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조계종 스님, 전두환 사망 즈음 숨 거둬
5·18 당시 조계종 스님, 전두환 사망 즈음 숨 거둬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1.11.2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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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돕다 계엄군 총 맞아 후유증 시달려...'5·18 헬기 사격' 증인
1980년 5월 20일, 금남로에 모여든 차량들의 시위 ⓒ 5.18연구소
1980년 5월 20일, 금남로에 모여든 차량들의 시위 ⓒ 5.18연구소

 

사과와 참회 없이 민간인 학살범 전두환 씨가 숨진 즈음,  5·18 계엄군의 총에 맞아 후유증에 시달리던 환속한 스님도 숨을 거뒀다.
 
고인이 된 60대 이광영 씨는 대한불교조계종 스님으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총탄에 맞아 평생을 후유증으로 고통 받아왔다.

전남 강진경찰서 등은 23일 오후 4시께 강진 한 저수지에서 이광영 씨 시신을 발견했다.

앞서 이 씨 유족들은 이 씨가 익산 자택에 유서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소방대원 등은 이 씨 고향 마을을 수색했다.

경찰은 22일 오후 11시 16분께 저수지에서 5km 이상 떨어진 강진 한 교차로에서 이 씨 차량이 목격된 것에 비춰서 이 씨가 22일 밤부터 23일 아침 사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인은 "계속 아팠는데 요즘 통증이 더 심해지고 있다. 5·18에 대한 원한, 서운함을 모두 잊고 가겠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스님이었다. 조계종 사찰인 광주 증심사에서 진각 스님으로 수행하고 있었다.

부처님오신날 준비가 한창일 무렵, 계엄군 만행을 목격하고는 시민들의 환자 이송을 돕다가 계엄군 총에 맞았다. 하반신이 마비된 고인은 더이상 출가자로 지낼 수 없어 환속했다.

고인은 후유증으로 늘 소변통을 차고 진통제로 통증을 누르며 지내야했다. 한 지인은 "소변 호스에서 염증이 감염돼 신장에서 척추로 염증이 심해지고 통증도 심해졌던 것으로 안다. 4시간 마다 진통제를 투여하지 못하면 못견뎌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23일 자택에서 숨진 전두환 씨 관련 재판 증인이었다. 전 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없었다고 적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2심 재판 중이었다.  

고인은  1988년 국회 광주 특위 청문회와 1995년 검찰 조사, 2019년 5월 13일 전두환 사자명예훼손 혐의 1심 재판에서 헬기 사격을 증언했다. 고인은 "1980년 5월 21일 오후 광주 월산동 로터리에서 백운동 고개 쪽으로 차를 타고 가다가 헬기 사격을 직접 목격했다, 당시 헬기 사격으로 어깨에 관통상을 입은 여학생을 구조해 적십자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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