는 결과에 연결되는 것을 시스템은 기억하게 된다. 기호, 조건, 의미가 현실로 이어지는 코드가 생성되는 과정이다. 생성된 코드는 사회시스템의 질서가 될 것이다. 즉, 변화된 코드는 대중들이 받아들이고 동의할 수 있는 질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코드가 문제 해 결로 이어질 때까지 기호는 진화해 갈 것이다. 힘든 과정이겠지만 자연의 특성을 지닌 기호는 반드시 사필귀정하리라 믿는다. 소득불균형, 부의 편중을 정부가 주도하는 세금과 규제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기호(즉, 똥본위화폐 등)가 가져올 새로운 질서를 통해 풀고자 하는 것이다. 의식하지 않아도 가랑비에 옷 젖듯, 물감이 스며들 듯 사회 문제해결로 이어질 것이다.

과학·정치·교육·예술 시스템 등도 새로운 기호를 기다린다

과학체제, 정치정책시스템, 교육시스템, 예술시스템에서도 오랫동안 쓰이고 있는 기호들이 있다. 과학, 정책, 교육, 예술 등 분야에서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현재 쓰이고 있는 오래되어 고착된 기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과학 시스템에서는 저널을 통한 논문 출간이 핵심기호이다. 과학계 소통의 도구인 셈이다. 과학 연구 성과의 평가는 대부분 논문으로 이루어진다. 과학계에서 인정하는 논문에 출간한 횟수, 논문의 인용 횟수 등을 평가 도구로 삼는다. 과학자 연구 성과의 평가뿐만 아니라, 교수 채용, 연구소 연구원 채용에 있어서도 저널의 논문이라는 도구, 즉, 기호가 객관적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대학 내 교수들의 승진, 영년직 평가, 대학 학위 심사에서도 많은 부분 논문은 절대적인 기준이 되었다. 논문은 과학계 소통의 기호로써 작동했고 많은 성과를 이루면서 진화했다. 성과의 그늘에는 늘 소외가 생긴다. 과학계의 새로운 기호의 탄생을 바라는 이유이다. 교육 시스템의 대표적인 기호로는 학점과 학위가 있다. 학점 없이 대학생들을 열심히 수업에 임하게 하고 공부, 연구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학위 없이 대학교육과 연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힘들다. 교육의 평가를 위한 새로운 기호, 학위 대체 기호를 다양하고도 유연하게 디자인할 때만이 근본적으로 교육과 연구의 질서를 새롭게 형성시켜 갈 수 있을 것이다. 정치, 정책에서 현재 쓰이는 도구는 다수결에 기반한 투표와 여론조사 등이다. 그것을 우리는 거의 유일한 민주주의 도구로 굳게 믿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대표 선출, 문제 해결, 사회의 새로운 방향 모색을 투표라는 기호로 하고 있다. 투표 아닌 민주주의 기호에는 인색하며 큰 믿음을 갖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주의도 이제 새로운 기호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예술 분야 중 미술의 기호로 캔버스가 있다. 캔버스는 비어 있어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화가가 상황에 따라 점과 선으로 표현하면 특정한 결과가 만들어 진다. 미술활동의 결과물은 감상하는 사람에 전달된다. 코드가 맞으면 감상자는 화가의 작품에 감동한다. 코드는 고딕, 낭만주의, 추상 등으로 변화해 왔다. 기존의 캔버스는 이제 한계에 도달했는지도 모른다. 디지털 시대 미술의 기호인 캔버스는 어떻게 바뀔지 또는 새로운 기호가 탄생할 지도 모른다.

상상력이 필요한 새로운 시대의 기호

사회시스템의 여러 도구와 도구로 인해 만들어지는 질서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어 왔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사회질서를 존중해야한다. 다만 이런 사회질서와 기호 형식의 도구들이 소외와 갈등을 일으킬 때는 해결 가능한 도구, 즉, 새로운 기호를 찾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노력이다. 새로운 시대 기호의 연구는 참고할 예가 많지 않다. 대신,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은 많은 경우 강한 반대와 차가운 무관심을 만나게 된다. 급진적이란 비판을 받기 쉽다. 어렵지만 긴 호흡을 허락하지 않으면 새로운 기호의 탄생은 그만큼 어렵다. 기호는 공기와 같이 그곳에 있으나, 존재감,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기호는 이용될 뿐 설명하기는 힘들다. 대중들은 기호의 가치를 인정해서 기호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편리하고 좋아서 그냥 쓰는 것이다. 그것이 자연적이다. 자연스러워야 기호는 살아남을 수 있다. 대중에게 죄책감, 피로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의무감을 주어 변화를 만들어 내려고 해서도 안 된다. 일상생활 속 행동, 생각의 공유, 판단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갈 수 있도록 소통의 기호가 만들어져야 한다. 기호는 그런 것이다. 이제 겨우 똥본위화폐 기호 하나를 제안하였다. 힘들고 긴 여정이 아직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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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수수께끼의 답이 바꿨다. 인간을 서게 해 준 지팡이가 디지털 시대에는 기호이다. 소통 기호는 시스템 통해 사회가 작동하게 한다. 기호의 코드가 상상한 세상을 사회 속에서 실현시킨다.

