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의 일보 전진을 위한 제안] 1. 들어가는 말
[국립공원의 일보 전진을 위한 제안] 1. 들어가는 말
  • 덕문 스님/조계종 문화재관람료사찰위원회 위원장·화엄사 주지
  • 승인 2022.01.0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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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전통의 산물, 자연공원 문화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중심으로

# 한국의 국립공원은 자연 속에서 오래된 미래를 살아온 산중사찰 스님들의 지혜와 노고의 산물입니다.

한국불교는 지리산이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967년 이래로 자연생태계 보전과 문화경관의 전승을 통한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특히, 산림 면적이 70%가 넘는 우리나라에서 사찰이 소유한 ‘사찰 숲’은 국립공원 내 천연기념물의 10%를 보유할 정도로 종 다양성이 풍부한 최후의 보존림으로서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우수한 자연생태계 보존에 많은 기여를 해왔습니다.

이렇게 산중 전통사찰의 주변이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울창한 숲을 보전·유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산주정신(山主精神)으로 수천 년을 이어 살아 온 수행자의 삶과 노력이 그 속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1700여 년 동안 한국불교는 사찰을 중심으로 우리 민족고유의 전통문화를 전승함으로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문화역사경관도 계승‧보존해 왔습니다. 사찰에 상주하며 수행하는 스님들은 인근지역 주민 등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왔고 자연과 사람의 조화 속에서 상호 교류하며 고유의 종교 활동을 유지해 왔습니다. 사찰의 문화는 예불과 염불의 종교의식뿐만 아니라 수행자의 일상생활과 많은 국민들의 참배와 기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살아있는 전통문화유산으로서 오늘도 우리의 삶과 함께 현재 진행형으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근원적인 힘을 통해서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전통 문화경관의 복합적인 생태문화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 해인사 장경판전은 경주국립공원과 해인사국립공원에 위치해 있으며,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지정된 법주사, 부석사도 속리산 국립공원, 소백산 국립공원에 소재해 있습니다. 그 외 통도사, 선암사, 대흥사, 마곡사 등은 도립공원에 위치하여 한국의 자연공원에 품격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전통사찰은 천년을 넘게 보존해 온 전통사찰의 자연경관과 함께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문화생태계를 전승하고 있는 복합문화유산이라는 점이 존중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전국 22개 국립공원 중 20개 공원에는 107개의 전통사찰을 비롯한 260여개의 사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이 자리한 곳은 자연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장소이면서 동시에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으로서 이것은 한국의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가장 큰 특징이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정책과 제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한국 국립공원의 특성을 배려하지 않음으로 일어난 많은 시행착오들을 앞으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전 국민적 합의와 이해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공동체 구성원 간의 상호협의가 긴밀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국립공원 제도의 온전한 정착과 발전을 위해서 불교계 및 시민사회단체와 동반자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 글이 이러한 의미 있는 내용을 담아내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하며 논의의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문제에 대한 의견을 몇 차례에 걸쳐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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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문 스님
종열 스님을 은사로 화엄사에 출가해 1985년 수계했다. 1989년 통도사 선원에서 안거를 시작한 이후 7안거를 성만했다. 이후 총무원 호법부장, 조계종 직영사찰 보문사·선본사 재산관리인,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장, 동화사 주지, 동국대 감사, 13·14·15대 중앙종회의원,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조계종 문화재관람료사찰위원회 위원장·조계종 제19교구본사화엄사 주지, 사단법인 굿월드자선은행 대표, 정광학원 이사장, 동국대 이사, BBS광주불교방송 운영위원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동산문화재 분과)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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