디지컬 시대의 새로운 기호, 똥본위화폐

소득불균형, 개인 소외, 세대 간 갈등과 같은 문제해결을, 똥본위화폐를 통해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움직임으로 만들어내려고 노력하였다. 이런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국가, 정부, 정책적 노력을 존중한다. 다만 그런 노력으로도 힘든 것이 있다고 믿고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였다. 실마리중 하나가 인간의 기호 sign이라고 생각했다. 기호는 소통의 도구이다. 디지털시대 초연결사회의 소통 속에서 문제해결의 길을 찾으려면 기호 파악이 필수적이다.

기호란 어떤 사물을 보고 여러 사람들이 비슷한 또는 동일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수단tool이다. 스핑크스가 오이디푸스 왕에게 냈었던, 아침엔 네 개, 점심 땐 두개, 오후엔 세 개인 것은 무엇이냐는 수수께끼의 답은 그 당시에는 사람의 발과 지팡이였지만 디지털시대에는 마지막 세 번째 지팡이는 기호로 바뀌었다. 인간은 이제 지팡이 없이는 살아도 디지털 기호 없이는 하루도 살기 힘들다. 똥본위화폐도 그런 기호 중 하나이다. 세상에는 많은 기호들이 이미 만들어져 사용되고 있다. 전장chapter에서 얘기 나눈 대안적 민주주의 도구인 투표도 일종의 기호이다. 기호를 일상에서 쉽게 사용하고 있지만 기호의 존재감을 의식be conscious하기는 쉽지 않다. 기호는 누구에게나 제공되지만 정작 기호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본질 파악이 쉽지 않으나, 일단 기호를 알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생긴다.

디지털기호의 시대는 사이보그의 시대이기도 하다. 미래사회는 ‘사이보그 씽스(Cyborg Thinks)’의 시대이며 우리는 그런 시간을 살고 있다. 우리는 사람이지 사이보그가 아니라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감각과 원하는 소통 도구만으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 원하든 원치 않든 디지털도구는 이미 우리의 대표적인 감각과 소통의 도구가 되었다. 하루의 많은 시간 이런 도구들로 감각하고 소통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사이보그가 되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디지털 시대 기호는 인간 사고의 수단이다. 언어로 생각했던 인간은 이제 기호로 사고한다. 스마트폰, 컴퓨터 없이는 사고 자체가 힘들어진 인류가 사이보그라면, 사이보그 띵스(Cyborg Thinks)는 디지털 기호가 만든 인류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 기호는 인간 사고의 수단이다. 언어로 생각했던 인간은 이제 기호로 사고한다. 스마트폰, 컴퓨터 없이는 사고 자체가 힘들어진 인류가 사이보그라면, 사이보그 씽스(Cyborg Thinks)는 디지털 기호가 만든 인류라고 할 수 있다.

‘사이보그 씽스’, 디지털언어, 기호로 소통 연결되어 있다는 것

‘사이보그 씽스’는 온 나라가 유행처럼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IT 스마트 기술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술, 기기, 기계의 도움 없이는 단 하루도 살지 못하고 소통할 수 없는 우리를 냉정하게 바라보고자 하는 노력이다. 디지털로 연결된 세대를 디지털 기술과 언어를 제외시킨 채 이해하고 소통하려고 한다면 방음이 완벽하게 되어 있는 유리벽 속에 자신을 가두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려는 것과 같다. 디지털언어, 기호로 우리는 이미 소통하고 있고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사이보그 씽스’이다. 디지털기술이 반드시 디지털 생태계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디지털기술은 이제 아날로그 영역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효과적인 의사결정, 감성 공감, 자연의 이해, 과학기술 연구의 대중화 등도 디지털 기호를 이해할 때 가능하며, 오래전 아날로그시대 보다 더 인간적으로 해 낼 수 있다. 우리 사회 여러 문제들도 많은 부분이 이제 디지털기호로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후위기 극복도, 국가 간 합의, 탄소세 등을 통한 문제해결 노력보다는 디지털시대 기본적인 소통의 기호를 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디지털 생태계 속에서 다른 어떤 시대에서도 가능하지 않았었던 가장 민주적인 실천이 가능해 졌는데, 정책결정과 대표자 선출을 위한 투표제도 자체를 대체 할 수 있는 민주주의 방법이 가능하다.

기호의 의미, ‘선택’을 전제로 한다

디지털시대 기호는 돈, 언어, 소리, 색깔 등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도구를 포함한다. 기호 자체에는 의미가 담겨있지 않다.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다. ㄱ, ㄴ, ㄷ… ㅏ, ㅑ (a, b, c, ... i, o, u) 등에는 의미가 없지만 자음과 모음이 합쳐지면 특정한 사물의 이름도 되고 단어도 된다. 단어들이 합쳐지면 문장이 되고 글이 된다. 단어, 문장, 글을 이용하여 소통한다. 달러, 원화, 유로화라는 돈은 도구일 뿐 그 자체에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런 돈들이 어떤 행위를 할 때 의미가 담기게 된다. 언어와 돈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이 기호가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선택을 전제로 한다. 의미가 있다는 것은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것은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선택은 의미를 만든다. 기호의 예를 좀 더 들어본다. 대학교육에서의 학점도 기호이다. A, B, C, D, F는 그냥 학점이라는 기호일 뿐이지만 특정학생이 어떤 학기에 A학점을 받는 순간 의미를 가지게 된다. 경제시스템의 돈, 정치시스템에서의 투표도 기호이다. 돈을 사용한 것은 돈을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옵션들 중에서 하나를 택하여 그곳에 돈을 쓴 것이다. 어떤 의미에 돈이 선택된 것이다. 선거에서 어떤 후보에게 표를 준 것은 여러 후보 중에서 해당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투표한 사람의 의미를 투표라는 기호에 담은 것이다. 기호는 이렇듯 상황에 해당하는 의미가 조건에 따라 담길 수 있다. 특정상황에서 기호를 보면 해당 상황에 담긴 의미를 알 수 있다. 이를 정보라고 하며 정보가 전달되면 소통이 시작된다.

만들어진 기호 주위로 사람들이 무조건 모여 들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그 기호는 사라진다. 대신, 기호를 쓰는 사람들이 모이면 새로운 질서형성을 향한 동력이 만들어진다. 사람들이 모이면 변화가 시작되고 소통이 일어난다. 소통은 “통”하기도 하지만 “소”외가 생기기도 한다. 의미를 담으려면 배제되는 것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소외된 사람들은 다시 모여 그들의 새로운 소통을 하고 다른 소통을 위한 기호가 만들어진다. 사람과 기호는 이렇게 끊임없이 진화한다.

인간은 사이보그 임을 차라리 받아들이고 디지털 세대가 세상의 질서를 새롭게 형성하면 어떨까? 돈을 포함한 한정된 권력의 기호가 세상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다양한 기호가 필요하다. 똥본위화폐가 제안된 이유다.
인간은 사이보그 임을 차라리 받아들이고 디지털 세대가 세상의 질서를 새롭게 형성하면 어떨까? 돈을 포함한 한정된 권력의 기호가 세상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다양한 기호가 필요하다. 똥본위화폐가 제안된 이유다.

새로운 기호 똥본위화폐의 질서, 소득불균형 등 문제해결

그런데 아이러니한 상황이 늘 벌어진다.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 다른 소통을 하려는 데 하필이면 자신들을 소외시킨 기호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을 소외시킨 돈으로 다시 소통하려 한다. 이번엔 제대로 작동할 수도 있겠지만 비슷한 소외가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 문제가 반복되면 소통이 아닌 다른 해결에 의존하게 되는데 대개 정부와 같은 권력기관에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똥본위화폐는 새로운 소통 기호로서 문제에 근본적으로 접근하려 한다. 자연을 닮아 인간 본연의 가치기준을 갖는 똥본위화폐를 매개로 여러 활동이 이루어지면, 매순간 여러 다른 상황과 조건에 해당되는 결과들이 수없이 만들어 질 것이다. 똥본위화폐라는 기호가 다양한 상황과 조건에서 특정의미를 담을 때, 그에 해당되는 결과에 연결되는 것을 시스템은 기억하게 된다. 기호, 조건, 의미가 현실로 이어지는 코드가 생성되는 과정이다. 생성된 코드는 사회시스템의 질서가 될 것이다. 즉, 변화된 코드는 대중들이 받아들이고 동의할 수 있는 질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코드가 문제 해 결로 이어질 때까지 기호는 진화해 갈 것이다. 힘든 과정이겠지만 자연의 특성을 지닌 기호는 반드시 사필귀정하리라 믿는다. 소득불균형, 부의 편중을 정부가 주도하는 세금과 규제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기호(즉, 똥본위화폐 등)가 가져올 새로운 질서를 통해 풀고자 하는 것이다. 의식하지 않아도 가랑비에 옷 젖듯, 물감이 스며들 듯 사회 문제해결로 이어질 것이다.

과학·정치·교육·예술 시스템 등도 새로운 기호를 기다린다

과학체제, 정치정책시스템, 교육시스템, 예술시스템에서도 오랫동안 쓰이고 있는 기호들이 있다. 과학, 정책, 교육, 예술 등 분야에서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현재 쓰이고 있는 오래되어 고착된 기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과학 시스템에서는 저널을 통한 논문 출간이 핵심기호이다. 과학계 소통의 도구인 셈이다. 과학 연구 성과의 평가는 대부분 논문으로 이루어진다. 과학계에서 인정하는 논문에 출간한 횟수, 논문의 인용 횟수 등을 평가 도구로 삼는다. 과학자 연구 성과의 평가뿐만 아니라, 교수 채용, 연구소 연구원 채용에 있어서도 저널의 논문이라는 도구, 즉, 기호가 객관적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대학 내 교수들의 승진, 영년직 평가, 대학 학위 심사에서도 많은 부분 논문은 절대적인 기준이 되었다. 논문은 과학계 소통의 기호로써 작동했고 많은 성과를 이루면서 진화했다. 성과의 그늘에는 늘 소외가 생긴다. 과학계의 새로운 기호의 탄생을 바라는 이유이다. 교육 시스템의 대표적인 기호로는 학점과 학위가 있다. 학점 없이 대학생들을 열심히 수업에 임하게 하고 공부, 연구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학위 없이 대학교육과 연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힘들다. 교육의 평가를 위한 새로운 기호, 학위 대체 기호를 다양하고도 유연하게 디자인할 때만이 근본적으로 교육과 연구의 질서를 새롭게 형성시켜 갈 수 있을 것이다. 정치, 정책에서 현재 쓰이는 도구는 다수결에 기반한 투표와 여론조사 등이다. 그것을 우리는 거의 유일한 민주주의 도구로 굳게 믿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대표 선출, 문제 해결, 사회의 새로운 방향 모색을 투표라는 기호로 하고 있다. 투표 아닌 민주주의 기호에는 인색하며 큰 믿음을 갖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주의도 이제 새로운 기호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예술 분야 중 미술의 기호로 캔버스가 있다. 캔버스는 비어 있어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화가가 상황에 따라 점과 선으로 표현하면 특정한 결과가 만들어 진다. 미술활동의 결과물은 감상하는 사람에 전달된다. 코드가 맞으면 감상자는 화가의 작품에 감동한다. 코드는 고딕, 낭만주의, 추상 등으로 변화해 왔다. 기존의 캔버스는 이제 한계에 도달했는지도 모른다. 디지털 시대 미술의 기호인 캔버스는 어떻게 바뀔지 또는 새로운 기호가 탄생할 지도 모른다.

상상력이 필요한 새로운 시대의 기호

사회시스템의 여러 도구와 도구로 인해 만들어지는 질서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어 왔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사회질서를 존중해야한다. 다만 이런 사회질서와 기호 형식의 도구들이 소외와 갈등을 일으킬 때는 해결 가능한 도구, 즉, 새로운 기호를 찾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노력이다. 새로운 시대 기호의 연구는 참고할 예가 많지 않다. 대신,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은 많은 경우 강한 반대와 차가운 무관심을 만나게 된다. 급진적이란 비판을 받기 쉽다. 어렵지만 긴 호흡을 허락하지 않으면 새로운 기호의 탄생은 그만큼 어렵다. 기호는 공기와 같이 그곳에 있으나, 존재감,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기호는 이용될 뿐 설명하기는 힘들다. 대중들은 기호의 가치를 인정해서 기호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편리하고 좋아서 그냥 쓰는 것이다. 그것이 자연적이다. 자연스러워야 기호는 살아남을 수 있다. 대중에게 죄책감, 피로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의무감을 주어 변화를 만들어 내려고 해서도 안 된다. 일상생활 속 행동, 생각의 공유, 판단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갈 수 있도록 소통의 기호가 만들어져야 한다. 기호는 그런 것이다. 이제 겨우 똥본위화폐 기호 하나를 제안하였다. 힘들고 긴 여정이 아직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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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법명은 원광(圓光).
과학예술융합 연구센터 사이언스월든 센터장을 2015년 이후 맡고 있다. 2016년, 2017년 씽크탱크 Edge 재단에 ‘똥본위화폐’, ‘중용의 비움’ 에세이를 발표했다. 통일부 (사)북한물문제연구회 창립멤버로서 북한주민이 겪고 있는 물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또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물이 부족하고 수질이 나쁜 작은 마을에 전기없이도 안전한 물을 생산할 수 있는 ‘옹달샘’ 정수기 공급프로젝트를 2006년 이후 진행하고 있다. 저술로는 <이것은 변기가 아닙니다>(2021년, 개마고원)과 <금간 거울 산산조각 내기>(2020년, 파티)가 있다. 사이언스월든 센터 웹: ScienceWalde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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